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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서울 씨네21 박보영 인터뷰 중 미지의 서울 언급

무명의 더쿠 | 07-15 | 조회 수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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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서울>이 공개된 첫주, 1인2역의 차이를 미세하게 드러내는 배우 박보영의 연기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어요. 팬덤 소통 플랫폼 ‘버블’에서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죠.

 

<미지의 서울>이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가 두배 들긴 했지만 늘 작품에 임하던 대로 최선을 쏟아낸 건 변함이 없어요. 제가 늘 해오던 방식대로 한 거죠. 그런데 드라마가 공개되자 주변 반응이나 온도가 평소랑 많이 다르더라고요. 정말 얼떨떨했어요. 첫 방영 이후 <미지의 서울>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내심 다행이었지만 아직 첫주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라 이 분위기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계속 걱정이 됐어요.

 

알 수 없어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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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하고도 여전히 불안해했군요.

 

워낙 걱정이 많은 편이에요. 앞으로 미지와 미래가 서로의 삶을 바꾸는 큰 이야기가 남아 있는데 혹시 이들이 구별되지 않으면 어쩌나 불안했어요. 끝까지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겠더라고요. 마지막 회 방영일까지도 그랬어요.

 

- 처음 <미지의 서울> 대본을 받고서 1년을 기다렸다고요. 대본의 어떤 점에 그렇게 마음을 빼앗겼나요.

 

글로 쓰여진 <미지의 서울>은 따뜻한 소설 같았어요. 각 인물이 살아 숨 쉬고 이들이 말하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울림이 있더라고요. ‘뭐지? 내 마음이 왜 이렇게 움직이지?’ ‘이 위로는 어디서 나오는 거지?’ 이런 질문이 머릿속에 생겨나면서 제가 꼭 하고 싶었어요. 물론 걱정도 됐어요. 대본만 봐도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눈에 보이잖아요. 그렇지만 이 작품을 원하는 제 마음이 그 두려움을 넘어섰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좋은 작품을 만나도 크게 질투한 적 없었어요. 각자의 트랙을 나아가는 거니까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연기한 <미지의 서울>을 상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웃음) 이건 놓칠 수 없다. 어떻게든 기다리자. 그렇게 기다렸어요. 감독님도 정해지기 전이었거든요. 오직 저랑 책. 딱 둘만 남아서 사람들이 와주길 기다렸어요.

 

- 이강 작가와 박신우 감독 모두 <미지의 서울>로 처음 만났어요. 두 사람과 함께 나아가는 과정은 어땠나요.

 

이강 작가님은 정말 여리고 소녀 같으세요. 현장에 놀러오시면 소리도 안 나는 모니터를 하루 종일 보고 가세요. 언젠가 추운 날에도 내내 보시길래 제가 “소리도 안 들리는 걸 왜 이렇게 오래 보세요” 하고 여쭸더니 작가님이 “제가 쓴 거라 그런가, 그냥 다 들려요~” 하시더라고요. 정말 <미지의 서울>에 대한 작가님의 사랑이 너무 느껴지죠.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 드라마에 담긴 박신우 감독의 디테일도 연신 화제였어요.

 

감독님은 디테일 그 자체예요. 소품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으세요. 로사 할머니(원미경)의 식당을 인수하기 위해 부동산 계약서를 내미는데 그걸 보고 “이건 개인 거래 양식이잖아요. 기업에서 쓰는 게 아니에요” 하시더라고요. 그 조그만 것 하나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으시더라고요. 또 쌍둥이를 의미하는 다른 색깔의 곰인형이 나와요. 미래가 미지인 척할 때, 미지가 미래인 척할 때 곰돌이가 힌트처럼 등장하죠. 예를 들어 미지 방에는 갈색 곰인형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미래가 미지인 척하면 그 방에는 흰색 곰돌이가 있어요. 정말 세세하게 연출을 신경 쓰세요.

 

- 분홍(김선영)의 집이 핑크 레이스에 찻잔이 가지런히 전시돼 있는 반면 옥희(장영남)의 집은 너저분한 것도 그런 디테일에서 출발한 것이겠죠.

 

저희 집 너무 지저분하죠. (웃음) 정리정돈이 안돼 있어요. 실제로 누군가가 집을 청소하려고 하면 박신우 감독님이 정리하지 말라고 말리셨어요. 과거에 할머니께서 미용을 하셨던 설정이라 그런 도구들도 그대로 두시고요. 공간 연출에는 감독님의 피, 땀, 눈물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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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2역으로 크게 주목받았지만 사실 <오 나의 귀신님>에서도 비슷한 설정을 경험했어요. 다만 그땐 봉선이 몸 하나로 봉선이와 순애를 연기했다면 미지와 미래는 서로 다른 외형, 성격으로 두번에 걸쳐 연기해야 했어요. 분석과 고민, 에너지와 시간 모든 게 배로 들었는데요. 1인2역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 정통적인 1인2역은 처음이죠.

 

이런 역할은 배우에게도 쉽게 경험해보지 못할 일이잖아요. 그걸 제가 통과해봤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근데 정말 힘들었어요.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순애를 연기하기 위해 (김)슬기씨를 관찰하고 따라할 수 있었어요. 일종의 레퍼런스가 있는 거예요. 슬기씨를 기준으로 말투와 몸짓을 연구하면 됐는데 <미지의 서울>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스케치하려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안에 있는 미지와 미래를 생각했어요. 내 안에 있는 다양한 성향을 하나씩 극대화해서 미지이고 미래일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크게 느낀 감정이 하나 있어요. 정말 원 없이 연기해본다고. 언젠가 또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미지의 서울>을 만난 게 저에게는 큰 행운 같아요. 스스로도 성장한 걸 느껴요. 그동안은 상대방 연기에 맞춰나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스로 설계를 했죠. 몇초 있다가 어디를 보고, 어떤 시점에 혼잣말을 하는 방식으로요. 다양한 방식의 모든 연기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체력적으로 한계도 컸을 텐데요.

 

체력이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웃음) 어쨌든 모든 과정을 잘 버텨내야 했으니까요. 주변 스태프들이 “이렇게 하는데도 어떻게 안 쓰러져?” 하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걱정 반 염원 반. (웃음) 미지와 미래의 분량이 많다 보니 제가 쉬어야 다른 사람들도 쉴 수 있거든요. 정말 모두가 다 함께 고생했어요.

 

- 장면이 전환되지 않고 미래와 미지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들도 있잖아요. 그런 장면은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촬영되었나요.

 

먼저 대역 배우님에게 제가 원하는 동선을 보여드렸어요. 예를 들어 미지 역을 먼저 촬영할 경우에는, 미래가 어떻게 움직였으면 좋겠는지 하나하나 다 보여드렸어요. “이 지점에 멈춰서주시고, 여기서 뒤돌아봐주세요”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세진(류경수)과 호수(박진영), 미래와 미지가 함께 만나는 장면에서는 어떤 순간에 호수를 보고 언제 미래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이런 타이밍을 맞췄어요. 나중에 제가 덧씌워지지만 각 인물들이 대화하는 타이밍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대역 배우님이 대사도 말씀해주세요. 이 모든 상세한 사항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함이 커요.

 

- 본연기 외에도 계속 시야를 넓혀 많은 것을 살펴봐야 했겠네요.

 

그래서 나중에 놓친 부분이 보이면 너무 아쉬웠어요. ‘아, 조금만 더 빠르게 고개를 돌릴걸, 조금만 더 천천히 걸을걸’ 하고 후회가 많았어요. 재촬영이 현실적으로 어렵거든요. 그런데 그 후회가 저를 많이 성장시킨 것 같아요. 나중에는 이 후회들을 어떻게 줄일지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갔어요. 그러면서 많이 늘었고요. 다만 분장할 때 조급했죠. 미래 컷 먼저 찍고 미지로 분장하려면 그사이의 대기 텀이 길어지거든요. 모든 사람이 저만 기다리는 거예요.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데 막연히 죄송한 순간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부러 더 뛰어다녔어요. 쫓기는 마음이 들어서.

 

슬픔의 크기가 자라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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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서울>에 담긴 슬픔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할머니 월순(차미경)과 미지의 작별이에요. “어제는 지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모른다”라는 주문을 가르쳐준 할머니를 미지뿐만 아니라 우리도 다 함께 보내드려야 했어요.

 

촬영하면서도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미지가 할머니를 보내드리기 위해 신발을 신겨드려야 하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신만 신기면 이 모든 게 끝인데. 그래서 신발을 붙잡고 엎드린 채 엉엉 울었어요. 손이 아예 안 움직이더라고요. 감사하게도 그 시간을 모든 스태프가 기다려주셨어요. 미지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때까지. 할머니께 신발을 신겨드릴 수 있을 때까지. 모두가 숨죽여 기다려준 그 순간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요. 저는 이게 정말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생각해요. 꿈에서조차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하고 헤어진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 또한 그렇게 보낸 사람들이 떠올라서 더더욱 미지와 월순의 이별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이 장면은 우리 드라마의 가장 큰 마지막 산이었어요. 저도 너무 잘하고 싶어서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고 싶었어요. 마지막 화 앞둘 즈음에는 큰 산이 별로 안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이 장면이 계속 남아 있는 거예요. (웃음)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었어요. 긴장감도 컸고요.

 

- 집 안에 은둔하던 미지가 할머니가 쓰러진 것을 보고 도움을 구하기 위해 대문을 나가던 장면이 첫 촬영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죠. 아무것도 빌드업되지 않은 상황에 어떻게 자신을 밀어넣나요. 무엇이 박보영을 몰입시키는지 궁금해요.

 

닥치면 다~ 하게 돼 있어요. (웃음) 해야지 어떻게 해요. 촬영 전에 대본을 미리 보고 제 나름의 디자인을 세워요. 쓰러진 할머니를 보고 터질 것이냐, 아니면 대문 밖으로 나가서 살려달라고 할 때 클라이맥스를 만들 것이냐. 이런 것들을 혼자 계획한 후 감독님에게 슬쩍 말씀드리죠. 혹시 다르게 생각하시는 지점이 있는지. 첫 촬영은 그 순간의 감정을 따라가고, 이 장면을 기준으로 앞뒤 스토리의 강도를 맞춰요. 어떤 작품이든 첫 촬영이 기준이 되는 거죠. 먼저 하는 게 장땡이에요. 거기다 맞추면 돼요. (웃음) 물론 중요한 장면이 너무 앞에 있으면 부담이 되기도 해요. 보통은 가벼운 신으로 워밍업을 하고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추면서 감정의 강도를 높여가는 게 좋지만 집중력이 필요한 장면을 처음에 해도 괜찮다는 것을 이번에 경험했어요. 첫 촬영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제 조금씩 기분 좋은 긴장으로 낮춰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나름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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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서울> 속 인물들은 모두가 엄마 앞에서 어린아이가 돼요. 남들과 있을 땐 정의롭고 똑똑한 호수도 분홍 앞에선 틱틱거리고요. 월순 앞에서 옥희도 아이처럼 울죠. 미지 또한 옥희에게 울며불며 이야기합니다. 배우 박보영은 어떤가요. 언제 엄마 앞에서 어린아이가 되나요.

 

엄마 아빠 앞에 서면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집에 가면 뭘 안 하게 돼요.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저도 모르게 엄마 이거 해줘, 아빠 이거 해줘 하게 되고요. 그런데 부모님도 그래요. 데뷔한 지 벌써 20년이 다 돼가는데 촬영장에 밥은 나오는지 잠은 좀 잤는지 계속 물어보세요. 비오는 날이면 촬영 어떻게 하냐고 물으시고요. 세트장에서 촬영하는데. (웃음) “세트장은 비 안 와”라고 하면 그제야 안심하시죠. 저도 미지와 옥희처럼 엄마와 싸운 날들이 있어요. 엄마가 눈물을 보이는 순간 서운했던 모든 것이 사라지면서 엄마를 달래게 되더라고요. 미지와 옥희가 싸우던 장면이 그래서 저에게 크게 다가왔어요. 그때 옥희가 주저앉는 건 대본에 없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자동으로 엄마에게 다가가 안게 되더라고요. 딸들은 엄마의 눈물에 약하잖아요. <미지의 서울>은 대사 자체가 위안을 주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무척 현실적이에요. 도대체 이강 작가님은 어떻게 이렇게 일상적인 부분들을 캐치하시는 건지!

 

- 숨 막히는 미래의 한국금융관리공사 사무실에 직접 들어가본 기분은 어땠나요.

 

감독님이 사무실 구조를 현실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배치하셨지만 실제로 파티션이 낮아서 뒤에 있는 상사가 앞에 있는 직원들의 모니터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미래의 사무실은 철저한 칼각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더욱 숨 막히게 느껴지죠. 저도 촬영하러 들어갈 때마다 숨 막힌다고 계속 말했어요. 배우들끼리도 “이런 환경의 회사 다닐 수 있어?”라고 서로 장난처럼 묻기도 하고요. (웃음) 그런데 이런 사무실 분위기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 <미지의 서울>에 담긴 파격적인 선택에 대해 또 말해보고 싶어요. 서울로 떠나지 않고 살던 동네에 남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샛노란 머리의 여자애. 미지의 첫 모습은 전형적인 아웃캐스트 이미지를 넘어 불량해 보이기도 합니다.

 

탈색 컬러는 시안도 엄청 많았어요. 그러다 감독님이 두 가지를 강조하셨는데요. 먼저 고급스러운 헤어숍에서 한 듯한 탈색 스타일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는 머리가 좀 자라서 뿌리 색깔이 드러난 상태였으면 좋겠다. 미지의 성격과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거죠. 그래서 저는 너무 다행히도 (머리를 감싸안으며) 제 두피를 보호할 수 있었어요! 1화에서 미지가 찌뿌둥하게 일어나면서 처음 등장하는데요. 그때 살짝 주근깨가 보여요. 날것 그대로의 미지의 상태를 드러내는 거죠. 스타일링에서도 다양한 색깔을 한번에 착용하는 반면 미래는 거의 색이 없어요. 무채색이죠. 딱 떨어지는 정장이 다고요. 둘이 남 몰래 바꿔 지낼 때에도 각자가 갖고 있는 옷 중에서 그나마 입을 만한 것을 선택하죠. 디테일을 너무 신경 쓰다 보니 하루는 감독님이 “이건 아무리 그래도 미래가 가방이 없으면 없었지 죽어도 안 들 거 같은데?” 이런 말을 하신 적도 있어요.(웃음)

 

우리의 오늘은 무수한 어제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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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그리던 시기를 지나 언젠가부터 사회와 맞닿은 이야기를 많이 찾았어요. 결핍과 상처, 연결과 온기를 전달하는 얼굴이 되었죠.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왠지 더 작아져요. 제가 뭐라고! (웃음) 직업으로서 배우의 가장 큰 장점은 매번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거예요. 너무 잠깐 살아봐서 모든 걸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상처를 가진 분들에게 당신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여기 또 있다고 계속해서 알려드리고 싶어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섰다면 적어도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싶어요. <미지의 서울>도 그렇죠. 어느 누구도 완벽한 인물은 없어요. 그게 너무 아늑해요.

 

-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은둔형 외톨이가 무려 드라마의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사회적으로 바깥생활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렵게 방 밖을 나온 미지가 그분들에게 용기를 주면 좋겠어요. 문지방을 넘어 한 발짝 내디딜 수 있는 용기요.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통해 우울감을 형상화했던 경험이 <미지의 서울>의 응어리를 표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레이어를 쌓아가는 과정이 연기의 교집합을 연결하기도 하나요.

 

그럼요. 한번 경험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느껴요. 그간 했던 작품들이 사람의 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면서 더 깊어진 것 같아요. 다만 비슷한 연기로 느껴진다면 이제는 다른 방향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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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붙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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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에는 방문을 굳게 닫은 청년들이 살고 있다. 부상 후 육상선수로서의 앞날을 포기한 미지,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감당해야 했던 미래, 그보다 먼저 힘든 길을 걷다 집 안으로 숨어버린 미래의 선임 수연. 그들은 각자의 진실을 안고 낮게 숨 쉰다. 침대에서 한 발자국 떼는 것조차 버거워하던 미지의 한때를 지켜보며 박보영이 연기한 아픈 여자들이 뇌리를 스쳤다. 어려서부터 폐질환을 키운 주란(<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뇌종양 진단을 받은 동경(<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해 간호사에서 환자가 된 다은(<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까지 말이다. 싱그러운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배우임에도 심신이 병든 젊은 여성을 줄곧 연기해온 박보영은 10년 전 영화 <돌연변이>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도 험난한 세상에 던져진 사회 초년생의 초상을 보여줬다.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돌연변이>)와 연예부 수습기자(<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구르는 현실의 간극이 그리 커 보이지 않은 까닭은 시대와 시절의 분위기를 캐릭터에 부여할 줄 아는 배우의 해석력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폭언에 가까운 꾸중을 들은 신입 기자가 스치듯 던지는 대사에 그 분노가 집약돼 있다. “적어도 저한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해주셔도 되는 거 아니에요?”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7919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7920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7921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7922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7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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