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제작되기 1년여 전 대본을 읽어 그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 주위의 많은 분은 알겠지만, 나는 무조건 대박이 난다고 확신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다양한 밑바닥 삶들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놀이를 응용한 게임이었다. 전자는 풍성한 이야기, 후자는 대중적 재미를 보장한다고 봤다.
안타깝게도 시즌 2와 3은 이 두 가지를 완전히 놓치고 있다. 일단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카메라는 나름 균등하게 비추고 있으나 성기훈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입체적이지 않다. 시청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이 매우 약하다. 일부는 실제 소모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더 큰 문제는 후자다. 시즌 1에서 줄다리기, 징검다리 게임, 달고나 게임 등은 보는 이조차 초조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시즌 2와 3은 어떠한가. 술래에게 칼을 주며 살인을 요구하고, 종국에는 알아서 너희끼리 한 사람 이상을 죽이라고 시킨다. 방해 공작(예컨대 줄넘기를 통과한 사람을 밀어서 죽임)을 방관하기도 한다.
이건 게임이 아니다. 재미도 규칙도 없는 살인 현장일 뿐이다. 이로써 메시지가 드러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오일남 할배가 하늘에서 분노할 일이다. 그는 죽기 전에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땐 말이야. 친구들이랑 뭘 하고 놀아도 재밌었어. 시간 가는 줄을 몰랐어. 죽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느끼고 싶었어. 관중석에 앉아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그 기분을 말이야." 그가 시즌 3 게임에 참여했다면 외마디 비명만 질렀을 거다. "나 너무 무서워.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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