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아픈손가락.. 개인적으로 얘는 무조건 호불호 갈릴 캐라고 느꼈는데 그 이유를 좀 생각해봄
일단 박후민 캐릭터는 요즘 트렌드상 인기캐들 특유의 세련됨이 부족함. 나쁘게 말하면 촌스럽고 투박함
첫등장부터 옛날 소년만화 특유의 연출로 나오는데다 말투나 발성도 대놓고 괄괄한 열정맨에, 액션도 투박하게 대놓고 힘 원툴, 학교의 싸움짱이지만 지 친구들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오지랖까지 있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현실적이거나 차분한 분위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이 캐릭터는 존재 자체가 등장부터 불호일거같음
이런 류의 캐릭터를 좀 더 트렌디하게? 만들려면 적은 비중의 간지캐로 나오는게 제일 쉬운길이라고 생각함
위기상황에서 짧게 등장해서 최강자의 면모만 잠깐 보여주고, 주인공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만 하고 빠지는 거임.. 이 경우엔 만화스러운 말투나 설정도 그냥 유머코드 취급받고 가끔 등장할 때마다 구세주처럼 반가운캐 될 수 있음
근데 박후민은 연시은의 조력자로만 나오는게 아니라 내적갈등이 꽤 비중있게 나옴. 게다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선과악의 갈림길에 선다는 진부함.. 당연히 악역한테도 좋은 친구였던 놀랍지 않은 과거.. 반전이라고 하지만 평소에 허허실실하던 애가 진지할 때 어두워진다는 것도 이미 전형적인 캐릭터성임
그치만? 나는 옛날부터 이런 캐릭터를 참 좋아했음
이런 전형적인 인물도 죄책감을 느끼고, 갈등하고 성장하고 결국은 단순무식하게 우정과 정의를 지향함.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딛고 옳은 결단을 내린다는 클리셰한 전개가 주는 힘이 분명 있다고 생각
대놓고 강하기 때문에 어쩌면 '약한영웅'이라는 제목에 그다지 안어울리는 인물이고,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약영시리즈 전체의 분위기에서 떠있는걸지도 모름
근데 클투만의 전개나 분위기를 위해선 박후민은 꼭 필요함.. 결국 은장고 학생들한테 연합이랑 싸우러가자! 고 결단내리고 도전장을 내미는 존재가 필요하고, 정말 순수하게 우정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인물.. 심지어 나백진한테도 미안해하는..
물론 방식은 잘못됐지만 나백진이 바쿠를 유일하게 친구로 생각한 것도? 사방이 적이라도 이런애만 내 친구로 있어준다면 든든할거같음
물론 현실에 힘짱 싸움짱인데 평화주의자에 의리 넘치고 학교전체를 지키려는 애는 (거의) 없겠지
그런 의미에서는 딱 예상가능하고 만화스럽고 촌스러울지언정, 제일 진정한 의미의 낭만에 가까운 캐릭터가 아닐까싶음
그래서 앞에서 말한 불호포인트들도 나한테는 딱히 불호가 아니었음
다만 이 캐릭터에 대해 딱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엔딩인데 나백진 죽고 장례식에서 우는 게 마지막 장면이라..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게 드라마 내내 서사의 큰 줄기였는데 또 느껴야되는건가 싶긴하지만...? 이런 열정캐릭터는 어떻게든 이겨낼거라 생각함
아무튼 나는 이런 캐릭터가 있는 장르는 결국에는 해피엔딩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