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함틋 내가 보고 싶어서 끌고 오는 리뷰 : 겨울소년 신준영 봄소녀 노을
188 3
2016.12.15 03:18
188 3
드라마에 감정의 사계를 담았기 때문일까? <함부로 애틋하게>는 두 주연 캐릭터마저도 계절 같다. 준영은 겨울, 을은 봄.

<함부로 애틋하게> 속 준영은 겨울 소년이다. 얼음 궁전 같이 큰 집을 혼자 외로이 지키고 있는 겨울 소년. 따뜻한 엄마의 온정을 원하지만 꽁꽁 감춘 비밀을 터놓을 수 없어 끊임없이 외면 받고 비난 받는 존재.

그럼에도 ‘정의’나 ‘영웅’을 말하는 소년. ‘정의’의 상징으로 보였던 아버지가 준영의 ‘영웅’이었으나 그에게 실망한 뒤에도, 준영은 여전히 차변호사 같은 ‘영웅’의 존재를 믿는 '소년'이다. 또한 다른 누군가의 영웅이기도 한 준영.

겨울 소년인 준영의 주변에는 늘 차가운 기운이 가득하다. 준영의 진심을 모른 채 차가운 말만 내뱉는 주변 사람들과 서서히 잠식해 들어오는 병마. 준영은 그 모든 고통을 작게 웅크리고 앉아 혼자 감내한다. 뇌간교종의 고통에도 비명 한 번 지르는 법 없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앓는 모습은 준영의 캐릭터를 여실히 보여준다.
준영은 결코 자신의 고통이나 아픔을 겉으로 표현하는 법이 없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괴로운지. 알아 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그 모든 괴로움이 자신의 과오로 인한 것이라며 순순히 받아드릴 뿐이다.

마지막 회가 돼서야 ‘살고 싶다’고 소리치는 준영의 모습이 그런 준영의 성격을 대변한다. 아마 을이 죽고 싶다 하지 않았다면, 준영은 끝까지 ‘살고 싶다’라는 속 안의 진심을 고백하지 않고 홀로 삼켰을 것이다. 자신의 진심을 터놓는 순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훨씬 더 힘들어 질 거라는 걸 준영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었으니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춥게 둘 수 없어서 시린 겨울은 저 혼자 끌어안으며 끝까지 미소를 짓는 모습은 준영이 겨울인 이유다.

반대로 을은 봄 소녀다. 을은 막 피어나는 새싹처럼 꿈틀거린다. 세상 사람들에게 제 기운을 나누려는 듯 남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생동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시련에 꺾였을 때도 바로 포기하는 법이 없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진범을 찾을 수 없다면 최현준의 사생활을 캐서라도, 그도 안 되면 이은수의 기업 비리라도. 끊임없이 움직인다. 밟아도 밟아도 피어나는 새싹처럼.

비록 세상의 불합리에 순응하고 움츠러들었지만 을은 여전히 봄 소녀였을 거다. 비록 부정하게 받은 돈일지라도 구세군 냄비에 오만원을 넣는 모습이 그렇다.
다큐 피디라는 직업마저도 너무나도 봄 같지 않나. 을은 비록 속물 피디처럼 굴었지만, 다큐라는 매개를 통해 끊임없이 세상을 따뜻하게 할 봄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을에게 봄을 되찾아 주겠다는 준영의 말은 을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겠다는 말과 같다. 봄소녀 같았던 을로 돌려놓겠다는 것.

드라마는 겨울소년 준영이 봄소녀 을에게 봄을 되찾아 주는 것은 물론, 제 주변 모든 사람에게 봄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겨울이 가니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와도 같이, 준영이 떠난 자리는 봄이 되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준영라 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공단기X더쿠] 공단기 회원가입+댓글만 작성하면 🐰슈야토야🐇한정판 굿즈 선물! 101 11.26 29,79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877,39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683,12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963,266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357,681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1,991,906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049,146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187,855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1 22.03.12 4,243,136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438,225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1 21.01.19 3,461,704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477,215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9 19.02.22 3,563,826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3,407,73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737,1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29119 잡담 ㅇㄷㅂ 청주 사는 덬 있니? 오송역에서 한국교원대 대중교통으로 갈만해? 09:01 0
13629118 잡담 고수 짐종국 나온거 알아? 09:00 10
13629117 잡담 근데 트렁크는 기사 리뷰 같은거 안뜨나 1 09:00 12
13629116 잡담 2롤주연상을 만들자...... 09:00 11
13629115 잡담 어차피 본인 수상확률 없어보이는데 갑분싸 만들지말고 집에 계시길 09:00 10
13629114 잡담 오늘 정우성 안오게해주세요 09:00 11
13629113 잡담 난 유퀴즈로 현빈 예능 첨 볼 듯 1 09:00 27
13629112 잡담 진짜 조연배우들이 후보 못오른게 아이러니하긴하네 09:00 33
13629111 스퀘어 트렁크 결혼 때문에 혼자가 되어버린 여자와 결혼하고 지독히 외로워진 남자의 이야기. 09:00 19
13629110 잡담 창룡 선례를 저렇게 만들면 조연상 = 투탑물이나 공동주연들 주연상 빽빽할때 후보로 넣어주는 상 09:00 29
13629109 잡담 청룡 레카 중계해주나? 1 09:00 8
13629108 잡담 핸섬가이즈는 제목부터 아예 투탑영화라서 3 08:59 61
13629107 잡담 주연상 후보가 빡세면 아쉬워도 노미못되고 끝나는게 맞지... 5 08:59 88
13629106 잡담 이동욱에 2년내내 핑계고 나가서 하얼빈 홍보해서 영화사에서 흡족한대잖앜ㅋㅋㅋㅋ 1 08:58 111
13629105 잡담 ㅈㅇㅅ 오면 진짜 민폐 갑 이라고 생각함 1 08:58 63
13629104 잡담 아무리봐도 이희준 구교환 정해인은 조연후보는 아닌것같아 1 08:58 58
13629103 잡담 지금전화 덕후는 최애가 이성 대하는 거 평소랑 다른거에 눈치 빨라서 ㅋㅋㅋ 유리 금방알거같음 08:58 28
13629102 잡담 보통 시상식 당일에는 누구누구 후보 들고 누구누구 온다 기사가 뜨는데 08:58 58
13629101 잡담 열혈사제 6화 끝나더니 모닝글에서 사라져버린짤 08:58 42
13629100 잡담 조연상 노미를 저렇게 시키면 진짜 조연들이 받을 상이 없어지니까 문제지 3 08:58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