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서사 측면에서 중요하지 않지만 강렬한 장면. 민찬은 아내 시영(문주연)이 외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민찬은 그녀에게 묻는다. 내게 말할 것 없냐고. 시영은 시치미를 뗀다. 그때 민찬이 말한다. 우리가 새 교회에 가기 위해서는 모든 죄를 고백해야 한다고. 하느님 앞에서 죄를 고하라는 벼락같은 고함에 시영은 눈물을 흘리며 고백을 토해낸다.
이 장면은 괴이하다. 아내로서 잘못을 빌어야 할 시점에 자기 참회에 취한 시영의 모습이 그렇다. 하지만 이상하기로 민찬도 만만치 않다. 그는 자신의 충격과 분노를 숨기고, 이것을 신의 언명으로 둔갑시킨다. 그는 스스로를 신의 위치에 앉힌 다음 시영을 심판하고 또 용서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시영을 통해 스스로의 죄를 고백하고 있기도 하다. "회개하며 간구를 원한다"라는 기도는 시영보다 민찬에게 더 어울린다. 이 장면에서 그는 남편이자, 목사이자, 신이고, 또 죄인이다. 하지만 여러 자리를 불안하게 맴도는 그는 결국 어느 곳에도 고정되지 못한 채로 부유할 따름이다. 민찬의 파편화 된 모습은 그가 마치 신기루처럼 텅 비고 허한 인간임을 직감하게 한다.
https://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80688
이 기사 좋음 전문도 읽어봐 진짜 생각할거리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