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푸바전 ‘푸른 바다’, 이민호보다 조정석이 도드라지는 아이러니
1,351 45
2016.12.09 15:36
1,351 45
http://img.theqoo.net/ttSoX
‘푸른 바다’ 카메오에게 압도당하는 남녀주인공 캐릭터가 문제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역시 조정석은 잠깐 등장해도 확실한 존재감을 만드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라는 캐릭터로 그가 나온 분량은 많지 않지만 지금껏 그 캐릭터가 회자되고 있는 건 결국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도 조정석은 역시 빛났다.

‘남자 인어’로 등장해 아직 인간세계에서 살아가는 게 낯선 청이(전지현)에게 갖가지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저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가 승민(이제훈)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인간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며 광고 문구들이 사실은 물건 팔기 위한 상술이라는 걸 설명해주는 장면이 그렇다.

하지만 조정석이 이번 카메오에서 중요한 역할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건 그가 <푸른 바다의 전설>이 갖고 있는 비극적 설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에 빠진 인어가 인간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심장이 서서히 굳어 죽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신 역시 다른 존재라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떠나버린 여인을 그리워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사실 이런 인어라는 존재가 가진 비극성은 조정석 같은 카메오가 아니라 주인공인 청이가 보여줘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이 청이라는 캐릭터에 ‘순수함’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그 비극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약간은 백지 상태의 모습으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웃음을 주는 것은 좋지만 그 웃음이 존재 자체의 비극과 잘 맞닿아 있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인어 캐릭터가 어딘지 박제된 인형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다. 웃음은 그저 웃음으로 끝나면 조금은 허망하게 휘발되기 마련이다. 그 웃음이 어떤 비극과 연결되어 있을 때 캐릭터가 가진 페이소스 같은 것들이 느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청이 캐릭터보다는 조정석이 잠깐 등장해 보여준 인어 캐릭터가 훨씬 더 그런 페이소스가 느껴진다. 그는 유쾌한 웃음을 주지만 어딘지 쓸쓸함 같은 것이 그 이면에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의 이야기 구조가 <별에서 온 그대>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합당한 지적이다. 외계인이나 인어 같은 이질적인 존재가 사람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우리네 삶의 현실들이 우화처럼 드러난다는 이야기 구조는 거의 같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이 어딘지 부족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단지 유사해서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캐릭터다.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남녀주인공인 허준재(이민호)와 심청 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코미디적 상황들이 자주 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또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코미디가 그저 코미디로 끝날 때는 자칫 깊이를 상실할 수 있다. 특히 판타지물의 경우, 코미디를 너무 가볍게 사용하면 이야기 자체가 허황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조정석의 경우, 이미 <질투의 화신> 같은 작품을 통해 보여준 것처럼 비극적 상황과 희극적 상황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다. 시청자들은 빵빵 터지지만 동시에 그 인물은 굉장한 비극 속에서 실제로 펑펑 우는 장면이 가능한 그런 연기자.

<푸른 바다의 전설>이 가진 한 가지 문제는 바로 이 가볍게 상상력의 나래를 펴고 날아가는 판타지를 땅으로 끌어내려 어떤 무게감을 줄 수 있는 캐릭터의 희비극적 요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것을 연기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연기자의 공력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런 현실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페이소스를 주는 인물들은 그래서 초반에 강남거지로 등장해 확실한 존재감을 남긴 홍진경이나 인어로 등장해 드라마에 어떤 쓸쓸한 정조를 남기고 가버린 조정석 같은 카메오다. 이 드라마가 살기 위해서는 카메오들이 갖고 있는 이런 희비극적 요소들을 남녀 주인공이 오히려 가져야 되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목록 스크랩 (0)
댓글 4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려 x 더쿠] 두피도 피부처럼 세심한 케어를! 떡짐 없이 산뜻한 <려 루트젠 두피에센스> 체험 이벤트 454 11.18 53,59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704,73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535,6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761,079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165,085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8 02.08 1,938,065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2,007,832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3,138,926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1 22.03.12 4,187,596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8 21.04.26 3,377,483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71 21.01.19 3,421,472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3,429,666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58 19.02.22 3,499,573
공지 알림/결과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103 17.08.24 3,363,353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3,699,50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3612471 잡담 열혈사제 근데 박경선 (개큰 ㅅㅍ 얘기 ㅅㅍ 싫어하면 클릭 ㄴㄴ) 1 12:31 6
13612470 잡담 열혈사제 아 씨 ㅅㅍ 궁금한데 12:31 7
13612469 잡담 열혈사제 내가보기엔 이거 시즌4가면 12:30 22
13612468 잡담 좀비버스 왤케 웃겨ㅠㅠㅋㅋㅋㅋ출연자들 웃참하는게 개웃김 12:30 7
13612467 잡담 외나무 문상민 배현성 까메오로 나오네 12:30 9
13612466 잡담 좀비버스 지하철 컬링팀 그냥 다 웃기지 않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30 7
13612465 잡담 열혈사제 개큰스포 들고옴 진짜 개큰스포임 진짜임 스포밟기싫으면 들어오면 안됨 11 12:29 100
13612464 잡담 페이스미 정우 약혼자랑 우진이랑 바람이었을 가능성도 있나? 2 12:28 15
13612463 잡담 텐트밖 배우들 옷 왤케 못입어.. 2 12:28 167
13612462 잡담 그 뭐지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얼굴상이 뭐라했지? 12:28 39
13612461 잡담 열혈사제 아니 진짜 전개가 예측이 안된다 (개큰 ㅅㅍ 얘기) 6 12:26 85
13612460 잡담 ㅇㄷㅂ 무도 짤로 일력 나오는거야? 2 12:26 69
13612459 잡담 선업튀 난 3화선공개 제일 조아했어🤭 3 12:26 40
13612458 잡담 좀비버스1 덱스 헤어가 넘 이상해서 잘생긴줄 몰랐음 1 12:25 64
13612457 잡담 좀비버스 마지막에 좀 감동적이야 (ㅅㅍ) 1 12:25 56
13612456 잡담 좀비버스 재밌게 본 애들아 글 써줘.. 12:24 44
13612455 잡담 코난 경찰들은 왜 1 12:24 55
13612454 잡담 손석구 요즘 뭐찍어?? 4 12:24 121
13612453 잡담 이하늬 진짜 코믹의 신이다 1 12:23 66
13612452 잡담 좀비버스에서 덱스 ㄹㅇ 잘생김 연예인해서 다행이라는 생각.. 2 12:23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