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만남 대사 받아적음
그러게요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인데 어찌 귀함과 천함이 있는 것인지
- 너 그걸 읽었느냐?
아마도 도련님이 읽으신 책 제가 다 필사했을 것입니다 도련님은 글로 접할 기회도 많고 좋은 공연도 많이 보셨을테니 이런 저잣거리 공연의 수준은 미미하게 느껴지시겠지만 저처럼 천한 사람은 조금 잘하고 못하고가 중하지 않습니다
> 일단 본인의 관심사랑 통하고 그걸 읽었다, 필사했다는 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을 것 같고 (이거 이전에 구덕이가 이것저것 다 할 줄 안다는 것도 아는 상태)
- 어째 그러하단 말이냐
사는게 힘드니까요 이런걸 보는 동안에 한시름 잊는 겁니다
사람들은 그냥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얘기가 좋은 겁니다 우리한테는 오지 않을 행복한 날들을 상상하면서 대리 만족 하는 게지요
- 하루하루 수고한 사람들한테 행복을 준다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해준다
그게 예인들이 가진 힘 아니겠습니까
- 니가 내게 참으로 큰 깨달음을 주는구나
이제껏 내가 무엇을 위해 글을 쓰고 무엇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무엇을 위해 춤추는지 내가 몰랐다 내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내 오늘 너를 만난게 나에게는 정말 큰 선물이다.
> 여긴 사실 조선시대라 할 수 있는 말이긴 함 양반가에서 자랐고 이런 대화 해본적이 없을텐데 따분하게 느껴졌던게 사실은 이랬구나 내 생각이 짧았구나 하고 얘한텐 큰 깨달음이었던거 사실 송서인한테 예술의혼이 갇혀있었다고 생각해서 이 대화를 하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했으니 전기수가 되었겠지
뭔지 몰라도 기뻐보이시니 다행입니다 그럼 혹시 저는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 언제 또 너랑 대화를 할 수 있겠느냐? 내 너를 좀 더 알고 싶다
니 가슴을 뜨겁게 하는건 뭐냐? 그래 니 꿈은 무엇이냐
> 이런 대화를 했으니 앞으로 더 알고싶고 집 돌아가서도 계속 생각함
아 제꿈은... 늙어 죽는 것입니다
맞아 죽거나 굶어 죽지않고 곱게 늙어 죽는 것이요
발목이 잘리거나 머리채가 잘리지 않고 그저 사는것이요
운이 좋으면 바닷가 작은 집에서 아버지랑 숨어 살 수 있으려나
아 그런 제가 도련님과 대화라니요 천한 년에게는 가당치도 않습니다
> 이대화는 사실 듣는 내가 너무 슬퍼서 ㅠㅠ 송서인이 많은 양반들처럼 노비를 못 살게 굴진 않지만 그렇다고 노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살진 않았을테니 그저 곱게 늙어 죽는 것이 꿈이라는거... 이거 듣고 나도 머리 한대 맞은 기분이었는데 얘도 그랬을듯 내가 너무 내생각만 했다고 하니깐 ㅇㅇ 그리고 바닷가 작은 집에서 아버지랑...이게 뇌리에 박혔을 듯 정말 소박하고도 간절한 꿈인게 느껴지니까
-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자 받거라
이 귀한 것을 왜...
- 나 때문에 지두도 못 팔지 않았느냐
아이고 아 과합니다 받을 수 없습니다
- 허면 선물로 하자꾸나
선물이요?
- 그래 자 필요할 때 쓰거라
그리고 관자 가지고 돌아가서 서로 생각하는거... 태영이는 소혜네집안에서 그렇게 살았으니 이렇게 대해주는 사람이 처음이었고 관자 하나 건네준거에 대해서 호감의 마음은 생길수밖에 없고 구덕이로 살던 시절의 기억 중엔 관자를 받은 일이 가장 좋았던 기억이라고 함 (구덕이 인생 생각하면 그럴수밖에 ㅠㅠ) 그땐 몰랐으나 나도 그걸 계속 소중하게 간직했다는건 사실 그사람이 그리웠구나...하고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는거
그리고 승휘가 다시 만나서 반갑고 같이 떠나자고는 했지만 아직 막 목숨 걸어야되고 이런 느낌은 아니라서 앞으로 쌓일 게 더 기대됨 오히려 막 붙잡는게 아니라 떠나러 온게 아니니까 알겠다 하고 그냥 가끔 자기 들여다봐달라는 말만 하고 떠남.....ㅠㅠ
그리고 만석이가 도련님 이해 안된다고 하는 것도 좋음 ㅋㅋ 근데 너가 사랑해봤냐 뭘 아냐 한번의 만남으로도 못 잊는 사랑도 있는 법이라고 당당해서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