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이가 계속 잘 웃고, 잘 먹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10년 전에 해동 떠날 때, 정말 아무 상처없이 주원이한테 힘들다고 기대지 않아도 될 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었어요. 매일 너무 보고싶은데 아픈 걸 숨길 자신이 없어서 못 돌아왔어요. 진짜 어른이 돼서 돌아오고 싶었어요.
근데 결국 못 참고 그냥 왔어요. 그러고 다시 주원이 만나서 여기 가족들 있는 집에 와서 다 괜찮아졌어요. 저 정말 주원이 걱정 안 시킬게요. 저랑 주원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게요.
-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애. 니들이 남들하고 뭐가 달라? 살면서 힘든 일 한 번 안 겪는 사람들 어디있어?
오빤 원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오빠가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됐을 때 김산하는 어땠을까 해서. 마음 숨기지 않고 속에 있는 말 하면서 살아도 됐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서.
- 어떤 모습이어도 윤주원만 좋아하는 건 똑같을걸?
주원아, 미안해. 힘들 때 아빠들한테 투정도 못 부리고, 혼자서 이만큼 대견하게 크는 동안 얼마나 애를 썼을지 얼마나 마음 졸였을지. 나는, 내가 돌아오느라 힘들어서 여기서 지키고 있느라 힘든 너를 생각 못했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고생했어.
아빠는 여기 계셨잖아요. 아무데도 안 가고 그냥 계시잖아요. 제가 와도 제가 가도 항상 계시니까, 그래서 저는 괜찮았어요.
소원이었어. 그때처럼 항상 네가 웃게 해달라고. 네가 웃는 걸 계속 옆에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그게 내 소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