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이 예나에게 한 말 '사람 돈 주고 사는거 아니다'
서태평이 어린 현우에게 한 말 '중요한건 네가 나한테 빚이 생겼다는 것'
어린 현우는 엄마를 살려보려고 서태평에게 돈을 빚졌고
그 빚이 빌미가 되어 윤현우가 서지환이 되었고
아버지의 도구이자 후계자로 길러졌지만
그렇다 한들 그 돈이 자신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곱씹고 곱씹으면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현우를 묻어버리고 지환으로 살면서
때로 자신은 그 돈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잠깐씩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이 있었더라도
돈이 자신의 본질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스스로를 버리지 않으려 애쓰지 않았을까.
그런 고갱이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지환은 아버지를 끊어내고
처음 본 예나에게 '사람 돈 주고 사는거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었고
불독을 버리고 사슴으로 살 수 있었던게 아닐까.
그런 상상을 해 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