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은 '나는 안좋아합니다'라고 말하는데,
나는 시종일관 이 말이 '나는 나를 안 좋아한다'고 들리더라.
맥락상 '나는 고은하씨를 안 좋아한다'라는 뜻인걸 아는데
굳이 '당신' '은하씨'라는 목적어를 생략하는 바람에
중의적이 되어버렸는데 그걸 의도했다고 느껴지더라고.
지환의 말투, 몸짓, 눈빛이 더해져서 더 그렇게 느껴지고.
자기 인생을 버티게 해준 은하가
지환 자신은 죽었다고 묻어버린 현우오빠를 찾는다 하는데...
검사현우를 현우오빠라고 오해하고 있다는 말에
더더욱 현실이 시궁창이란걸 뼈저리게 느꼈겠지.
검사는 고사하고 평범함과도 멀어져버린 자신을
현우오빠라고 밝히기는 커녕
가까이해선 안 되겠구나라고
아픈 몸과 마음으로 돌아왔을거야.
그래서 저 대사가 더욱 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