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오래 전에 읽은 책이긴 한데
'보이A'라는 소설이 떠올랐어.
소설은 미성년 시절에 의도치 않게 급우를 죽이게 된 A가
14년 복역 후 세상에 부딪혀 가는 이야기인데..
과거의 죄값을 다 치룬 사람이라도
격리해버리는 것이 마땅한가,
절대로 내 이웃이 되어선 안 되는건가.
내가 실제 삶에서 실제로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과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를 실행할 수 있는지 한동안 고민했었거든.
놀아여 초반 1-2화는 내내 그걸 묻는것처럼 느껴졌어.
완전히 새 사람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혹은 평가받는 인물에 대해
과거 그가 행했던 죄를 완전히 잊고 새로운 사람으로 대할 수 있을까.
혹은 보이A 처럼, 혹은 장발장처럼
평범하게 열심히 살고 의로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숨겨둔 과거의 죄가 너무 크다면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지점이 있는게 당연한 것일까.
범죄자는 범죄자,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틀에 가두어 봐도 되는걸까.
소설은 그것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지만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선 작은 희망? 같은걸 줬다고 봐.
은하의 말처럼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은 지켜 보아도 괜찮을거라고.
적어도 그가 애쓰는 것을 조롱하거나 폄훼하진 말자고.
로코코코코코 드라마인데
별 생각을 다 하게 만드는
따뜻하고 착한 동화같은 드라마였어.
그래서 쉽게 보내지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