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여운 것들>은 갓난아이의 뇌를 이식받고 다시 태어난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가 편견 없이 세상을 배워가는 여정을 담는다. 윌렘 대포가 연기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는 죽기 직전의 벨라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한 조물주다. 동시에 자신도 실험의 대상체였던 과거를 암시하는 얼굴의 상처는 <프랑켄슈타인>의 재해석이다. 벨라가 능글맞고 방탕한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펄로)을 만나 집을 떠나기 전까지 갓윈은 벨라에게 세계의 전부이자 유일한 보호자로서 그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준다. 윌렘 대포는 갓윈 백스터가 “편견 없이 세상을 볼 수 있는 벨라만의 특별함”에 매혹되어 “스스로도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일방적인 관계를 넘어 <가여운 것들> 속 독보적인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를 완성한다.
갓윈 백스터는 <비틀쥬스>부터 <스파이더맨> 시리즈까지 윌렘 대포가 분한 독특한 캐릭터 계보에 새롭게 추가될 만한 인물이다.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인물에게 끌린다”고 고백한 그는 “인간은 때때로 부정적이거나 아웃사이더로 인식되는 존재를 통해 배움을 얻는다”며 그가 연기해온 캐릭터를 아우르는 공통분모를 설명했다. “원래 알던 것보다 모르는 것을 탐구할 때가 더 재밌지 않나. 배우가 그 과정을 투명하게 담아낼 수 있다면 관객 역시 이를 체험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연기가 가진 아름다움이다.”

라미 유세프는 각본과 주연을 겸한 코미디 시리즈 <라미>(2019)로 처음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가여운 것들>을 만나기 전까지 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내가 나온 작품을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풍경”만 봤다. <가여운 것들>이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유세프는 “거대한 화면 아래 관객이 내 연기를 보”는 스크린 데뷔의 즐거움을 누리는 중이다. 유세프는 영화 출연도 처음이지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의 협업도 처음이다. 코미디언이기도 한 유세프는 란티모스의 필모그래피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기괴한 코미디 감각을 높이 산다. “<가여운 것들>의 대본은 란티모스의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흔히 정의하는 코미디영화의 측면에서도 탁월했다.”
라미 유세프는 <가여운 것들>에서 벨라의 사랑을 갈구하는 정혼자 맥스로 분한다. 그는 의학도 맥스가 벨라에게 순정을 바친 이유를 ‘호기심’ 때문이라 해석한다. “호기심이라는 정념이 생명을 가지면 벨라가 될 것이다. 그런데 맥스도 과학을 향한 호기심으로 의사가 되길 원한다. 맥스는 벨라 속에 존재하는 호기심이 구조화될 수 없는 독특함과 색다름으로 가득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 벨라의 모습이 맥스를 자극하고 영감을 선사한다. 호기심을 기반으로 한 벨라와 맥스의 관계는 아름답다. 그리고 둘은 호기심으로 인해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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