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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세작 ‘세작, 매혹된 자들’, 이 로맨스의 주인공은 비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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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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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에 강병진 저널리스트가 쓴 리뷴데 흥미로워서 가져옴 나덬은 아직도 이인이 다른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어떻게 풀릴지?


https://www.vogue.co.kr/?p=450404


조선시대는 남장 여성 설정이 이해되는 시대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어도 남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남장 여성은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고, 동시에 새로운 로맨스의 주인공이 된다. 신분과 성별을 뛰어넘은 사랑, 성별의 정체를 둘러싼 스릴은 도파민의 기폭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남장을 하고 궁으로 들어간 여자 이야기가 꽤 많았고, 대부분 크게 흥행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연모>, <청춘월담> 등등. 이 드라마들에 등장하는 여성과 달리 왕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남장 여자도 있었다.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 같은 캐릭터다.


tvN 드라마 <세작, 매혹된 자들>(이하 <세작>)도 그렇게 시작한다. 조선을 위해 청나라의 인질이 된 왕의 동생 이인(조정석)은 함께 끌려간 백성들을 위해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생 끝에 돌아온 조선은 그에게 친절하지 않다. 조정의 대신들은 이인이 청나라의 세작(細作, 스파이)이 되어 돌아온 것이며, 지금의 왕을 몰아내고 지존의 자리에 오르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궁궐의 소문은 저잣거리로 퍼지고, 이인은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왕과 세상이 답답하다. 그런 그 앞에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는 내기 바둑꾼 희수(신세경)다. 그는 사실 이인의 스승인 영상대감의 딸이지만, 남장을 하고 내기 바둑꾼으로 활동한다. 그렇게 돈을 벌어 청나라에 끌려간 사람들을 데려오려는 것이다. 바둑을 계기로 알게 된 이인과 희수는 서로에게 다른 마음을 품는다. 이인에게 남장한 희수는 유일하게 휴식이 되어주는 망형지우(忘形之友)이나, 희수에게 이인은 오랫동안 선망해온 아이돌이나 다름없다. <세작>은 두 사람의 만남을 촉촉하게 담아낸다. 가랑비가 내리는 날에 함께 바둑을 두고, 냇가에 발을 담그고 대화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문제의식까지 공유하는 두 사람에게는 진짜 끈끈한 로맨스만 있을 듯 보였다. 신세경은 말할 것도 없고, 조정석 또한 지금까지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준 로맨티스트 연기를 한다. 그렇게 이번에도 남장 여자와 왕의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겠구나 싶을 때쯤, 분위기와 캐릭터가 돌변한다. 그게 4화부터다.


어린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지 않았던 왕이 갑자기 승하한다. 이인은 “나를 해한 자를 찾아 벌하고, 원자를 보위에 올리라”는 왕의 유언을 듣지만 거짓말을 한다. “내게 후일을 맡긴다고 하셨소. 용상에 오르라. 종사를 보존하고 이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지키라.” 아마도 그는 갑자기 지존 자리를 욕망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자리에 올라야 왕의 고명을 받들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의 진짜 생각이 무엇이든 간에, 지존이 되기로 한 이상 그는 과거처럼 살 수 없다. 명분을 얻기 위해서는 더러운 술수를 써야 한다. <세작>이 시청자의 기대와 예상에서 벗어나 돌변하는 순간이 이때부터다. 이인은 자신을 음해하려고 했던 세력과도 손을 잡아 정적을 제거한다. 죄 없는 사람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것까지 모른 척한다. 자신이 스스로 망형지우라고 했던 희수의 죽음도 외면한다. 희수는 절친이라도 살리기 위해 이인에게 애원하지만, 이인은 그마저도 저버린다. “과인은 이제 필부가 아니다. 이 나라의 임금이다. 임금에게는 신하와 정적만 있을 뿐 친구는 없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나처럼 그에게 뭔가 다른 계획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을 것 같다. 말은 저렇게 해도 그들을 구할 다른 방책을 준비했을 거라는 기대. 


<세작>은 그런 기대마저 무너뜨린다. 동시에 시청자가 배우 조정석에게 기대한 것들도 없애버린다. 4화 이전의 조정석은 그동안 현대극에서 보여준 매력을 드러냈다. 매너 있고 정의롭지만, 아주 무겁지는 않은 남자. 하지만 4화부터 그가 연기하는 이인은 그런 여유가 끼어들 틈조차 없는 인물이 되어버린다.<세작>은 분명 기존의 남장 여자 사극에서 뽑아낸 이야기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기대할지도 알았을 것이다. 4화 이전의 스토리는 분명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듯 전개됐다. 하지만 실제 이 드라마의 핵심은 ‘배신’이다. 이인의 배신은 곧 이야기의 배신이고, ‘남장 여자’라는 소재에 대한 배신이다. 이인 때문에 절친을 잃고, 자신도 죽을 위기에 처했던 희수는 복수를 계획한다. 로맨스의 대상이 정적이 되는 것이다. 이인 또한 그런 희수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역시 또 다른 정적들과의 거리 두기에 희수를 이용하려 한다. 자신을 배신한 데다, 간악한 술책을 마다하지 않는 왕에게 어떤 로맨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극 중 희수와 극 밖 시청자는 그의 진심에 이입할 수 있을까? 아마도 <세작>은 여기에서 기존 남장 여자 스토리와 차별되는 지점을 발견한 듯 보인다. 조정석 또한 이 지점에서 도전하는 묘미를 느꼈을 것이다. 더럽고 비열한 주인공을 사랑하게 만들 것. 이 또한 도파민 기폭제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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