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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정년이 [인터뷰] 꿈의 캐스팅, <정년이> 정지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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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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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여성 국극. 춘향이부터 향단이까지, 다시 방자부터 이몽룡까지 모두 여자가 연기하던 무대. 노래, 춤, 연기가 모두 탁월한 여성만이 국극 무대에 오를 수 있고 그중 가장 뛰어난 여성은 ‘왕자’가 된다. 동명의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정년이>는 정년이(김태리)를 중심으로 왕자가 없는 시대에 왕자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시청자에게 소구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믿음을 안고 <정년이> 촬영에 한창인 정지인 감독을 만났다.


- <정년이>는 스튜디오N에서 준비 중이던 네이버웹툰 <정년이>의 영상화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연출을 제안받게 됐나.

지지난해 가을 즈음이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함께했던 제작사에서 이미 대본이 4회까지 나와 있고 김태리씨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제안해왔다. 김태리씨가 원작 웹툰을 보고 관심을 보이면서 개발에 들어간 아이템이었다. 사실 웹툰 <정년이>를 이미 봤었고 스튜디오N에서 드라마화할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당시 기사를 읽으면서 “누가 연출하게 될지는 몰라도 고생이 많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하게 된 것이다. (웃음) 여자배우들만 나오는 드라마인데 투자가 잘될까? 주연배우가 판소리를 잘해야 하고 공연 신을 연출하는 것도 어려울 텐데? 예전에 품었던 걱정을 안고 대본을 읽었는데 내가 우려했던 지점이 어느 정도 덜어진 상태였다. 작가님과 미팅을 하고 합류했다.


- 원작 웹툰에 대한 감상은 어땠나. 드라마화를 할 때 우려됐던 지점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었는지.

다큐멘터리 <왕자가 된 소녀들>이나 임춘행 배우에 관련된 책을 통해 여성 국극의 세계를 접한 적이 있다. 원작 웹툰도 연재 초창기에 보고 단행본까지 샀다. <정년이>는 분명 정년이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와 그를 둘러싼 세계가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작품이었다. 한정된 회차 안에서 풀어내기에 적합하지 않는 구조였다. 최효비 작가님이 각색한 대본은 확실히 주인공 중심으로 짜여져 있었다.


- 여성 시청자들이 멋진 남자주인공을 보고 환호하고 그것이 또 드라마의 화제성을 견인하는 경향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듯하다. 주요 캐릭터가 모두 여성인 <정년이>가 대중적으로 소비될 만한 지점은 어떻게 찾아나갔나.


각색 과정에서 몇 없는 남자 캐릭터들의 비중이 커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최효비 작가님은 정면 돌파를 택했더라. 전쟁 직후라는 시대상 그리고 당시 남존여비사상이 결합돼 남자다우면서 다정한 매너가 장착된 남성을 선망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여성 국극의 목표는 여성들이 생각하는 가장 멋있는 이상형을 ‘왕자’에 쏟아붓고 직접 구현하는 데 있었다. 그래서 여자들이 같은 여성을 멋있다고 느껴야 한다는 게 중요했다. 지금 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옥경(정은채)은 그 자체로 너무 멋있다. 현장에서도 “정우성처럼 해보라”고 디렉션을 준다. (웃음) 정년이는 좀더 현실적이고 친근하면서 멋진 캐릭터다. 다른 이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영서(신예은)는 좀더 냉정하고 카리스마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


- 원작에서처럼 주요 캐릭터들간의 멜로도 기대해볼 수 있나.

없지 않다. 각색된 부분이 있고 시청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나는 멜로가 맞다고 생각하며 연출했다. 당시 남녀 배우가 애정 행각을 연기하는 것은 문란하다며 단속의 대상이 됐는데, 오히려 여성끼리의 스킨십은 괜찮다고 그냥 넘어갔다더라. (웃음) 그래서 가능한 그림들이 있었다. 당시 여성 국극은 소수자들에게도 열려 있는 곳이었다고 들었다


- 공교롭게도 사극에 이어 시대극을 연출하게 됐다.

시대극이 더 힘든 것 같다. (웃음) 예전에 조연출을 했던 <에덴의 동쪽>은 54부작에 걸쳐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보여준 작품이었지만, <정년이>는 12부작 안에 50년대 공간을 보여줘야 한다.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다른 시대와 달리 50년대는 재현된 적이 거의 없다. 주택 관련 사료집을 포함해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며 50년대를 공부했다. 한영수 사진작가님의 사진집이 가장 좋은 레퍼런스가 됐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영향, 대한민국 정부가 시작되면서 온갖 이념들이 충돌하던 혼돈의 시기였다. 영화 제작 편수가 늘어나면서 <오발탄> 같은 영화도 나오고 일반인들도 양장점에서 옷을 맞춰 입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파마를 했고 문인과 음악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보면 50년대 명동에서 캐럴을 들으며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커피를 마시던 다방 문화도 존재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여성 국극도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고증을 기반으로 하되 그 시절에 충분히 가능했을 법한 미술을 고민하고 있다.


- 여성 국극이라는 소재상 배우들의 노래와 춤 연기가 필요하다.

수십년 동안 판소리를 한 소리꾼의 내공을 이제 막 시작한 배우가 따라잡을 수는 없다. 후반작업의 도움이 필요하다. 태리씨는 <정년이> 프로젝트에 가장 먼저 합류한 만큼 확실히 노래를 잘한다. 예은씨도 몇 개월 사이에 실력이 확 늘었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의 이미지와 달리 예은씨가 춤을 잘 춘다. 아무래도 한국무용과 아이돌 춤은 다른가보다. (웃음) 어렸을 때 <스타킹>에 민요 신동으로 나온 적이 있던 오마이걸 승희씨는 말할 것도 없고, 스탭들이 현장에서 ‘왕자님’이라고 부르는 은채씨는 실제 촬영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성 국극이 꼭 판소리 공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시 외국 희곡을 번안해서 무대에 올리는 등 음악적, 연출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더라. 그래서 장영규 음악감독님과 함께 고증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보자고 얘기했다. 이런 장르 연출은 처음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이 놀이동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선사받는 것을 목표로 연출하고 있다.


- 원작 작가가 아예 김태리를 모델로 캐릭터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공교롭게도 그가 드라마판의 주인공이 됐다.

태리씨가 머리를 자르고 왔을 때 깜짝 놀랐다. 정말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지면으로 표현하지 못한 것까지 태리씨가 생동감 있게 담아내면서 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탄생했다. 예전부터 내가 배우 복이 많은 감독이라고 생각했는데, 태리씨는 지금껏 작업한 배우 중에서도 몰입도나 집중력이 가장 높은 것 같다. 김태리라는 배우가 40~50대가 되면 도대체 어떤 연기를 할지 정말 궁금하다.


정지인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이렇게까지 여자배우들만 가득한 현장은 처음이다. 무대 연출도 안무가도 여자다. 이토록 많은 여성들과 함께하며 각자의 서사를 가진 캐릭터들을 선보이게 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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