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걸이 오피스텔 내부를 천천히 걸으며 훑어본다. 깔끔하고도 아기자기한 느낌의 공간으로 탈바꿈돼 있다. 보걸이 담담한 눈길로 공간을 살핀 뒤 빈 장바구니들을 들고 집을 나선다. 보걸이 신발을 신으면서 오피스텔 내부를 눈에 담고 나간다.
목하가 거리를 걷는데 단호하게 집을 나섰던 것과 달리 걸음이 점차 느려진다. 이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행인들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려고 뛰어다닌다.
생각에 잠겨 빗속을 걷던 목하가 우뚝 걸음을 멈춘다. 눈빛이 흔들리고 점차 감정이 북받치던 목하가 제 발을 내려다본다. 보걸이 사준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다. 구조돼 뭍으로 나왔던 날 보걸이 묵묵히 신겨주던 운동화다.
과거 춘삼도를 떠나던 날 기호도 맨발로 달려온 목하의 발에 제 운동화를 신겨주었다. 그 모든 기억들이 밀러들어오자 목하 얼굴에 빗물과 함께 눈물이 뒤섞인다. 목하가 먹먹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다가 결국 왔던 길을 달려 돌아간다.
보걸이 짐 가방과 썰렁한 집 안을 둘러본다.
목하가 흔들리던 눈빛을 다잡는다.
보걸이 시선을 떨군다.
보걸이 말없이 목하의 옷가방과 배낭을 들고 현관으로 향한다. 그러다 문 앞에 내린 우산을 발견하고선 밖에 세차게 내리는 비를 확인한다. 보걸이 잠시 짐을 내려놓고 우산을 들고 와 목하에게 내민다. 목하가 가만히 보고만 있자 보걸이 그 손에 우산을 쥐어준다. 보걸은 다시 목하의 짐을 챙겨나가고 목하의 눈빛은 한없이 흔들린다.
목하가 보걸의 차 조수석에 앉아 보걸을 힐끔 바라보는데 보걸은 전방을 주시하며 묵묵히 운전만 한다. 두 사람 사이에 무겁고 슬픈 기운이 내내 감돈다.
보걸이 수건 한 장을 꺼내와 목하의 젖은 머리에 얹어준다.
목하가 원망스러운 얼굴로 수건을 치운다.
목하의 눈이 붉게 젖어든다.
목하는 과거의 기호를 떠올린다.
현재. 보걸이 목하의 손에서 수건을 가져와 목하의 머리를 다정하게 닦아준다.
보걸이 목하의 손을 당기더니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쥐어준다. 목하가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보걸을 보고 있다. 보걸은 담담하게 오피스텔을 나간다. 목하가 그제야 손에 쥐어준 물건을 보는데 란주의 휴대용 재떨이다. 흠칫 놀란 목하가 눈물을 후드둑 떨군다. 목하는 결국 무너지듯 털썩 주저앉아 란주의 물건을 보며 서럽게 운다.
보걸의 차가 출발하고 목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거리를 걸어간다.
어느 저녁 보걸이 방으로 들어와 힘 없이 침대에 걸터앉는다. 목하는 생각이 많은 얼굴로 오피스텔 침대에 앉아있다. 보걸이 제 침대에 드러눕는다. 목하도 침대에 누워 왼쪽으로 돌아눕는다. 보걸은 오른쪽으로 돌아눕는다. 쓸쓸한 눈빛의 두 사람이 2분할 화면 속에서 마치 마주 보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와 이게 뭐라고 한 시간 걸림ㅋㅋ
화면해설출플 넷플 / 제작 사단법인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작가 이진희/성우 홍수정
ㄱㅅㄱ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