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고 애틋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누군가 화풀이 상대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서로 아니까.
서로에게만 털어놓을 수 있는 얘기, 마음들이 있잖아.
그래서 아버지 없는 첫날 어땠냐고
기호도 목하에게 용기내 물어볼 수 있었던 거 같아.
둘 다 올곧고 선한사람이라
아버지를 우리 아버지로서만 보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 헤아려보는 성숙함을 갖고 있잖아...
참 불쌍하다, 끔찍하고 해방되고 싶지만
저렇게밖에 못 살고
자기 안의 화를 저런식으로 못 다스려서
폭력을 쓰는
저 인간이 안쓰럽다
그런 마음씨들이 가슴아파.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부모자식 관계에서
죽길 바래야 내가 살 수 있고,
죽일까봐 무서운 아버지들이라니.... 참...
그 복잡미묘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위로겠지
새아버지가 생기고 행복하게 캠핑하던 순간,
기호가 목하를 떠올리며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목하도 그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오늘 회차에서 들었어.
끔찍한 폭력없이, 괜한 죄책감없이
안심하고 푹 잘 수 있는, 아버지 없는 첫 날밤을 기호에게
주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호 목하는 서로가 행복해져야 스스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존재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