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아라문 안녕, 나의 꿈.
1,247 3
2023.11.08 01:02
1,247 3

tsgwqx

 

 

 

 

분명 빛이 내는 소리가 있다. 탄야는 잠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그런 생각을 했다. 귓가에서 또 하나의 세상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깰 수 있다. 탄야가 아주 오랜 꿈에서 깨어났던 그 날처럼. 

 

 

고개를 돌리자 깊게 잠들어있는 은섬이 보인다. 탄야는 제 어깨 위 이불 위로 얹어진 은섬의 손을 조심히 내리고 아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돌아누웠다. 분명 고단할텐데 그 고단함을 깨끗하게 가린 얼굴이다. 은섬은 분명 같았지만 또 그래서 달라졌다. 탄야는 문득 그것이 슬펐다.

 

 

너도, 나도 겁이 많아졌어.

너는 여전히 내가 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나는 아직도 네가 깨어나지 못한 나를 볼까봐 무서워.

 

 

비취산의 해독제는 분명 유효했지만 탄야를 감싼 잠의 기운은 생각처럼 말끔히 걷히지 않았다. 그 기운이 점점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탄야는 불쑥불쑥 잠들었다. 자신을 보러 온 모아에게 주고 싶은 머리장식을 찾으러 방에 들어갔다가도, 채은이 약을 데워오길 기다리다가도, 은섬의 어깨에 기대고 앉아 어떤 날의 이야기를 듣다가도.

 

 

그렇게 제가 먼저 잠든 날이면 은섬이 편히 잠들지 못하는 걸 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달아난 잠에서 깬 저를 눈치채지 못하고 내내 다독거리던 은섬의 손. 부러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자 벅차게도 환히 웃던 얼굴. 

 

 

- 나 일어날 때마다... 이렇게 매번 반가워하면 어떡해.

- 매번 반가운걸 어떡해.

 

 

그 말이 꼭, 내가 잠들어있는 내내 네가 울었다는 말 같아서. 기나긴 꿈을 꾸는 나를 내도록 지켜보며 얼마나 많은 날을 지샜을지 가늠할 수도 없어서. 도로 은섬의 품에 고개를 묻고 오래도록 울었던 어느 날. 그 즈음부터 탄야는 은섬보다 일찍 일어나려 애썼다. 다섯 번 중 세 번은 성공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그 세 번에 속한 아침이었다.

 

 

은섬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자 눈꺼풀이 떨리더니 곧 열린다. 탄야는 있는 힘껏 미소지었다. 제 귓가에서 세상이 열리듯 은섬의 세상도 이제 깨어날테니. 내가 너의 세상이니 나는 눈을 뜨고 있어야지. 탄야가 손끝으로 장난스레 은섬의 눈가를 문지르자 팟- 하고 웃음이 터지더니 그대로 탄야를 당겨와 끌어안는다. 코 끝이 닿고, 자연스레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졌다. 

 

 

안녕, 나의 꿈.

안녕, 나의 세상.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듀이트리💙] 숏폼 화제의 화잘먹 대란템 <픽앤퀵 화장발 뜯어쓰는 더블패드> 체험 이벤트 355 07.25 32,480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490,44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597,33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247,894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434,94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676,404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3,959,409
공지 알림/결과 💥💥💥💥💥요즘 싸잡기성글 너무 많아짐💥💥💥💥💥 17 06.06 351,922
공지 알림/결과 📺 2024 방영 예정 드라마📱 94 02.08 1,048,728
공지 알림/결과 📢📢📢그니까 자꾸 정병정병 하면서 복기하지 말고 존나 앓는글 써대야함📢📢📢 14 01.31 1,018,747
공지 잡담 (핫게나 슼 대상으로) 저런기사 왜끌고오냐 저런글 왜올리냐 댓글 정병천국이다 댓글 썅내난다 12 23.10.14 1,319,387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5 22.12.07 2,306,483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56 22.03.12 3,286,261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3 21.04.26 2,509,005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7/1 ver.) 161 21.01.19 2,643,794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2,673,180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48 19.02.22 2,709,632
공지 알림/결과 ★☆ 작품내 여성캐릭터 도구화/수동적/소모적/여캐민폐 타령 및 관련 언급 금지, 언급시 차단 주의 ☆★ 103 17.08.24 2,626,42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2,918,422
모든 공지 확인하기()
4433 후기(리뷰) 굿파트너 5회 보는데 좀 짜치네(극딜주의) 1 07.27 1,001
4432 후기(리뷰) 놀아여 [펌] 다시보니 숨이 턱 막히는 지환은하현우 첫 삼자대면씬 12 07.27 631
4431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9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10 07.27 488
4430 후기(리뷰) 놀아여 뭔가 이 드라마는 햇빛으로 끌어당겨주는 드라마 같아 6 07.26 626
4429 후기(리뷰) 놀아여 13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그리고 구두소리 4 07.26 917
4428 후기(리뷰) 놀아여 지환이가 일영이 13살때 거둔거 심금을 울림 6 07.26 1,082
4427 후기(리뷰) 놀아여 작가가 참 심지가 곧다 11 07.26 1,264
4426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8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12 07.26 532
4425 후기(리뷰) 놀아여 드라마는 꽤나 드라이하게 표현하지만 사실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엄청 많거든 10 07.25 837
4424 후기(리뷰) 놀아여 서태평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해의 범주를 뛰어넘는 사람이더라 4 07.25 682
4423 후기(리뷰) 더 납작 엎드릴게요 07.25 263
4422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7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8 07.25 887
4421 후기(리뷰) kafa에서 볼 수 있는 엄태구 출연작 후기 11 07.24 454
4420 후기(리뷰) 놀아여 고목들이 돌보는 소년소녀의 사랑 7 07.24 480
4419 후기(리뷰) 놀아여 1화 보다가 머리 후드려 맞은게 다 놀고 있는 클럽에서도 서지환 혼자 일하고 있더라 8 07.24 756
4418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6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9 07.24 747
4417 후기(리뷰) 놀아여 첫 눈에 반한 여자가 어린시절 내 첫사랑인걸 깨달았을 때 5 07.23 441
4416 후기(리뷰) 선업튀 대본집 북마크 자랑 (당당) 9 07.23 670
4415 후기(리뷰) 선업튀 상플 savior 25 ( 태초 솔선이 서로를 만났다면?) 왜 지금 ㅋㅅ플이야 ㅠㅠㅠㅠㅠㅠ 6 07.23 586
4414 후기(리뷰) 놀아여 9-12화 각색 포인트 짚어보면 7 07.23 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