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로드무비> 같은 영화가 있긴 했지만, 톱스타 두명이 그런 연기를 한다는 점 때문인지 다들 강한 인상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충격이겠다 싶어서 절제를 한 거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부담이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은 4월에 찍을 예정이었는데, 진모가 한달만 미뤄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5월에 찍었다.
-그리고는 조인성과 송지효가 나누는 정사장면이 7번 나오는데, 매번 다른 모양새다.
=정사신은 모두 감정의 흐름을 반영한다. 처음에는 실패하고 두 번째는 정상체위로 씨내리라는 목적에 충실한 정사를 나눈다. 그렇게 했는데 좋으니까 좀 격렬해지고, 그 다음 서고에서 갖는 정사는 공간의 특성상 서서 하게 되고, 그 다음 왕후의 사가(私家)에 홍림이 찾아갈 때는 두 사람 다 정사를 만끽하게 된다. 사실, 홍림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남자이다 보니 그렇게 격렬하게 치달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홍림의 왕후에 대한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 그저 육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르주 바타유의 <에로티즘>의 비유를 빌리자면 에로티시즘이란 유사 죽음이다.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면서 둘 다 죽음을 맞이하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잖나. 인간이란 존재는 영속성에 대한 욕망 때문에 섹스를 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축제가 있고 죽음이 있다. 영화의 결말을 멜로영화의 상투적인 내러티브로 볼 수도 있지만, 바타유적인 에로티시즘에 대한 해석을 영화의 내러티브를 끌어오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성행위를 과도하게 보여줬다고 지적받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과정을 더 집요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실제 성행위를 담은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 이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한국사회가 워낙 엄숙해서 그렇게 못했다. 그건 추후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