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 외모가 조각같이 예쁘지 않아도, 능력이나 조건이 멋지지 않아도 자꾸만 보고 싶고 자꾸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럴까, 곰곰이 따져보면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향기 때문에 자꾸만 빠져든다.
희한하게도 현실이 아닌데 계속 향기를 풍기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SBS 드라마 '닥터스'의 등장인물들이다. 김래원(홍지홍 역), 박신혜(유혜정 역), 윤균상(정윤도 역), 이성경(진서우 역) 주연의 '닥터스'에선 향기가 난다. 그것도 주연부터 조연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에게서. 흔히 그 향기를 매력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닥터스'의 인물들은 매력적이다.

드라마의 인물들은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청자가 빠져들고 공감할 수 있으니까. 드라마가 성공하는 법칙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시청자들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마치 주인공이 나인냥, 가족인냥 동일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성공한 드라마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주인공에게서 매력이 넘칠 때 드라마가 성공했으며, 매력적인 주인공을 맡아 신인에서 단숨에 톱스타 대열에 끼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바로 이해 될 것이다. 반면 아무리 영상미가 뛰어나고 연출이 좋아도 주인공이 매력 없는 경우에 흥행참패를 겪는다. 극중 캐릭터가 매력이 없으면 아무리 톱스타가 주인공을 맡는다 해도 소용없다.
자, 정리해보면 '닥터스'가 매주 최고 시청률을 갱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력적인 인물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인공인 김래원, 박신혜, 윤균상, 이성경를 비롯해 주변 인물들 모두 빠짐없이 매력적이다.
여기서 '닥터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드라마에서 조연들은 주인공을 빛내기 위한 도구(?)요, 주인공들만 움직일 수 없으니 설정되는 '그 외 인물'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매력은 철철 넘쳐도 조연의 매력까지는 책임지지 않을 때가 많다.
'닥터스'는 다르다. 주인공 네 사람을 둘러싼 인물들 한 명 한 명에 숨을 불어놓고 향기를 주었다. 그로 인해,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장면도 지루하지 않다. 주인공이 안 나온다고 해서, 물을 마시고 오거나 화장실을 갔다 올 필요가 없단 얘기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드라마의 어느 한 장면도 놓칠 수 없게 만들었으며, 극 전체에 생기를 만들었다.
그럼 좀 더 짚어볼까. 매력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닥터스'의 인물들이 가진 매력은 반전 매력이다. 시청자의 상상을 매번 벗어나며 허를 찌르는 상황과 대사가 바로 반전 매력의 핵심이다. 박신혜는 여리여리하지만 그 어떤 남자들보다 싸움을 잘하는 인물이고, 김래원은 금수저지만 소박하며, 윤균상은 시크하고 까칠하기만 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단순하고 귀여운 인물이다.
여기서 하나 더! 이건 비단 인물 캐릭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닥터스'는 의사들이 연애하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허를 찔렀다. 표면적으로는 주인공 네 사람의 연애사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인생과 인간관계와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단순히 직업만 바꾼 러브스토리가 아닌 어른들의 동화에 시청자는 빠진 것이리라.
'닥터스'의 살아있는 캐릭터가 곧 드라마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원동력!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