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 아는 내용일수도
▪︎원덬만의 생각일수도
▪︎뭔가 틀리거나 그럴수도...
어린시절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건 태무 인생 전반에 걸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야. 오랜시간 죄책감에 시달렸고, 여전히 그렇지만 이젠 그걸 적당히 가려두고 살아가는 법을 배웠어. 회사에서 신임을 얻기까지, 자기 배경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줘야 했을거야. 강회장의 아픈 손가락이자 가엾은 아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었고 회사를 잘 이끌어가는 것이 할아버지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타고난 감각이 좋기도 했고 노력도 많이 하면서 계속 성과를 올리고 성취감도 얻었어. 그리고 아무리 덜어내려 애써도 벗어날 수 없는 슬픔에서 눈을 돌리는 데에도 효과적이었을 거야. 워커홀릭이 되는 건 태무의 생존전략이기도 한 셈이지.
골프장에서 박전무를 조질 때, 대화 내용에 비해 표정이 온화해. 일에 감정을 쏟지 않는 건 물론이고, 매너를 갖춘 얼굴을 걸어두는 거야. 흠 잡을 수 없는 일처리가 되겠지. 돌아서서 걸어갈 때 표정은 훨씬 날카로워. 필요에 따라 가면을 쓰지만, 분을 속으로 삭이는 타입은 아니야. 그런 감정도 냉정하게 다루는 것 뿐이지.
태무의 세상에는 위선과 가식이 도처에 널려있어. 일하면서 한두번 봤겠어? 지금보다 어리고 힘이 부족했을 때는 또 태무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 그런 사람들에게 질릴대로 질려있는데 다가오는 여자들이 또 그래. 태무의 조건이 호의의 바탕이 되고 강태무라는 이득을 얻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있어. 태무는 그런 것들에 질렸어. 그런 사람들한테 마음을 준다는 거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야. 누구보다 세속적인, 이윤추구를 위해 일하는 대기업의 사장이지만 태무의 마음은 물질적인 영역을 벗어난 무언가를 찾고 있어. 태무 안에 감춰져 있는 순수한 소년의 모습으로.
사만다와 레이첼로 태무 마음에 도장을 쾅! 찍어버린 하리ㅋㅋㅋ 여태 일만 하면서 반복되는 삶을 살았으니 이 마라맛 맞선이 꽤 재밌었어. 부모님의 일로 자기가 행복하면 안된다고 생각한 태무니까, 뭔가 그렇게 즐겁다고 느낀 경험도 많지 않았을 것 같아. 그런 태무가 속이 훤히 보이는 도발에 어울려 준 것도 재밌어서 장난을 친 것 뿐만이 아니라, 이정도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도 해.
태무는 이 때 이미 느끼지 않았을까. 하리가 자기 숨을 틔워줄 사람이 될 거라는 거.
짭주년 데이트와 라비올리맛 복수. 라비올리는 하리의 추천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민우의 음식인데, 태무가 하리를 괴롭히는 용으로 쓰는 바람에 하리의 짝사랑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꼴이 되어버렸어. 온갖 개량을 거쳤지만 기존 라비올리로 돌아간 건 업무상으로야 당연한 일이지만, 하리의 마음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태무의 마음이기도 해. 하리에게 라비올리는 이제 민우를 떠올리는 음식이 아니라 태무를 떠올리는 음식이 됐어. 하리의 사랑도 민우를 떠나서 태무가 되어가고 있어.
짭주년 데이트야 뭐... 누가봐도 금희한테 마음이 다 가버린 태무인데. 짭영서한테는 결혼하자고 했다가 거절당하고, 금희한테는 연애하자고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가짜였다네? 또 태무만 진심이었지... 그래서 귀여운(그러나 직장인에겐 끔찍한) 복수가 시작됐고. 근데 마음을 다 줘버려가지고 화내면 당황하고 다치면 걱정스럽고 해서 마냥 통쾌하지만도 않아.
짤줍하면서 생각나는 것들이 있었는데 정리겸 써봤어
짤을 뒤죽박죽으로 저장해서ㅋㅋㅋ 시간순으로 쓰기 쉽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