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 1화는
사초에서 씻겨 역사에서 사라질 이름을 언급하며 시작하여,
그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줄 화자를 찾아나선다

개인적 추측으로 이 화자가 소리꾼인 량음일 거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기록과 대비되는 구전, 즉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리'의 특징 때문이다
기록이 담지 못하는,
그리고 기록이 담지 않는 것들을 풍성하게 들려주는 것이
바로 구전되는 신화, 전설, 민담, 그리고
민요를 비롯한 '소리' 들이니까

그래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대립하다 결국 처형 당했던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의 평전에서
슈테판 츠바이크는
"현실주의자인 엘리자베스는 역사에서 승리했고,
낭만주의자인 메리 스튜어트는 문학과 전설로 승리했다."고
썼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가지만
우리나라 어느 소설가의 유명한 문장인
"승자의 기록은 태양의 조명을 받아 역사로 남고,
패자의 기록은 달빛에 바래 신화가 된다."도
역시 비슷한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2화 마지막의 회혼례 때
량음이 마을 사람들에 둘러싸여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연출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가와는 별개로,
단순히 배경 음악이나 분위기 조성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무척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기록된 글자와 달리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리'는
지워 버릴 수도, 태워 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소리'를 들어줄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