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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더글로리 '더 글로리' 임지연 라운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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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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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인기 실감하고 있나.
▲ 많이 실감하고 있다. 작품이 잘될 거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다 솔직히. 그래서 엄청난 화제성과 굉장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캐릭터 하나하나가 사랑받고 관심받고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연진아'를 외쳐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 어떻게 박연진이란 캐릭터를 준비했나.
▲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했다. 처음에는 '얘가 아무 감정 없는,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느낌으로 감정을 빼볼까. 모노톤으로 연기해볼까' 접근해보기도 하고 아주 감정적으로 접근해보기도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내려고 노력하다가 '그냥 진짜 나만 할 수 있는, 임지연만 할 수 있는걸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레퍼런스나 유명작의 빌런을 참고하거나 따라하지 말고 보지 말자 했다. 내 목소리, 내가 가진 표정, 걸음걸이, 몸짓, 스타일을 아예 내 걸로 하자 해서 힘들었는데 후반부에는 자연스럽게 녹아나온 것 같다. 사실 힘들었다.(웃음) 너무 중요한 역할이고 연진이가 제대로 해야 동은이에 대한 공감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은이가 그렇게까지 복수하려 한 이유가 생겨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 잡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 연기를 너무 잘 해서 실제 학창시절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있을 정도다.
▲ 너무 많다. '너 진짜 일진이었지?' 그런 반응 많다. 중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정말 많이 연락 받았다. 신기하다. 난 순수하고 평범해서 큰 기억이 없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꿈꿨고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가 많았다. 학창시절에 나는 순수하고 무난했다.(웃음)


- 욕설 연기도 많았는데.
▲ 사실 욕이 그렇게 차지게 잘 나올 거라 생각 못했다. 모든 캐릭터가 욕이 많고 대본상 자극적인 말이 많았다. '연진이의 욕이 그렇게 많았고 차지게 잘 살려주셨구나'는 감독님의 역량이 있었던 것 같다. 이왕 하는거 맛깔나게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욕이 연진이에게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속 시원한 게 많았다.(웃음)


- 연진이 연기의 후유증은 없었나.
▲ 연진이를 할 때 그런 게 있었다. 솔직히 하루종일 촬영하면서 하루종일 그 성질머리로 지냈다. 감정신이 몰려있는 날도 있었다. 기상캐스터신이 몰려있는 날은 온화해지는데 감정신이 몰려있는 날, 파트2 감옥 신을 찍고 집에 오면 세상이 다 짜증나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종일 그렇게 있다보니까 미간 주름이 많이 생겨있고 '왜 이렇게 화나지? 왜 이렇게 짜증나지? 왜 이렇게 성질이 안 좋아졌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예민해지고 성질이 더러워졌다. 현장 스태프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다음에는 진짜 착한 거 할 거예요'라는 말을 많이 했다.(웃음)


- 아역 신예은 연기를 본 소감은 어땠나.
▲ 너무 감사하다. 처음 나왔을 때 아역 배우분들의 연기를 봤는데 너무 훌륭하게 잘해줘서 놀랐다. '어떻게 그렇게 잘 표현해줬지?' 하면서도 비슷해서 싱크로율도 너무 잘 맞더라. 그런 평가는 엄청난 칭찬이라 생각해서 너무 감사하다. 전체리딩 날 내 옆에 신예은 배우님이 앉아서 같이 리딩했다. 아무래도 파트1 아역 분량과 성인 분량이 연결되니까 싱크로율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리딩 때 나와 톤이나 느낌이 비슷하더라. 그 전에는 신예은 배우님이 하는 톤을 연결해서 활용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너무 나랑 비슷하더라. 신예은 배우도 '선배님 그냥 하면 될 것 같은데요' 해줬다.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


- 악역이 처음인데 대본을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바로 결정했는지.
▲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나는 연진이가 아니었어도, 동은이었어도, 혜정이, 사라, 현남이었어도 이 작품을 했을 것 같다. 너무 재밌었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울고 웃었다. 작품 선택 과정에서 그런 감정을 받기 쉽지 않은데 잘 짜여진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연진이라는 역할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악역을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다,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기회가 없었다. '나중에 4, 50대가 되고 내공이 쌓이면 그때 나에게 제대로 된 악역이 주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는데 너무 큰 기회를,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마음에 드는 악역을 만나 무조건 내 거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 연진의 대사도 화제인데 어떤 대사가 기억에 남나.
▲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 하는 연진이 대사들은 내가 다 생각했던 포인트들이다. 예를 들어 '알아들었으면 끄덕여'나 수미에게 하는 대사들, '거지 라임'은 생각했던 것들이다. 의외의 것들은 담배 피우면서 욕하는 장면은 그 정도로 화제될 줄 몰랐다. 그걸 좋아해주시더라.


- 담배를 맛깔나게 피웠다는 평이 많았는데.
▲ 연진이가 담배 피우는 장면에서 '흡연자들이 보고 흡연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고 스태프들에게 이야기했다. '이왕 하는 거 맛있어 보이게 해야지' 하는 마음에 디테일하게 생각하고 연습했다. 연진스럽게 담배 피우는 것들을 생각했다. 화났을 때 피우는 거나 우아하게 피울 때가 있고, 남편 앞에서 피우는 담배도 있다. 그런 것들을 디테일하게 생각했다.


- 연기하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생각도 해봤을 것 같은데. 연진 같은 가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조심스럽다. '더 글로리'를 보며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가해자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구하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 '연진아'라는 말 자체가 유행어가 됐다. 예상했나.
▲ 그렇게까지 '연진아'가 많은 줄 몰랐다. 정말 많이 '연진아 연진아' 했더라. 동은이 뿐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도 말끝마다 '연진아'가 많더라. 완전 감사하다. 내가 안 나오는 신에서도 내가 나온 것 같은, 분량이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임지연보다 '연진아'가 더 유명해졌다. 집에서도 엄마가 '연진아'라고 부르고 있다.(웃음)


- 복수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연진이에게 최고의 벌이라 생각했다. 감옥 안에서 자기가 저지른 일을 그대로 돌려받으면서도 왜 억울한지도 모르고 분해하고. 복합적인 감정 속에서 살아갈 연진이의 마지막 장면은 연진이에게 최고의 벌이라 생각했다. 재준이처럼 죽음을 맞이한 것보다 최고의 벌을 받지 않았나 생각했다. 감옥 장면을 찍었을 때는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연진이로서 연진이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었나보다. 배우로서 애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그동안 연진이의 악행과 또 다른 느낌으로 무너지면서 많이 울기도 했다. 대본이 나온 순간부터 몇 달을 준비한 장면이다. 짧은 찰나이지만.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살려주셨다. 원한 만큼 나온 것 같아서 뿌듯했다.


- 노출도 있고 아이 엄마라는 설정도 있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을텐데.
▲ 나는 괜찮았다. 연진이에게 당연히 필요했다. 재준이와의 베드신이나 아이 엄마라는 설정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나도 이제 서른네살의 배우라서 캐릭터에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 송혜교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 너무 감사하다. 당연히 언니와 많이 친해져야지 생각했다. 안 좋게 하는 신도 많고 욕도 많이 하고 해야하니까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마음이 급했다. 첫날 '언니랑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내가 다가서는 스타일이다. 날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고 '하고 싶은거 다 해'라는 게 이미 깔려 계시더라. 금방 친해졌다. 드센 여자들의 싸움 신을 찍을 때도 오히려 현장에서는 먹는 이야기, 강아지 이야기, 쓸데없는 수다를 많이 떨었다. 연기하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제일 편했던 게 사실 동은이다.


- 배우들의 학폭 검증이 있었다는 말이 있는데.
▲ 딱히 내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보다 캐릭터적인 접근을 많이 한 것 같다. 출발부터 연진이의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 검증 자체는 없었다.


- 애드리브로 한 장면이 있나.
▲ '더 글로리'에는 애드리브가 허용되지 않았다. 대본대로의 대사들이 많았다. 다른 배우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는 모든 대사가 대본 그대로다. '대사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 연진이 제일 나빠 보였던 행동이 있다면?
▲ 모든 신이 못됐는데.(웃음) 내가 현남과의 장면을 너무 많이 울면서 봤다. 내가 현남 집에 찾아가서 '오늘 남편 일찍 오겠네' 하고 나갔는데 그 후에 선배님 맞는 장면을 보는데 진짜. 나는 그걸 보면서 울었다. 유독 현남에게 하는 신이 나빠보였다. 현남 만날 때는 다른 느낌의 나쁨을 표현하고 싶었다. 머리도, 옷도 더 무서워 보이게 했던 것 같다. 무섭게 나와서 만족했다.


- 연진이가 볼 때 악인 순위를 나눠보자면?
▲ 나는 혜정이 진짜 나쁜 것 같다. 여기저기 완전 나쁜 짓 많이 한다. 연진이는 잃을 게 많아서 오히려 성인이 됐을 때는 지키고자 한 게 있다. 혜정이는 어릴 때나 성인이 됐을 때나 변함없이 나쁘다. 명오는 좀 불쌍하게 나쁜 느낌 아니냐.(웃음) 우리끼리 서로 나쁘다고 하긴 했다.


- 연진과 엄마의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 연진이가 '가족이 제일 큰 가해자'라고 말한 걸 그대로 돌려받는 느낌이었다. 일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엄마를 계속 의지했던 게 있는데 엄마한테까지 버림받으니까 많이 무너진 것 같다. 이상하게 예솔이와 하는 신들은 엄마랑 하는 신 같았다. 어긋난, 아이러니한 모성애가 연진 엄마와 연진, 연진이와 예솔이의 관계가 연결된 것 같았다.


- 현장에서 감독, 작가가 가장 요구한 부분이 있다면.
▲ 작가님은 오로지 믿어주시고 열어주셨다. 나는 질문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감독님과 현장에서 많이 소통했던 건 5인방 사이에서 연진이가 독보적으로 나빴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동은이가 나타났고 연진이가 당황하고 흔들리고 불안에 빠진 게 보여져야 할 때가 있다. 보시는 분들이 통쾌하려면 연진이가 흔들리는 게 보여야 했으니까. 그러면서도 캐릭터 자체는 무너지지 않는 걸로 그려져야 했다.


- 나쁜 캐릭터이지만 사랑 받는 캐릭터라는 아이러니가 있다.
▲ 이 작품을 할 때 대본을 준비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는 쉽지 않았지만 내가 세상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건 좀 더 쉽지 않을까.(웃음) 작가님, 감독님께도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그러면 내가 이 작품을 잘 해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미움을 받을만큼 잘 표현돼야 동은이 마음도 잘 전달될 거라 생각했다. 이왕 처음 하는 악역이니까 다 날 미워했으면 좋겠다 했다.


- 임지연이란 배우의 어떤 면 때문에 '더 글로리' 러브콜을 받았을까.
▲ 작가님이 '넌 착하게 생겼는데 천사 같은 얼굴에 악마의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해주셨다.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이라고. 내 악마의 심장을 보셨을까.(웃음) 활짝 웃으면서 '잘 해볼 수 있어요' 했는데 그 안에 악마의 심장을 보셨나보다. 첫 미팅 때 '연진이에게 어떤 미화도 서사도 부여하지 않을 거야' 이야기 하셨고 나도 동의했다. 연진이는 결코 용서받을 뭔가를 해서 달라지고 그렇지 않은 악역이 되고 싶었다. '끝까지 세상 사람들이 미워했으면 좋겠다' 이야기했었고 감독님 작가님도 그런 생각이셨던 것 같다.


- 연진과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의 장면은 어떻게 해석했나.
▲ 동은이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조건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는 계획. 잘 짜여진, 그림 좋은 남편이 왔고 그래서 결혼한 거다. 원하는 나이, 가장 예쁜 나이에 예쁜 아이를 낳아 키웠고. 그러다 모성애가 생긴 거다. 남편은 다른 문제였는데 어느 순간 '남편을 사랑하네'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면서 남편이 내 자존심이 된 거다. 동은이와 만났다는 것에 자존심이 무너지고. 하던 대로 남편을 다시 내 편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남편을 보며 변해가는 신은 바뀌어가는 남편의 행동에 대한 리액션이라 어려웠다. 대본을 가장 많이 본게 남편과의 장면이었다. 이해하는 데 너무 어려웠다. 연진이라면, 도영이라면 어떨지 오빠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작가님과 질문을 가장 많이 던진 신이기도 했다.


- 연기 전에 캐릭터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이해가 안 되는게 너무 많았다. '이런 애가 있나. 이럴 수 있나' 하는 장면이 많았다. 대본 나올 때마다 배우들이 자기들도 나쁘면서 '연진이 너무한 거 아니냐' 하더라. 자기들도 나쁘면서. 그만큼 연진이는 악행의 최고봉이었다. 연진이는 자기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고 나쁜 짓을 하는지도 모르는 거다. 얘가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자라서,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소시오패스라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모르는 거다. 피해자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도,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아예 모르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미안한 것도 없고 용서를 구하는 것도 없는거다. 그러다보니 대사에 힘이 좀 생기더라. 그렇게 출발하더라. 마음은 그렇게 출발했지만 그래도 어려운 부분은 있었다. 이 신을 맛깔나게 살리고 연진스럽게 하자고 했다.


-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소감이 궁금하다.
▲ 글로벌 뿐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렇게 사랑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웃음) 감사하다. 신기하다. 해외 팬들이 늘어난거 보면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더 좋은 작품으로 해외 팬분들을 만나보고 싶다. 


- 박연진을 연기하며 유독 연기 칭찬을 많이 받고 있다.
▲ 나는 사실 항상 모든 작품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항상 노력했고 성장하려고 발버둥쳤다. 조금 느리더라도 나만의 길을 가고 다양하게 도전하면 언젠가 알아주시겠지라는 느낌보다 그렇게 성장해가는 내 모습이 좋아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칭찬을 받고 노력의 결과물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나의 길을 가다보면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많은 칭찬을 받는 날이 올 거라 생각 못했다. 사실 나는 모든 작품을 절실하게 했다. 연진이뿐만 아니라 지금 촬영하는 것도 현장에 가면 늘 무섭고 불안하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부딪히고 좌절하더라도 다시 해냈을 때의 성취감으로 연기하고 있는 것 같다.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더 노력해야겠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시기도 있는데.
▲ 학교 다닐 때부터 내가 타고난 배우는 아니라 생각했다. 주변에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가진 게 많지 않으니까 노력해야 한다는 게 있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어린 나이에, 그 역할에 맞는 마스크가 있다는 이유로 좋은 영화에 캐스팅됐다. 파격적인 신이 많아서 주목 받으며 일찍 데뷔하게 됐다. 그때는 사회 초년생이었고 현장 경험이 전혀 없고 연기를 잘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데뷔하다 보니까 힘든 부분도 많았다. 하나하나 노력을 거듭해나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생각이 컸다. 데뷔 후에 현장에서 정말 많이 혼났고 많이 울기도 했다. 그래도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캐스팅 기회가 많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이렇게 젊은데, 아줌마 할머니가 돼도 연기할 생각이었는데'라는 마음으로 어떤 작품이든 노력했다. 그래서 칭찬 받는 날도 왔다.


- 캐스팅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간을 어떻게 기다리고 견뎠나.
▲ 모든 배우가 그럴 것 같다. 원하는 작품, 원하는 캐릭터를 만나는 기회가 오지 않을 때가 있다. 같은 결의 작품만 들어오는 것 같고, 무기력하고 기회가 오지 않는 것 같고, 무너지는 순간이 분명 있었다. 그것도 기회로 삼았던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영화를 몇백편을 혼자 보거나 공연을 많이 보거나 할리우드 배우의 연기가 성숙해져가는 과정들을 보거나 책을 본 시간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이 너무 도움이 됐다. 물론 힘들었지만. 앞으로 분명 그런 순간이 또 찾아올 거 같다. 연기 칭찬을 받았지만 연기력 논란이 또 생길 수도 있다. 그걸 이겨내는 성취감으로 살아가는 게, 내가 배우가 되고 이 직업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 연진이 다음은 어떤 캐릭터인가.
▲ 연진이 끝날 무렵에 '다음에 어떤 걸 해야 하지?' 했는데 마침 '마당이 있는 집'이라는 좋은 작품을 마무리했다. 보시는 분들이 연진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지하 세계로 내려간 여자 역을 했다. 나는 색깔이 뚜렷한 작품과 역할을 좋아하는 것 같다.


- 임지연의 '영광스러운 순간'은 언젠가, 앞으로의 목표는?
▲ 내 가장 큰 영광의 순간은 '인간중독'이라는 영화로 데뷔했을 때 엄마가 시사회에 오셔서 큰 꽃다발을 주면서 '너무너무 예뻤어 지연아'라고 말해준 순간이다. 쉽지 않은 영화를 보러 와서 '지연이 너무 예뻤어'라고 했던 순간을 잊지 못하겠다. 앞으로도 느리더라도 내가 잘하는 집요함과 끈기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작품에서, 또다른 모습으로 열정 가득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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