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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환혼 그 사람의 영혼을 담고 있는 것은 '눈'이라는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나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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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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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덕이(진부연) 몸에 낙수의 영혼이 들어가서 발생한 변화 중 신체적 차이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앞을 보게 되었다는 것 뿐이야


원래대로면 몸 전체를 차지했어야 했겠으나 

정상적인 환혼술이 아니라 진부연(진설란)이 낙수의 혼을 끌어들인 거고, 

얼음돌에 영혼이 깃들어 200년을 보낸 진설란처럼, 두 눈에 낙수의 혼을 넣었던 게 아닌가 싶어


그렇게 낙수는 진부연의 두 눈에 혼이 깃들은 형태가 되었고, 눈동자에 푸른 자국을 남기게 된 것 같아


결국 낙수의 영혼은 무덕이의 눈에 존재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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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은 '무덕이 눈!!'이라거나, '눈이 이쁘네, 아니 눈만 이쁘구나' 같은 말을 자주 하지.

무덕이의 시선이 어딜 향하는지, 또 무덕이의 눈이 다른 사람과 어느 정도 거리인지를 살피는 모습이 자주 나와


들키지 않아야 하니까 한 말이겠지만 본능적으로 장욱은 알았던 게 아닌가 싶어. 

영이의 영혼이 눈에 있다는 걸



눈과 관련한 언급이 반대의 상황으로도 나오는데

길주가 환혼술을 시도해서 장욱 몸에 길주가 환혼된 줄 알았을 때야


몸이 바뀐 줄 알고 장욱에게 칼을 겨눈 무덕이를 진정시키며 장욱이 말해


'무덕이 내 눈 똑바로 봐, 도련님이지?'


내 눈을 보면 내가 혼이 바뀌지 않았고 내가 누구인지 너는 알 수 있다는 듯이 말을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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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혼인들이 폭주한 상태로 어느 선을 넘어가면 눈동자가 사라지고 눈 전체가 검게 변하거든


그 단계가 되면 더 이상 본래의 그 사람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제는 사람이 아닌 괴물이 된다는 의미라고 봤어


환수인 장욱은 그 검게 변한 눈을 통해 그 사람의 본질을 확인하지.

몸 속의 영혼이 원래 누구였는지, 그리고  그 사람의 과거가 어땠는지.


'눈=영혼'이라는 말을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



그런데 재미있는 건 무덕이와 장욱은 단향곡에서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마음을 감춘 채 

서로의 눈을 찌르면서 방심하지 말라고 하거든


애초에 사랑에 빠진다는 걸 우리는 '사랑에 눈이 먼다'고도 하잖아?


그 사람의 눈을 확인해야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데

사랑에 빠지면 내 눈이 멀어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거야


두 사람은 상대가 나를 똑바로 봐 주기 바라는 마음과

나에 대한 사랑으로 상대가 눈이 멀기 바라는 양가감정 속에서 모순된 바람을 키우게 되고

그렇게 서로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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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온 연서는 '보고싶었다'는 말을 담고 있었어


그 사람을 본다는 것은 내 눈동자에 그 사람의 모습이 비춰진다는 거고

그 사람을 내 눈에 담는다는 말이지


내 영혼에 너의 영혼이 들어오게 한다는 뜻.


//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 장욱은 여러 번 허상을 만나거든


진요원 안에서 만난 거울의 경우, 서율과 세자는 낙수의 허깨비를 만나지만 장욱은 자기 자신의 허상을 만나


거울 속 허상은 이렇게 말해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없어

거울에 비춘 모습으로 보는 거지

그러니까 네가 너라고 알고 있는 너의 모습은 거울에 비친 허상이야

다른 사람이 보는 너의 모습도 허상이야

지들이 보고 싶은대로 지들이 마음대로 만들어낸 허상'


여기서 장욱은 거울을 천으로 가린 후 거울 안에서 들려온 무덕이 목소리를 듣고 '찾았다'고 말해


나는 이게 무덕이를 찾은 것과 동시에, 

내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사람 / 나의 허상을 비추는 존재가 아니라 내 진짜 영혼을 알아보는 사람을 찾았다는 의미로 봤어.


장욱에게 무덕이는 나의 간절함을 알아봐준 사람이니까



장욱은 거울 속의 무덕이에게 말해


'네가 안 보이니까 나도 막막해'

이건 나를 비추는 거울인 네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누구인지 나도 모르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한 거야


//


또 다른 허상은 천부관에서 진무가 친 결계에 갇혔을 때야


허상으로 만들어진 결계이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려면 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부정해야만 해

절벽은 절벽이 아니고, 바다는 바다가 아니라고

보이는 것과 들리는 소리, 만져지는 감각을 모두 부정해야만 그곳에서 나올 수 있어


이건 파트 2에서 진부연에게서 조영을 찾는 것과 같아


보이는 모든 것을 부정하고, 만져지는 감각과 들리는 목소리를 모두 부정해야만 그녀가 누구인지 찾을 수 있는 거지


하지만 장욱은 결계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진부연 안에 있는 조영을 찾지 못해


그 결계는 장욱 자신이 친 결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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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을 칼로 찌르던 때의 무덕이는 눈에 초점이 없어

혼이 잠든 상태이기 때문에 눈에 초점이 없고, 장욱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비로소 깨어나며 눈에 초점이 생겨


그리고는 자신이 누구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비로소 알게 되는 거야


//


칼에 찔린 상처를 언급하며 파트 2에서 장욱은 말해


'모두가 자기 집안의 복수를 한 거라고 하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 

정말로 날 봐주지 않은 건지'


여기서도 언급하는 건 '그녀가 나를 보았는가' 하는 문제야


그녀는 나를 제대로 보았던 게 아닌가? 그녀의 영혼에 내가 들어가지 못했던 건가? 하는 의문


//


상대의 눈을 똑바로 봐야만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두 사람인데


장욱은 불이 꺼진 등이 되었을 때 진부연(조영)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거든


파트 1에서 서로의 눈을 찌르고, 또 서로의 눈을 봐야만하는데도 사랑에 눈이 멀어갔던 것처럼

파트 2에서 두 사람은 불을 끄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게 돼


조영은 장욱의 눈에 바람을 불어넣어 그가 눈을 감게 만들고

장욱이 눈 먼 사랑에 빠지도록 하는 거야


어둠 속에서 조영은 자신이 누구인지 볼 수 없으며(기억하지 못하고), 

장욱은 그녀가 누구인지 볼 수 없는 상태로(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눈 먼 사랑에 빠진 거야


//

기억을 찾고, 진부연 안의 영혼이 조영임을 알게 된 후 

두 사람은 장욱과 조영이라는 이름으로 혼례식을 치르고 나무 위에 올라가


거기서 장욱은 말을 해


'내가 널 여기까지 데리고 올라와주기로 했었지

네 말처럼 정말 다 보이네'



함께 올라가기로 한 나무는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장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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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조영이 말을 해


'이렇게 널 보고 있으니까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도 같고 바로 어제 만났던 것도 같고 기분이 좀 이상해

아주 예전에 잡았었던 손인 것도 같고 얼마 전에 처음 잡아본 손인 것도 같고'



저 나무는 진무가 쳤던 결계와 비슷한 형태야

아주 높고 뽀족하게 솟아 있거든


'오랜만인지 어제인지, 예전인지 처음인지' 라고 말하는 조영에게


장욱은 '난 아주 또렷해졌는데' 라고 말을 시작해


'나는 계속

똑바로 너를 보고 있었던 거야

첫눈에 알아본 그 때처럼 

눈 속에 푸른 빛을 가진 너를'



네가 조영이자, 낙수이며, 무덕이였던 것은 알지 못하였더라도 나는 계속 너의 '눈'을 봤고 그 눈의 영혼을 사랑했다는 이야기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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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조영이라는 사람의 영혼이 깃든 장소인 거고, 


눈에 키스를 한다는 것은 조영이라는 사람의 영혼 전체에 건네는 키스라고 할 수 있어


//


마지막으로 보내는 연서 전의 대화야


'우린 서로를 첫눈에 알아봐선 안 될 운명이었나봐' 라고 영이가 먼저 말을 시작해


자신이 장욱을 찌르던 순간의 기억이 떠올랐고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한 말일거야


장욱은 말해


'내가 태어나면서 너의 아버지가 죽었고 넌 그 복수로 나를 죽였지

그래 그 지독한 운명대로면 우린 만나선 안 됐을 거야'


이건 영이가 복수심으로 나를 죽였다는 의미 보다는, 그 정도의 악연인 관계였다는 말로 이해됨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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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가 첫눈에 알아본 건 정해진 운명 때문이 아니야

우린 서로가 가장 간절하던 순간에 서로의 인생에 나타난 빛이었고

그에 따라온 그림자마저 안은 채 서로를 선택하고 사랑한거야'


나에게 네가 빛이었으며, 너에게는 내가 빛이었다는 말이기도 하고


또 너에게는 내가 그림자였을 것이며, 

너는 나에게 그림자이기도 했다는 말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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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만 채워진 공간은 '무'에 가까워

모든 곳이 밝기만 하다면 거기에는 오로지 빛만 존재한다는 말이 될 거야


하지만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거기에 무언가 존재한다는 걸 의미하고

그림자의 형태를 통해 우리는 그 사물이 무엇인지 유추할 수 있어


나의 그림자라는 건 나를 비추는 거울처럼 내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또 다른 방식이야

욱과 영은 서로가 서로를 비추고, 내가 누구인지 확인시켜주는 관계였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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