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염의 고향
순이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렸을 때 병으로 죽고, 줄줄이 어린 동생들 뿐이라
동생들 밥을 해 먹이고 집안 살림한다고 사랑이나 보호는 제대로 받지 못고 자라서
그녀는 점점 성격이 드센 아이로 성장한다.
그러다 아버지가 노름빚을 져서 어쩔 수 없이 순이는 윤옥이 집안 하인으로 팔려온다.
새경으로 받는 돈 죄다 집으로 보내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았는데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몇 년이 지나 이제 동생들도 제 밥값은 하는 상황이 되어서 한 숨 돌리려는 찰나
허염의 손녀인 허윤옥이 세죽원에서 허염의 일을 돕게 되며 순이도 함께 대호성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런 순이의 사정을 아는 윤옥이는 순이의 드센 성격을 나무라지 않았고
어린 나이에 고생하며 산 걸 알아서 일도 크게 시키지 않으며 자기 말동무처럼 대해주게 되었다.
아버지 챙기랴 동생들 뒷바라지 하랴 늘 마음이 분주했던 순이는 그 짐이 사라지자
홀가분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헛헛해지기만 한다.
결국 그 빈 자리를 윤옥이에게 집착하는 것으로 채우게 되었다
우리 아가씨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자기가 받고 싶었으나 받지 못한 사랑을 윤옥이가 받았으면 하는 대리 만족 같은 거였는데 그걸 몰랐던 거지
이런 둘의 관계가 대호성으로 온 이후 서로에게 조금씩 안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게 될 무렵
장욱을 연모하고 있는 윤옥이의 마음을 알게 된 순이
아가씨가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아가씨를 더 많이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길 바랐건만
장욱은 아무리 봐도 그런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장욱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아가씨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기도 어떻게든 돕고자 하나
저 놈이 뭐라고 우리 아가씨를 울리는지 계속 장욱에게 화가 난다
그렇게 3년이 지났는데 진전은 없고 어느 날 장욱이 혼인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열불이 나는데 아가씨는 아직도 마음 정리를 못하고 있어서 더 열이 난 상황
자꾸만 입이 더 거칠어지고 장욱 옆의 진부연이라는 여자도 꼴보기 싫어졌는데....
어느 날 눈 떠보니 왕이 바뀌었고 화조란 것도 사라졌다고 하고 큰 난리가 난 상황이다.
그게 나랑 뭔 상관이냐 싶어하던 찰나
진부연이 찾는다며 송림 정진각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윤옥이와 함께 정진각에 들어서니....
서율 도련님과 송림 어른들이 모여있고 진부연이 큰 결심을 한 듯 자기를 훑어보며
'저 아이에겐 술사로서의 자질이 보입니다. 가르쳐볼 만 하다 싶으니 정진각에서 거두시는 게 어떨까요'
이러는 게 아닌가?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진 순이와 윤옥
둘은 돌아가 고민에 빠지는데
무슨 소리냐 술사라니 말도 안 된다, 절대 안 된다는 순이와
'남은 생을 하인으로서만 살다 갈 수는 없지 않겠니 너도 이제 네 인생을 살아야지, 이건 기회야' 설득하는 윤옥
결국 윤옥의 설득에 넘어간 순이는 정진각에서 예비술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데
선발된 다른 한 사람이 노름방인지 뭔지에서 일하던 놈이라는 걸 알게 되고 서로를 한심하게 바라봄
그나저나 내 둘째 동생뻘은 되어 보이는 놈이 끝까지 반말인 거지
저딴 놈에게 질 수는 없지 싶어 집수 단계를 밟아나가며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권법도 배우고 기초체력 훈련도 하면서
서율에게 혹독하게 훈련을 받게 되는데
하인시절이 더 좋았다 싶을 정도로 서율의 훈련은 너무너무 힘이 든다
내가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해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고
술사 되는 거 그만 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서율은 평온한 얼굴로 '그러겠느냐? 그런데 술법이라는 게 말이다' 라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듣고 있다보면 이 사람을 도저히 말로 이길 수는 없다 싶어 제풀에 지치고 마는 것이다
팔려올 때도,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동생들과 떨어져 대호성으로 떠나올 때도 울지 않던 순이는 밤에 몰래 우는 날이 잦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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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과거, 서율과 진부연은 순이를 예비술사로 뽑는 것을 놓고 대화 중이다
'정진각 각주가 되셨으니 내 이제 모지리동무라 부르는 일은 그만둬야겠소'
장난스레 웃는 진부연(조영)
'욱이에게 제 친구로 인정받았노라 자랑하실 땐 언제고 또 저를 놀리시는 겁니까?
그냥 편히 전처럼 부르십시오'
서로 농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다시 순이를 선발하는 일을 놓고 대화를 이어간다.
'순이에게 술사로서의 재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치수까지 갈 수 있는 아이입니다.
그러나 순이에게는 응어리 진 부분 또한 느껴집니다.
자칫하면 어둠에 잠식당할 수 있으니 섣불리 힘부터 키우게 되면 도리어 화가 될 수도 있는 아이입니다'
부연은 걱정을 담아 이야기한다.
'만약 그리 된다면 제 손으로 저 아이를 벨 것입니다.
그리 되지 않으려면 우선 술력보다는 옳고 그름을 바로세우도록 이끌어야 되겠군요'
서율이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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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재,
순이는 훈련을 하다 다치면 세죽원에 가서 윤옥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싫다는 너를 설득해서 이렇게 다치게 했구나' 윤옥 아가씨가 걱정을 하니
또 그게 미안해서 절대 다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다.
몇 달 뒤, 정진각에는 전국 각지에서 술사가 되고 싶다며 예비술사들이 하나 둘 찾아온다.
옛날 버릇이 남은 순이는 그들에게 텃세를 부리고 싶지만
그리 하려면 저 놈들보다는 내가 더 잘 해야 한다는 건 또 알아서
새벽부터 일어나 저들보다 내가 먼저 집수에 오르리라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데 어쩐지 새로 들어온 예비술사들 중 한 사람에게 자꾸만 시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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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김도주-진무 3각관계 과거사도 보고 싶고
장강이 도화에게 반해서 직진하던 이야기랑 박진 김도주 실연당한 이야기도 보고 싶고
욱영-2세와 당구-초연 2세들 나와서 천부관 진요원, 송림 이어가는 이야기도 보고 싶다
욱영이 아들과 딸 낳았는데 딸이 진씨고 아들이 장씨라 서로 성이 달라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보고 싶어
내가 오죽 떠올리는 게 많으면 순이편까지 상상하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