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씨의 직업이 방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게 구씨라는 인물을 완성시키는 설정이라고 생각함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 조폭은 많이 사용돼
얘가 이만큼 쓰레기예요 라는 설정으로 사용되는거지만,
폭력에 꽤나 관대한 우리나라에서,
폭행 상해 공갈 협박 이런거는 심정적으로 진짜 쓰레기라고 생각안하잖아
이유가 있으면 할 수도 있는 짓이라고 생각하잖아.
성적인 거랑 관련만 없으면 뭐랄까, 사람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안에 있으니까
그 인물에 공감도 하고, 지금 손씻었으면 된거다,라고 넘어갈 수 있게 되지
원래는 착한인간이었어 환경이 그렇게 만든거지ㅇㅇ 이러고 넘어가지지
드라마 안에서 쓰레기라는 설정만 있지, 시청자 입장에서 '진짜 쓰레기'라는 생각은 잘 안들게 됨.
이건 어떻게 말하면 서로 속이는 거라고 생각해.
시청자는 '쓰레기로 설정되어 있지만 쓰레기가 아닌 인간'을 꽤나 마음 편하게 응원할 수 있게 되잖아.
드라마에서는 쓰레기라고 열심히 묘사는 하지만,
시청자로서는 허용할 수 있는 범위내의 인물이라서
대~~충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다~ 행복해도 돼요~~
자 서로 사랑하고 힐링합시다 끝!!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어물쩍 넘어가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시청자는 전혀 찝찝하지 않지.
진짜로 마음 속 깊숙히 그 인물이 쓰레기라고 생각안하니까.
근데 성과 관련된 거는 얘기가 다르지
남자가 그걸 이용해 돈을 버는 인간이면 벌써 토나오지.
본인이 호스트다? 호스트 마담까지 했다?
명동 백화점에서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호빠니 어쩌니
욕지거리하면서 수금하는, 부끄러움도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조폭이다?
더구나 여자를 만나고 사랑하고도 다시 돌아가서 그 짓거리를 하는 인간이다?
이걸 시청자가 어떻게 이해하냐고. 절대 이해할 수가 없는 인간이야.
이거는 명확하게 시청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간 인간인거지.
혹자는 왜 굳이 그런 직업인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작가는 저런 인간이라도 이해하라고 저렇게 쓴게 아니라,
시청자가 절대로 이해할 수 없게 하려고 저렇게 쓴거라 생각해.
작가는 대충 어물쩍 넘어가지 않고 시청자에게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어.
절대로 외면할 수가 없게 아주 눈 앞에다 갖다 대놓고 보여주고 있어. 특히 오늘 회차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을 벗어난 인물이라면,
오히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직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어.
그래서 구씨라는 인물이 어떤 인간인지 한꺼풀씩 벗기면서 시청자들에게 묻고 있는 거 같아.
'정말?? 이래도 용서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
'과거 잊어버리고 미정이랑 행복해지라고 정말 말할 수 있어?'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
이렇게 묻고 있는거 같아.
그리고 구씨 본체가 연기를 너무 개쓰레기 새끼같이 잘해서 더 그렇게 묻는 것 같아짐.... 연기 진짜...
절대로 위 질문에 속시원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인물을 데려다놔야
서로를 속이지 않고 위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무거운 답을 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작가가 지금까지 이야기를 풀어온 걸로 봐서
미정이와 이루어지든 아니든 내 심리적 마지노선 밖의 인간, 내 인생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인간이
나름의 해방을 맡게 될 수 있을거라고 믿어. 아니 그랬으면 좋겠어.
결말까지 잘 쓰는 작가가 진짜 없는데,
나저씨는 결말이 용의 눈을 그려넣은 듯 완벽한 결말이었어서
이번 드라마도 결말이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