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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해방일지 4회 엔딩 소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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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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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주워오겠다던 그의 발길이 향한건, 반대 방향이었다. 

우리의 의문에 찬 시선을 올곧이 받아내던

그의 입술이, 잠시 꾹, 다물렸다. 


뒤돌아선 그가, 한 발, 땅을 문지른다. 

곧이어, 다른 한 발이 땅을 차오른다. 

땅먼지가 훅, 일며, 

반대쪽 발이 곧바로 앞을 내지른다.

상처입은 발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순식간에 푸른 밭을 바람보다 빠르게 질러가는

타닥 타닥 뛰어가는 발소리. 


언제나 느릿느릿, 

쏟아지는 비도 피할 줄을 모르던 그가, 

달린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그리고, 


날아오른다.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마치 한 마리 짐승이 된 것 처럼. 

모두가 돌아가려 했던 그 길을 서슴없이, 

뛰어넘는다. 

이런 것쯤,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건너편에 착지한 사내는

터덜터덜, 걸어가 모자를 집어든다.

다시 이 쪽을 향하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그는 물었었다. 


-확실해? 봄이 오면. 너도 나도. 다른 사람 돼있는거.

-확실해.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 


나는 그를 바라본다. 

저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구씨.

땀투성이 티셔츠를 걸쳤을 뿐인, 

그저 농가에서 한량처럼 일하고, 술만 먹던 그 사내.

나처럼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보였던 남자. 

하지만. 


지금 나는 알 수 있다. 

그는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 


모자를 손에 쥔 그가 숨을 들이마신다. 

공기를 폐에 가득, 팽팽하게 채운 그가, 

다시, 달린다.  


마치 동면에서 깨어났다는 듯이.

생명력으로 가득 차서. 


그가, 달려온다.

지긋지긋한 중력에서 벗어나듯이,

그렇게 날아온다.

있는 힘껏, 

전력을 다해서, 


나의 앞으로. 

나의, 마음으로.


단 한 순간도 뗄 수 없는 시선으로 

나는 어쩌면 이 순간 그를, 

추앙하고 말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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