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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기상청 이 리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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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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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73641


병치와 짜임은 먼저 시그널, 체감온도, 환절기, 가시거리, 국지성 호우, 열섬현상, 오존주의보 등 소제목이 가진 은유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결혼식을 앞둔 관계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감지한 주인공의 마음과 불안정한 대기를 암시하는 시그널을 나란히 겹친 대사가 눈에 띈다.

“신호는 단순하다.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색깔과 진동으로, 이 세상에 안전한 것은 없다고 계속해서 내게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1화 시그널), “환절기는 애매하다. 옷을 두껍게 입기도 얇게 입기도 뜨거운 걸 먹기도 차가운 걸 먹기도 망설여진다. 그래서 설명할 수 없는 지금 이 감정이 보내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인지, 새로운 계절에 대한 설렘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3화 환절기) 대사는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지도 모르는 변화의 심경을 담아냈다. 시청자들은 온라인상에서 기상과 사랑의 관계에 대한 탁월한 은유를 호평했다. 


병치와 짜임의 시각적 발현도 눈여겨 볼만 하다. <기상청 사람들>은 드라마로서는 과감하게 다큐멘터리적 요소들을 담아냈다. 제 1화에서는 이 드라마가 다른 전문직 드라마와 차별화된 지점을 극대화해서 보여주었다.

급작스레 떨어진 우박으로 교통사고가 나고, 비닐하우스가 손상되며, 경비행기 기체가 손상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몽타주로 나열됐다. 또한 호우주의보를 내린 기상청 상황실을 시작으로 고속도로 상황, 퇴근길의 시민들의 분주한 모습, 긴급하게 교신하는 해양경찰, 수문을 열어 방류하는 댐, 배를 정박하는 어민들과 호우 대비하는 공사장의 모습을 스케치하듯 파노라마처럼 보여주었다.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은 자료화면적 성격의 상황묘사라 할 수 있다. 주연 배우 없는 상황설명 영상을 비교적 길게 편집해서 넣은 데에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강렬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최근의 전문직 드라마들이 ‘기승전 러브라인’의 시기를 거쳐 ‘연기자를 통한 직업세계의 묘사’+ ‘러브라인’으로 한 단계 진보했다면, <기상청사람들>은 다시 한 단계를 뛰어 넘어 ‘연기자를 통한 직업세계의 묘사’+ ‘러브라인’+‘연기자 없는 묘사’라는 시각적 구성을 시도한 것이다. 연기자 없는 다큐멘터리적 묘사 덕분에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극대화되고, 주인공의 사랑도 설득력을 부여받게 된 듯하다. 

병치와 짜임의 또 다른 면은 삶에 대한 통찰에서 발견된다. 선영 작가는 JTBC 뉴스와 흥미로운 인터뷰를 했다. "날씨만큼 종잡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사랑만큼 변화무쌍한 날씨를 예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날씨와 사랑 모두 의지와 무관하게 흘러가지만, 그럼에도 그 시간을 견디고 책임지며 성장해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중략)




다만, 드라마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진하경, 이시우, 한기준, 채유진 네 명을 다양한 방식으로 짝을 이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부분은 견강부회로 보였고 설득력이 떨어졌다. 힘들 때마다 예전 커플이 만나서 고민을 토로하고 상담한다는 설정은 무리수로 보였다.

송강이 갖고 있는 천부적인 기상에 대한 혜안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어릴 적 시우라는 이름을 받았다는 평면적인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료적인 기상청에서 하급 직원이 과장의 의견에 사사건건 반대 의견을 거침없이 내놓는 것이 개연성이 있는 것일까? 이혼을 결심했다가 나중에 경고용이었다고 방향을 바꾸는 엄 선임의 아내 이향래의 서사도 불충분했다. 마지막 화에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풍경은 더욱 세계의 의지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기상청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선택해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와 풍부한 서사를 통해 삶을 묘사한 획기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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