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outu.be/_xuCKpgdMJ0

꿈입니까

꼬집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전하께서는 꿈에서조차 꼬집을 수 없는 분이고

처음엔 그저 까칠한 사내인 줄 알았는데

오만하고

예민하고, 어딘가 상처가 있는 듯한,

사실 항상 그런 찡그린 얼굴이었던 건

사방에 목숨을 위협하는 적들 틈에서

누구도 시키지 않았고 남들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한데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을 감당하시느라였지요.

제가 그저 순수히 감동하여 내뱉은 진심에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으시는데

그게 왜 당황스러웠는지

주제에라느니 하찮다느니 저를 무시하면서도

사실 제 능력을 가장 알아봐주셨지요.

그런 분이셔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위험을 감수하고 구하고 싶었나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높으신 분이었다니

그에 비하면 저는 그저 종에 불과한데

왜 그런 저에게 따뜻한 말과

다정한 미소와

진심 어린 걱정을 해주시는지

왜 그런 속 얘기를 하고

손을 잡고

꽃을 보여주시는지

왜 마음까지 주려 하시는지

제겐 너무 과분합니다.

충으로 모셔야 할 주인 이시온데

왜 자꾸 이상한 생각이 나고

얼굴은 왜 후끈거리는지

숨은 왜 이리 벅차고

심장은 왜 이리 뛰는 건지

온 신경이 전하의 안위에 쏠려있고

부디 무탈하셨으면

그뿐이어야 하는데

의식하면 안 되는데

꼭꼭 숨겨놓은 이 마음을

들키면 안 될 텐데

보고 싶을 때 가끔

꿈을 꿉니다.

꿈에서조차 함부로 어찌할 수 없고

용기를 내어 손을 뻗어봐도

신기루같이 사라지지만

저는 계속 그립나 봅니다.

눈 녹듯 내려앉아 스며들어

영원히 잊히지 않는 꿈처럼
- 산,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