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outu.be/5XV972s9w1c

제 마음에 전하가 없느냐는 물음에

전하보다 동무들이 더 소중한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감히 답할 수가 없었지만,

사모하지도 않는 이라는 말이

비수가 되어 꽂혔지만,

하나 말할 수 있는 건

전하의 여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작고 하찮은 궁녀따위가

목숨을 다 해 전하를 지키며

바라던 가늘고 길게 사는 삶을 져버렸고

전하께서 짊어지고 있는 것들의 무게에

가끔 제 숨이 막힐 것 같아

제 소소한 일상의 몇 없는 기쁨마저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단 한 번도 후궁이 되길 바란 적 없습니다.

이미 보잘 것 없는 제 인생이 전하로 인해 흔들립니다.

전부를 내어준다면 전부를 바랄 것이옵니다.

전하께서는 그리할 수 없는 분이시란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요.

전하가 소중해요.

그리고 그런 제 마음도 소중해요.

그러니까 절대로 제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지 않을 거에요.

잠시 설레었다가

현실을 자각하고

비참함의 반복에서

자꾸 새어나오는 마음을

누르고

감추고

떠나 보내려 해도

자꾸 그게 안 됩니다.

전하의 여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저를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놓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나를 놓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