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리뷰) 옷소매 리뷰라 하기에는 부끄러운 잡담/망상 (작성 중)
1,270 9
2021.12.29 23:19
1,270 9

그냥 망상처럼 쓰는 글이야. 너그러이 봐줘 ㅋㅋ




덕임은 늘 생각이 많은 궁녀였다.
생각이 많고 또 영민하기도 하였다. 빠릿빠릿 야무지게 일 잘하고 구중궁궐을 어지간한 상궁들 이상으로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지밀 나인들 특유의 잘난 체도 없었다. 또 의외로 입이 무거워, 함께 일하는 나인들은 대부분 덕임을 좋아했다. 비록 소주방에서 밤을 서리하는 일이나 누군가의 버선에 개구리알을 잔뜩 넣는 장난을 위해 그 머리가 작동하는 일이 잦아서 문제일 따름이었다.

덕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누군가의 농간이었지만, 그래도 어려운 글이나 책을 필사하는 것이 좋았다. 서고의 창 밖에서 들려오는 옥음을 따라 적으며 내용을 깨닫는 것도 즐거웠다. 세상 무섭고 두려운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인으로서 당연히 웃전들이야 경외하였으나, 기본적으로 그들은 닿지 않는 하늘, 잡히지 않는 바람 같은 이들이었다.

어린 시절, 흉흉한 분위기의 서고에서 병풍 뒤에 숨어 책을 찢어낼 때조차 사실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함께 밤길을 걸었던 배동아이를 가끔 생각하긴 했지만 알 바 아니었다. 세손을 연못에 빠뜨렸을 때도 일단 아무 일도 없음에 안도하고 이 망할 반성문만 써 내면 이대로 조용한 서고를 청소하며 있는 듯 없는 듯 동무들과 함께 살아갈 자신이 있었다.
가끔 서고에 오는 키 크고 잘난 척이 심한 겸사서 나으리는 소문만큼 대단한 미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고 좋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손과 함께 이 겸사서가 처벌 받을까봐 주상전하까지 알현해서 빌었더랬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때까지도 덕임은 그렇게까지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여전히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을 하지 않았다.

첫번째로 머리가 새하얘졌던 순간은 그 겸사서가 누구인지 알았을 때 였다. 그동안 그에게 했던 언행들을 생각하니 식은땀이 흘렀지만, 화가 나기도 했다. 거기다 반성문 때도 느꼈지만, 세손은 정말로 빡빡한 사람이었다. 제왕이 될 분들은 다들 이렇게 말은 안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짜증을 내다 버럭하는 사람들이란 말인가.
가뜩이나 많은 생각들이 더 많아졌다. 그닥 안 하고 살았던 고민이란 걸 하기 시작했다. 뭐 이런 걸 하나 싶던 계례는 작은 설레임 한 조각도 남기지 못 하고 끝나버렸다. 댕기머리를 새앙머리로 올리며 덕임은 한번 더 결심했다. 역시 이대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겠다고.

그러나 마냥 커다란 산 같던 그 사람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이루고 싶어 참는 것이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견딘다는, 언젠가는 힘이 생길 거고 그 힘으로 수많은 이들을 도울 것이라는 간절한 소망과 그저 곁에 있어달라는 속삭임에 마음의 문이 열려 버렸다. 그 눈물을 닦아주고 터진 입술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비록 일개 나인이지만 그를 정말로 지켜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덕임은 이것이 자신의 충심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물에 빠져버렸다. 




처음에는 한두 단락이면 될 줄 알았는데, 
원래 15회의 용포 소매 잡는 장면 때문에 마음이 동했던 건데,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일단은 여기까지만...
이 글에다 그냥 조금씩 마저 쓸게 ㅎ 막방 전까지는 다 써야지...
막방은 울면서 볼 테니 ㅠㅜ

읽어줬다믄 너무 고마워!

목록 스크랩 (0)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도르X더쿠] 올영 화제의 품절템🔥💛 이런 향기 처음이야.. 아도르 #퍼퓸헤어오일 체험단 320 01.08 19,88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14,7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195,75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454,44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499,909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453,258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7 25.05.17 1,111,198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1 25.05.17 1,163,537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1/8 ver.) 129 25.02.04 1,763,362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118 24.02.08 4,523,281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25,059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9 22.03.12 6,919,004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684,001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774,642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99 19.02.22 5,909,71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076,5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123620 잡담 모범택시 구전설화같던 대위 김도기 직접 보니까 평행세계같다 1 10:53 14
15123619 잡담 마이데몬 이쁨 오프닝 1 10:52 6
15123618 잡담 경도 부모님 반대도 없어보이는데 1 10:52 14
15123617 잡담 은애도적 어제 1,2화 달렸다 ㅋㅋㅋ 이번주 본방 볼려고 10:52 5
15123616 잡담 오인간 첫방 다가오니까 뭔가 존나 재밌다 10:52 35
15123615 잡담 메인코에 조여정 특출 아니지? 10:51 11
15123614 잡담 오세이사 손익 진짜 72만이었네 1 10:50 152
15123613 잡담 ㅇㄷㅂ 푸바오 캐릭터 진짜 독보적이다ㅋㅋㅋㅋ 1 10:50 79
15123612 잡담 모범택시 대위 김도기 어서오라 마지막은 오지 마라 1 10:50 16
15123611 잡담 오인간 여태까지 뜬걸로는 혐을 1도 못느낌 3 10:50 89
15123610 잡담 메인코 실화 바탕이야? 1 10:50 19
15123609 잡담 난 만약에우리 낼보러가 3 10:50 26
15123608 잡담 모범택시 지금 왜 오후 9시가 아닌거지.. 2 10:49 26
15123607 잡담 모범택시 이번 시즌은 영화보는거 같아 1 10:49 25
15123606 잡담 모범택시에서 이제훈 부캐 몇개 정도 나왔지? 2 10:49 23
15123605 잡담 오인간 기찻길 자기애 넘치는 커플이 스냅찍으러 간거 같음 3 10:48 100
15123604 잡담 만약에우리 만났다 헤어졌다 반복하는 연인 얘기야? 5 10:48 73
15123603 잡담 메인코 기현이 때문에 눈 돌아가는 백기태 보고싶다 3 10:48 17
15123602 잡담 티빙에 빌런즈 이민정 나오는 드라마 10:47 90
15123601 잡담 오인간 이때 너무 예쁜데 4 10:46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