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된 휘가 마음을 정리할 때 찾는 어둡고 조용한 길
안전하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휘에게 지운이는 불을 밝히고
그 길을 가는 휘의 시선 끝에 언제나처럼 서있었지

이미 그 전에
휘가 폐세자가 되어 삶의 터전에서 버림받아 떠났던 길에서도
앞으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그 길에 붉은 리본으로 지운이는 마음을 위로했고
휘의 시선 끝에 걸린 지운이는 또 하나의 위안이었어

어쩌면 신비로웠던 그 밤도 같은 모습이었을지도 몰라
외로웠던 세자의 자리에서 햇살처럼 지운이가 찾아왔을 때
반딧불이의 빛들을 쫓았더니 그곳이 곧 내 마음의 길이었고
그 황량했던 길을 꽃과 빛으로 환하게 만들어둔건 지운이었고
또 그 길의 끝엔 지운이가 있었어
또다시 여기서
드라마 안팎으로 여러번 등장했던 가시밭길 이야기들이 생각 나는데
휘가 걷는 길, 걸어갈 길이 모두 평탄하지 않고 그저 가시밭길이지만
황량해 보이는 가시밭길도 꽃잎을 뿌려주며 우직하게 함께 걸어줄 사람이
휘에겐 곧 지운일 뿐이라는게 마음을 울려
정주서가 원한다면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휘에게
기다려왔다고, 더 오래 걸렸다면, 그래도 기다렸을 거라고 말하는 것조차
더 크게보면 휘의 삶의 길에 대한 지운이의 변함없는 마음 같아
실질적인 공간으로서의 길을 넘어
휘가 살아가는 현실적인 삶의 길에 대해서도
휘가 볼 수 없는 곳에서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도우면서
휘가 그 길을 따라 어디선가 기다릴 지운이를 찾아와주는 것을
우직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 같아
정말 지운이는 언제나 그래왔지
10년 전 담이가 지키지 못했던 그날의 약속도
지운이는 10년을 기다리고, 담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기다림을 멈추게 되었으니까
어린 지운이는 가시밭길까진 몰랐던 순수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의 지운이는 이미 휘의 길이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잘 아는 상황인데도
다른건 다 상관없고 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고
내 전부라고 말하고
그의 삶의 발자취나 걸어온 길이 중요한게 아니라
앞으로 걸어갈 길이 험난하지 않고 밝기만을 바라는 사람이니까
결국 꽃을 뿌리고 걸어도 가시덤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함께 아플 수 밖에 없는데도
너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곁을 곧고 우직하게 지키면서
언제나 휘의 마음이 허락되길 기다리는 그 마음이 너무 아려오는 것 같아
다만 지운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거치고 아픈 가시덤불이라는걸 곧 알게 될텐데
어쩌면 스스로가 곧 가시덤불 자체 같아서 휘에게서 벗어나보려 할지
아님 스스로를 희생해서 가시덤불을 온몸으로 막고 대신 휘를 지나가게 해볼지
알 수 없지만
결국 무슨 짓을 해도
어떤 형태로든 휘에게 가시밭길이 끊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테고
결코 휘 혼자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게 내버려둘 수 없을 것이니
그 길이 외롭지 않게 밝혀주는 것이 무엇일지는 몰라도
애달픈 인생 길목 곁에 우직하게 서있는 건 또 다시 지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