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하기 좋은 새벽..
혼자 엔딩들을 되새기면서 생각해본건데
지운이가 휘의 마른 땅에 밀려들어온 바다같다는 생각을 했어

E01 (기다리는 지운이에게 가려다 한기재에게 막히는 담이)
사실 몇번의 만남이 있었을 뿐
담이에게 소중한 것인 윤목을 내어주려던 그 약속부터가
담이와 지운이의 본격적인 시작이었을텐데
수많은 장애물 (찐휘의 부탁, 복동이의 감시) 속에서도 담이는 인연을 찾아가려고 했지만
결정적으로 한기재와 부딪히면서 막혀버렸어
이게 시작되는 담지운의 인연을 끊어버림과 동시에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이야기의 서막에 딱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본질적인 나를 가리고 있는 휘라는 겉모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나를 찾으러 가는 담이, 그리고
그 길을 막고 있는 한기재
원래 담이를 향해 흐르던 바다였는데
휘라는 이름으로 둑을 쌓아 차단되어 버리고
담이는 홀로 남겨져 더욱 메마른 땅이 되어버린 느낌이야

E02 (휘가 가슴가리개를 정돈하던 중에 마주친 휘와 지운)
휘의 비밀이 그날따라 우연찮은 일로
잠시 드러나버린 날이야
그동안 단단히 막아둔 휘라는 둑이 구멍이라도 나서
그 사이로 물이 흘러들어오듯
휘의 진짜 모습이 스치듯 비쳐 지나간 순간
귀신같이 운명처럼 지운이가 그 자리에 나타났어
그렇게 막혀있던 두사람의 인연이 운명처럼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지

E03 (휘는 선을 그었지만 다시 이어지는 인연)
원래 작은 구멍이 뚫리는 건 어려워도
한번 뚫린 구멍이 커지는건 시간 문제야
지운이의 정체를 알게 된 휘는
비극적인 관계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선을 그었지만
이미 지운이는 휘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운명이라는듯
두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시 만나게 돼

E04 (휘에게서 다시 시작되는 마음)
지운이는 쉴새없이 휘를 자극시켜
이미 흔들리기 시작하는 마음 사이에서
휘는 최대한 냉정을 지켜보려 하지만
지운이의 진심어린 마음과 행동들은
그동안 쌓여있던 휘의 둑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고
그렇게 지운이는 그동안 적셔지지 않아 말라있던 휘의 땅에 흘러들어오게 되지
휘의 마음 속에 다시 지운이가 밀물처럼 밀려오기 시작하는거야

E05 (맞닿기 시작하는 시선)
휘에게 이제 지운이가 차올라 있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물이 차오른 땅은 자연스레 섞이게 되지
지운이의 마음과 시선도 휘를 향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시선은 맞닿기 시작해

E06 (한뼘 자란 사람은 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마른 땅에 물이 스며들면
생명력이 움트게 되고
땅도 숨을 쉬며 고르게 정돈이 되는 법
바다 속의 땅은 굳어있지 않고 물의 흐름에 따라 섞여가듯
조금씩 휘도 원래의 물기를 머금은 따스한 마음을 되찾아
굳은 땅 표면 밑에 숨겨져 있던 본모습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뼘이 자라나고, 자라난 모습으로 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것처럼 보여

E07 (내 움직임이 그동안 지켜온 선을 넘어가기 시작할 때)
바다에 파도가 일렁이고
그 안의 수많은 생명들이 오가면서
바다 속 땅 역시 더 깊은 곳까지 그 영향을 끼쳐가겠지
휘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순간
더 깊이 숨겨져 있던 마음까지 표면으로 드러나고
어느순간 자신이 넘지 않던 선까지 넘어가며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을거야

E08 (숨어있던 마음이 실체가 되어 나타나다)
가장 깊은 곳에 숨어있던 담이의 마음은 무엇일까
그 끝엔 마지막 행복했던 기억인 지운이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그 마음까지 물이 닿아 뒤섞여 올라와
숨어있던 마음들이 모두 실체가 되어 둘 사이에 공존하게 되는 것 같아

E09 (우리의 마음이 같다면 그 앞에 솔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휘와 지운의 사이는 사실 잔잔할 수 없어
끊임없이 짓누르는 환경들, 휘말리는 싸움들, 근간에 있는 비극의 서사들
수많은 환경들이 거센 파도로 소용돌이치게 할거야
거센 환경들은 물과 땅이 구분가기 어렵게 뒤섞이게도 만들겠지
자연스럽게 섞여가며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어쩌면 더 빨리 깨닫게 된 걸지도 몰라
휘에게 밀려들어온 지운이 그것을 깨달아버린 순간 숨길 이유도, 물러설 이유도 없었던 건 너무 당연할지도

E10 (서로를 위해 다시 긋는 선)
그렇지만 휘는 이 이야기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너무 잘 알기에
그리고 언제든 다시 가로막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더 잘 알기에
휘는 걷잡을 수 없을만큼 섞여 마음보다 깊은 곳에 도달했을 때에
지운이에게 상처줄 수 밖에 없는 것들 까지 올라올 걸 알고
다시 가라앉아 물과 흙이 분리된 선을 가지길 바랐던 것 같아
하지만 이미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다가 갑자기 잠잠해지긴 어렵지
계속 건드릴 수 밖에 없는 걸 알고 있으니 지운이는 휘에게서 빠져나가기로 선택한 것 같아
자연스럽게 휘가 허락한 부분에만 닿을 뿐
억지로 파낼 생각이 없기에 더더욱 휘의 행복을 위해

E11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서 비밀이 떠오르다)
그렇게 지운이는 썰물처럼 밀려갔지만
썰물이 빠져나간 곳은 지난날처럼 굳어있지 못해
숨어있던 것들이 드러나고, 감춰온 것들이 제 모습을 보이게 되는거야
그렇게 휘의 비밀들과 주변에 감춰져 있던 것들도 점차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E12 (더이상 밀어내고 싶지 않은 마음)
더이상 메마른 땅이 아니라는 것
더이상 예전의 모습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어쩌면 내 인생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기 시작하면서 휘는
지운이에게만은 더욱 솔직하고 싶었을 것이고
이전처럼 밀어내지 않고 그저 다시 받아들이고 싶었던 것 같지
어느새 자연스레 밀려들어온 지운이를
솔직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휘의 진심이
비밀을 처음으로 스스로 드러내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
언제나 휘에게 지운이는 촉촉히 스며드는 빗물같고
휘의 마음의 씨를 뿌릴 연못같았는데, 밀려오는 바다처럼도 느껴지면서
숨죽여 있던 휘에게 생명력을 전해주는 존재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이제 더이상 휘가 메말라 있는 일은 없겠지만
두 사람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없는 한 계속 환경에 이끌리며 밀물과 썰물을 반복할 수 밖에 없을텐데
주변의 방해없는 둘만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면서 흔들림없이 서로를 지키고 공존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움트는 미래가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