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물이든 로코든 어떤 드라마든 캐릭 관계성에서 급발진없이 점진적으로 쌓아가는게 너무 좋은데 준솔에이가 딱 그랬어
준휘는 감정을 숨기는쪽에 가깝고 솔에이는 감정을 거의 숨김없이 드러내는 편인데 이게 얘네의 관계성에서 정말 미치게 중요한 포인트임
준휘는 힘든 것도 아픈 것도 다 숨기잖아
2회 로비씬에서 보면 솔이가 손에 상처보고 약바르자 그래도 됐다그러고
그리고 나는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건 아닙니다' 그 포스트잇도 준휘일거라고 생각했던게
솔이가 어떻게 다들 아무렇지도 않냐구요! 하면서 골룸아저씨한테 말했던게 복사실인데 그때 복사실에 온 학생이 없었음
그때 복사실 안에 들어오진 않아도 근처까지 와서 솔이가 저 말한걸 들어야 포스트잇에 그렇게 쓸 수 있는데 그게 누구일까
솔이가 복사실 알바하는걸 준휘는 알고있고(하면 나 여기 알바 시켜주는거에요!)
그래서 솔이를 찾아갔다가 삼촌 뉴스보면서 얘기하는 솔이를 보고 차마 들어가지는 못하고 도서관으로 가서 솔이 책상에 자기인걸 드러내지않도록 존댓말로 포스트잇을 써서 붙여놓고 조용히 자신의 아픔을 삭히기 위해 운동장을 달리러 나가지 않았을까
(솔이가 그 포스트잇보고 두리번거리는 씬 뒤에 씬이 겹치게 연출되면서 준휘가 운동장을 달리는 모습이 나온게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연출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음)
그런데 솔이는 그런 준휘를 자꾸 두드려
됐다고 하는데도 굳이 다시 붙잡고 원장님앞에서도 자꾸 나를 설득하겠다 아님 제 손으로라도 하겠다 그러고 골룸아저씨한테도 해내면 어쩔건데요 그러고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다들 아무렇지도 않냐고 열내고
결국 준휘 자신의 변호도 해내고 부검조작도 밝혀서 살인혐의도 벗게 해주고 자신도 믿지 못한 자신의 무죄를 솔이는 자신을 믿어주고 무죄를 밝혀줬어
여기서 이미 준휘는 솔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함
나도 못믿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어떻게 안 좋아해
그리고 은은한 데칼씬들 보는 재미가 있는게 8화 로비씬이랑 10화 로비씬인데
8화 로비씬때 보면 솔이가 정의의 여신상을 가리키면서 '하면 된다고 될거라고 희망고문하면서' 라고 말하고
10화에 로비에서 술마실때도 보면 '하면 된다는 개뿔 (고개들고 정의의 여신상쪽을 쳐다보면서) 희망고문이야' 라고 말하거든
솔이는 우리 드라마에서 '정의'를 상징하는 캐릭터라 그런가 정의의 여신상을 보면서 하는 '희망고문'이라는 대사가 참 가슴에 박히더라
중의적인 느낌으로도 들리는게 대사를 직관적으로 볼때는 단순히 성적이 마음대로 나와주지 않는것에 대한 한탄같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한탄으로도 들리더라고
정의를 실현하는건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이는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정을 불태우는 캐릭터잖아
그렇기 때문에 나말고 진범 잡으라 그래놓고 먼저 가는 솔이를 바라보는 준휘의 시선이 솔이>정의의 여신상>솔이로 가는 것도
메이킹 보면 지문에는 그냥 가는 솔이를 지켜보는 준휘라고만 되어있는걸 보니 연출로 의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아 그리고 메이킹에서 보면 원래 장소도 로비가 아니고 야외던데 처음에는 야촬보다 세트장촬영이 편해서 바꿨나 싶었거든 근데 이 씬 분석하다보니 정의의 여신상이 필요한 연출이라 장소를 로비로 바꿨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리고 이 뒤의 씬에서 나오는 준휘의 솔이를 향한 도움 방식도 좋았어
8회에서는 그래서 기출해설 필요없다고? 하고 솔이 기출해설을 도와주고 10화에서는 속쓰리면 나오라며 해장국을 끓여주잖아
자신의 감정 잘 드러내진 않는 준휘의 아프고 힘든 부분을 솔이가 알아주고 도와주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솔에이의 아프고 힘든 부분을 준휘가 묵묵히 들어주고 도와주는
이렇게 서로가 힘들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도와주는게 너무 좋아
서로를 믿어주고 내 일을 어쩌면 나 자신보다 더 걱정해주고 도와주는 관계라 민법812조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한쌍이 아닐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