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남아 있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볼 때마다 의도했던 바가 잘 전달된 것 같아 감사하고 기쁜 마음입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을 집필한 작가 이강이 11일 서면을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KBS 2TV '드라마 스페셜'에서 '다르게 운다'(2014), '액자가 된 소녀'(2014), '아득히 먼 춤'(2016) 등의 작품을 선보여 온 이 작가는 '오월의 청춘'을 통해 처음으로 12부작의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를 선보였다.
또 독일 유학을 꿈꾸던 간호사 김명희(고민시 분)의 비극적인 죽음과 41년 동안 그 슬픔을 안고 살아온 황희태(이도현·최원영)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 작가는 "타인의 슬픔을 위로하는 가장 진정성 있는 방법은 '당신의 슬픔을 안다'고 깊게 공감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드라마는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매개체이기에 시청자들이 우리 작품을 통해 그 슬픔에 공감하고 남아 있는 분들께 따뜻한 손길을 건넸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종종 정치적 논쟁이 불거지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만큼 이 작가는 "제작진 모두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이 이야기로 인해 남아 있는 분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는 것이었다"며 "작품으로 인해 불필요한 논쟁이 생긴다면 불필요한 상처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 최대한 잡음 없이 조용히 작품을 마치는 것이 목표였다"고도 말했다.
광주 출신이 아닐뿐더러 80년대를 겪어보지도 못했다는 이 작가는 "걱정이 많고 고증에서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사투리의 경우에는 전남 출신인 정욱진, 김보정 배우님에게 감수를 받은 덕분에 모든 대사를 살아있는 '입말'로 만들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오월의 청춘'은 비록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했지만 네 청춘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극의 초·중반에 충실히 담아내며 정통 멜로의 성격도 보였다.
이 작가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희태가 명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돌아봐라'를 되뇌는 장면을 꼽으면서 "지문과는 다르게 내레이션으로 연출이 되면서 애절한 감정이 들어간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네 주연 배우들에 대해서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고된 일정에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작품에 임하는 모습이 네 명의 '헤르미온느'를 보는 것 같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 회에 등장한 명희의 기도와 희태의 편지에 작품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밝힌 이 작가는 "지금도 '밀물의 삶'을 견뎌내고 있는 또 다른 희태들이 슬픔에 잠기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가길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기도한다"며 "작품에 공감하고 함께 눈물을 흘려주신 시청자분들의 마음이 지금을 살아가는 수많은 희태에게 답장처럼 가닿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