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theqoo.net/BisRn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극본 이강/연출 송민엽)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 시청자들을 데려다 놓았다.
'오월의 청춘'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1980년 5월의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배경이다. 드라마는 역사 드라마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린 바 있다. 최근 시청자들이 역사나 실제 사건, 실존 인물을 다루는 콘텐츠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오월의 청춘'의 배경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주요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였다. 아픈 역사가 드라마 속 인물들의 로맨스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여러 시선 속에서 출발한 '오월의 청춘'은 황희태(이도현 분)와 김명희(고민시 분)의 로맨스를 주요 서사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게 된 사건을 시작으로 각자가 안고 있는 사연과 상처를 그렸고, 이수련(금새록 분)과 이수찬(이상이 분)이 만난 현실과 이들이 느낀 딜레마 등 주변인물들의 고민도 섬세하게 다뤘다.
로맨스가 중심이 됐지만 그 안에 녹아드는 사회적 배경도 놓치지 않았다. 황희태는 보안부대 대공수사과 과장인 아버지 황기남(오만석 분)의 폭력적인 훈육 아래에서 성장한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간첩으로 낙인찍힌 아픔을 가진 김현철(김원해 분)의 딸 김명희는 편견과 외압 속에서 꿈도 빼앗기고 만다. 양가 부모의 압박 속에 황희태와 약혼을 한 이수련은 지역 유지인 아버지의 배경을 둔 운동권 학생으로 번번이 신념을 의심당한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 가족의 더 안전한 삶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평범한 삶이 그려졌다. 평온한 일상과 무자비한 폭력이 만났을 때의 파괴력은 더욱 커지는 법. 섬세하게 그린 인물들과 차곡차곡 쌓은 서사 위에 맞닥뜨린 5.18 민주화운동은 더 큰 무게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다.
평온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던 인물들에 들이닥친 무자비한 폭력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어린 학생을 구하려던 젊고 유능한 사업가 이수찬, 학원 원장 선생님을 때리지 말라고 외치던 여고생 진아(박세현 분), 어쩌다 진압부대의 눈에 띄어 잡힌 시민들을 풀어준 경찰 최정행(정욱진 분)의 선의는 물거품이 되었다. 생이 끝나고, 삶이 초토화되는 순간은 예고없이 들이닥쳤다.
거대한 폭력을 마주한 인물들은 변화한다. 명희와 함께 광주를 떠나려던 희태는 자신이 과외를 하던 학생 진아가 진압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생사의 기로에 선 것을 계기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황하던 의대생이었던 그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 또 시민들을 잡아넣는 아버지 황기남을 본 황정태(최승훈 분)는 충격을 받았고, 이수련 역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누군가의 착한 아내와 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김경수(권영찬 분)의 내면의 갈등도 무게감있게 그려졌다. 운동권 학생이었다가 광주에 진압부대로 투입된 그는 실탄을 지급받지만 시민을 향해 쏠 수 없다며 머뭇거렸고, 그런 그를 두고 부대 상관들의 괴롭힘이 가해진다. 폭력을 강요받는 상황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이를 통해 당대를 산 이들이 마주한 참상의 무게를 보여주는 동시에, 총(폭력)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교과서 속의, 또는 40여년 전 사건으로서의 5.18이 아닌 그 시대를 안방극장에 소환한 '오월의 청춘'에 대한 호평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남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역사가 있는 만큼 비극적 결말은 이미 예고됐다. 핑크빛 멜로가 아닌 핏빛 현실에 놓인 인물들이 처할, 또는 선택할 운명은 무엇일까. 종영까지 2회를 남기고 있는 '오월의 청춘'의 마무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ichi@news1.kr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KBS 2TV 월화드라마 '오월의 청춘'(극본 이강/연출 송민엽)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 시청자들을 데려다 놓았다.
'오월의 청춘'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1980년 5월의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 배경이다. 드라마는 역사 드라마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알린 바 있다. 최근 시청자들이 역사나 실제 사건, 실존 인물을 다루는 콘텐츠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오월의 청춘'의 배경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주요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였다. 아픈 역사가 드라마 속 인물들의 로맨스를 강화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여러 시선 속에서 출발한 '오월의 청춘'은 황희태(이도현 분)와 김명희(고민시 분)의 로맨스를 주요 서사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게 된 사건을 시작으로 각자가 안고 있는 사연과 상처를 그렸고, 이수련(금새록 분)과 이수찬(이상이 분)이 만난 현실과 이들이 느낀 딜레마 등 주변인물들의 고민도 섬세하게 다뤘다.
로맨스가 중심이 됐지만 그 안에 녹아드는 사회적 배경도 놓치지 않았다. 황희태는 보안부대 대공수사과 과장인 아버지 황기남(오만석 분)의 폭력적인 훈육 아래에서 성장한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간첩으로 낙인찍힌 아픔을 가진 김현철(김원해 분)의 딸 김명희는 편견과 외압 속에서 꿈도 빼앗기고 만다. 양가 부모의 압박 속에 황희태와 약혼을 한 이수련은 지역 유지인 아버지의 배경을 둔 운동권 학생으로 번번이 신념을 의심당한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 가족의 더 안전한 삶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평범한 삶이 그려졌다. 평온한 일상과 무자비한 폭력이 만났을 때의 파괴력은 더욱 커지는 법. 섬세하게 그린 인물들과 차곡차곡 쌓은 서사 위에 맞닥뜨린 5.18 민주화운동은 더 큰 무게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다.
평온한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던 인물들에 들이닥친 무자비한 폭력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다. 어린 학생을 구하려던 젊고 유능한 사업가 이수찬, 학원 원장 선생님을 때리지 말라고 외치던 여고생 진아(박세현 분), 어쩌다 진압부대의 눈에 띄어 잡힌 시민들을 풀어준 경찰 최정행(정욱진 분)의 선의는 물거품이 되었다. 생이 끝나고, 삶이 초토화되는 순간은 예고없이 들이닥쳤다.
거대한 폭력을 마주한 인물들은 변화한다. 명희와 함께 광주를 떠나려던 희태는 자신이 과외를 하던 학생 진아가 진압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생사의 기로에 선 것을 계기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황하던 의대생이었던 그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 것. 또 시민들을 잡아넣는 아버지 황기남을 본 황정태(최승훈 분)는 충격을 받았고, 이수련 역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누군가의 착한 아내와 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김경수(권영찬 분)의 내면의 갈등도 무게감있게 그려졌다. 운동권 학생이었다가 광주에 진압부대로 투입된 그는 실탄을 지급받지만 시민을 향해 쏠 수 없다며 머뭇거렸고, 그런 그를 두고 부대 상관들의 괴롭힘이 가해진다. 폭력을 강요받는 상황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끝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이를 통해 당대를 산 이들이 마주한 참상의 무게를 보여주는 동시에, 총(폭력)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교과서 속의, 또는 40여년 전 사건으로서의 5.18이 아닌 그 시대를 안방극장에 소환한 '오월의 청춘'에 대한 호평도 더욱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남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역사가 있는 만큼 비극적 결말은 이미 예고됐다. 핑크빛 멜로가 아닌 핏빛 현실에 놓인 인물들이 처할, 또는 선택할 운명은 무엇일까. 종영까지 2회를 남기고 있는 '오월의 청춘'의 마무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