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출처 응팔갤

나는 재회신이 좋았던 게 보라가 이번에도 자기 마음을 숨기거나 억누르지 않고 내놓았다는 거였어.
물론 그럴 수 있지. 먼저 헤어지자고 해놓고 어떻게 다시 이런 말을 하냐.
그런데 보라는 그렇게 독하게 사시 준비하면서도 여전히 선우를 마음에 품고 있었던 거잖아.
그만큼 간절했고, 절박했고, 그리워했고.
보라가 오히려 자기 체면이나 부끄러운 거, 염치 없는 거 생각했으면 그 1% 운운하며 거기에 걸지도 않았을 거야.
그런데 그런 거 다 내버리고 선우 붙잡은 거잖아...
나는 오늘 정환이 내레이션에서 그만큼 간절했다는 말이 보라한테도 적용돼서 들렸어
그래서 보라가 선우야 우리 다시 만나자, 이런 대사가 아니라 그래서 결국 나는 네가 보고 싶었다고 자기 마음 말하는 게 너무 좋았어.
나는 그냥 그렇게 말도 안되는 1%에 걸만큼, 그래서 네 앞에서 이렇게 네가 내 소개팅 소식을 듣고 의식해주기를 바라는 그 부끄럽고 염치없는 마음까지 내보일 정도로 네가 보고 싶었다고.
선우가 제 마음을 처음 고백하며 보라에게 결정권을 맡겼듯, 이번에는 보라가 선우에게 제 마음을 보여주고 결정권을 준 걸로 보였거든.
진짜 선보라 서사는 인정해. 편집이 뚝뚝 잘라먹어서 좀 때려주고 싶은 거 말곤
<어제 선보라 서사가 좋은 이유>
| 사실 5년의 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야. 선우도 이별을 고려 못 한 건 아니지만 보라의 일방적인 통보로 헤어질 줄은 몰랐을 거야. 초반 선우가 보라에게 마음을 고백할 때는 일종을 여지를 남기고 그걸로 인해 선우가 계속해서 보라에게 다가갔지만 이별 장면에서 보라는 선우에게 단 하나의 여지도 남기지 않았어. 우연히 마주쳐도 선우가 먼저 지나치는 것만 봐도 선우는 보라를 너무 좋아했기에 받은 상처도 엄청 클거야. 보라는 선우를 여전히 그리워하지만 자신의 일방적 통보가 마음에 걸렸겠지 그리고 차가운 선우의 표정도 항상 웃던, 바보처럼 착하던 사람이 무표정으로 자신을 지나쳐가니 말이야. 아마 이별 후 마주칠 때마다 선우는 오늘 장면에서처럼 보라를 차갑게 대했을 거야 일관적으로. 이 새끼는 FM이잖아. 그래서 보라는 생각하지. 아 얘가 이제 날 안 좋아할 수도 있겠구나 .. 그렇지만 난 아직 선우가 그립다고.. 보라에겐 일종의 계기라는게 필요했고 우연을 가장한 마음 속 연출이 필요했어. 그냥 달려 가 나 돌아왔어 하기엔 용기도 안 나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니까. 보라 말대로 1%의 확률. 그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확률이라면 자기 맘을 드러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1%의 확률일지라도 선우를 보고 싶어했던 보라니까. 평범한 고백대사에서 가슴 지릿했던 건. 사랑 앞에 거창한 말이 뭐가 중요하겠어 사실..? 사랑했던 사람 앞에 돌아 와 다시 한 번 내 마음을 말하려고 하는데 보고싶었단 말 그거 하나면 되지 않아? 우리가 보지 못했던 선우와 보라의 시간 하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가지 않아? 20대 초중반을 살았던 그들의 삶이 얼마나 치열했으며 또 얼마나 서로를 그리워했을지. 결국 지나간 세월을 돌이키기에 중요한 건 서로를 향한 솔직한 마음이고, 그 용기를 보라가 내주었다는 점에서 더 고마워. 당연히 그래야지, 지가 차 놓고. 몇몇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하지만 남녀간의 사랑에서 당연한 건 없는 거잖아. 당연함으로 채워진다면 모든 사랑의 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성보라는 성보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선우에게 마음을 표현했고. 선우는 보라를 너무나도 잘 알기에 보라가 그렇게 말해주기를 기다렸을거야. 보라만 확신이 없었던 게 아니라 선우 역시 보라와 같았을 테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선우와 보라 스토리는 튼튼한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