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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스타트업 "수지 있냐고요? 벼락에 로또 확률" 찐대표들이 본 스타트업 (서이숙 배우 실제 모델분이 한 인터뷰 ㅋㅋ존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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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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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타트업>의 모델 엑셀러레이터가 본 현실 스타트업
드라마 〈스타트업〉이 끝났다. 청춘스타 수지와 남주혁이 화제를 모았지만, 스타트업이 밀집한 서울 역삼·선릉 판교 일대에선 '우리 업계 얘기가 드라마로 나온다'며 들뜬 분위기가 있었다. 16부작 드라마가 끝나자, 초반의 기대는 아쉬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창업 판을 조명한 건 좋지만, 주인공들이 사업은 않고 너무 연애만 했다'는 평가다.

'청춘 코딩 로맨스물'은 사업도 로맨스도 성공했지만, 현실에선 그러기가 쉽지 않다. 매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살아남을 길을 찾는 게 스타트업이다. 드라마의 핵심 배경으로 나온 액셀러레이팅 센터(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기관) '샌드박스'의 실제 모델인 스파크랩을 지난 1일 찾았다.

극 중 샌드박스 CEO 윤선학(서이숙)의 실제 모델은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다. [사진 스파크랩]

스파크랩은 2012년 국내에서 출발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드라마에 감초처럼 등장하던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가 실제 벤처 파트너(고문)로 있는 곳도 스파크랩이다. 샌드박스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윤선학(서이숙)도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사진)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드라마 속 스타트업과 실제 스타트업, 어떻게 다를까. 드라마 자문을 맡은 이희윤(32) 스파크랩 이사를 만나 10문 10답으로 풀어봤다. 이 이사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직후 창업지원재단 아산나눔재단,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 등을 거쳐 창업 현장을 8년간 지켜봤다.


드라마vs현실 스타트업, 10문 10

Q : 남도산(남주혁)이 영입한 대표 '서달미'(수지)의 CEO로서 자질은.
A : 대표에게 많은 자질이 요구되지만 팀을 만들 땐 대표의 매력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얼마나 많이 잘 데려올 수 있느냐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좌우한다. 드라마 속 달미는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보통은 에고(ego·자아)가 강한 스타트업 대표가 많다. 팀원을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도 한다. 반면 달미는 욕심 없이 뭐든지 내주겠다는 태도다. 직원을 존중하고 비전을 심어주는 대표란 점이 가장 빛났다.



Q : 달미는 고졸에 스펙도 화려하지는 않다. 실제 이런 대표들이 얼마나 있나.
A : 스파크랩 기준 연간 20개사에 투자한다고 하면, 1팀 정도는 대표가 고등학교만 졸업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달미처럼 생계형 알바만 뛰다 온 경우는 거의 없다. 인터넷고등학교나 발명대회 출신, 중학교 때부터 코딩에 재능을 보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 창업판이 스펙을 강조하긴 하는데,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도 좋은 대학 나오면 활용할 수 있는 동문(alumni) 네트워크가 사업에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진입하려는 시장에서 잔뼈가 굵고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있다면 그 '스펙'을 가장 높게 친다.


Q :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뭔가.
A : 마법 같은 팀 빌딩?(웃음). 해커톤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급조된 팀이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겸 변호사까지 있는 완벽한 구성이다. 게다가 서로 합도 잘 맞는 드림팀일 확률은 벼락 맞은 후 로또까지 맞을 확률 수준으로 드물다. 스타트업은 함께 오래갈 팀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행사에서 우연히 만나 창업했는데 투자까지 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Q : 드라마와 현실 스타트업의 분위기, 어떻게 다른가.
A : 드라마처럼 밝고 아름다운 청춘 로맨스물이 아니다. 출연자들이 언제나 단정하게 나오는데 비현실적이다. 실제론 며칠간 집에 못 가서 머리는 떡져있고 냄새나고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대표들 얘기 들어보면 창업 초기를 아름답게 기억하곤 한다.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끼리 으쌰으쌰했던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Q : 실제로도 연애를 많이 하나.
A : 꽤 많이 한다. 젊은 남녀가 사생활 없이 장시간을 함께 있다 보니(웃음). 그래도 '저 둘이 헤어져서 사업 망했잖아' 하는 극단적인 경우는 못 봤다. 사내연애를 나쁘게 보진 않지만, 드라마처럼 CEO와 CTO가 연애한다면 평판상 비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


Q : 공동 창업자들이 지분 문제로 자주 싸우나.
A : 첫 투자가 들어오면 왕왕 싸운다. 처음으로 '내 지분'에 붙은 가격표를 보는 것이다보니…. 드라마처럼 국내 투자자들은 과반수의 지분을 대표에게 몰아주고 힘을 실어주는 걸 선호한다. 반면 해외에선 공동창업자 간 균등 지분을 추천하기도 한다. 세계 최초의 엑셀러레이터인 미국 와이콤비네이터에서 그런 얘길 한다. 사업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팀원을 잘 대우하는 게 중요하단 취지다.


Q : 한지평(김선호)이 자수성가한 부자로 나온다. 벤처캐피탈(VC) 수석팀장 정도면 그만큼 버는 게 맞나.
A : 이 일만 해서 그 정도 부를 이루는 건 사실 어렵다(웃음). 한지평은 학생 때부터 주식에 소질이 있었으니 그걸로 돈을 번 게 아닐까. VC 직원은 투자 인센티브를 받기 힘든 구조다. 어떤 투자가 대박이 나도 개인의 성과가 아닌, 펀드를 운용한 회사의 실적으로 기록된다.


Q : 삼산텍처럼 일단 기술부터 개발해 놓고 여러 사업모델을 붙여보는 회사가 많나.
A : 과거엔 기술부터 만들고 아이템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명확한 시장성을 보고 도전하는 회사가 더 많아졌다. 기술에 맞춰 시장의 문제를 찾다보면 더 정교하고 빠른 기술에 밀린다. 또 타깃 시장을 자주 바꾸면 시장 분석도, 인력 구성도 모두 다시 해야 해서 품이 많이 든다.


Q : 극중 애크하이어(Acqhire)가 실제로도 흔한가. (※애크하이어는 acquire와 hire의 합성어, 인재 영입을 위한 인수합병)
A : 흔하다. 기업들이 분기에 한 번씩은 '사정 안 좋아진 스타트업 없냐'고 우리에게 연락한다. 어디든 개발자는 부족하니까. 인수회사에서 피인수회사의 개발자만 데려가는 경우가 많다.

Q : 극중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은 개발자 3인방이 한국에 창업하러 돌아온다. 왜 다시 창업하겠다고 할까.
A : 창업은 중독이다. '뽕' 맞은 것처럼 쉴새없이 일하게 되는 뭔가가 있다. 보통 대기업에 인수되면 소위 의무복무 기간이 있는데, 상당수가 그 기간이 지나면 대기업을 나온다. 스타트업의 1년과 대기업의 1년이 너무 다르다더라. 스타트업은 일단 부딪혀보고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 시행착오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한다. 사이클이 굉장히 빠르다. 대기업은 새로운 사업 하나하나가 리스크다. 몸이 느릴 수밖에 없다. 한 번 시장 검증의 재미를 본 사람은 무거운 의사결정의 시간을 잘 못 견디는 것 같다. 또 역동적이고 특이한 사람들,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는 데서 일하는 재미를 찾는 사람들이 창업계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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