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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사생활 맞다, '사생활'이 예고 사기는 참 잘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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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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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고경표와 서현의 '케미'로 멱살 잡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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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종영을 앞둔 JTBC 수목드라마 <사생활>은 국민들의 사생활을 엿보는 GK그룹과 주인공들의 대결이 큰 줄거리였다. GK그룹 직원이자 흥신소 소장인 이정환(고경표)과 그의 아내이자 부모의 사기꾼 유전자를 물려받은 차주은(서현)은 힘을 모아 거대 대기업과 맞서 싸운다고…… <사생활>은 말했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드라마는 몇 번의 패싸움 장면을 집어넣었지만 정작 GK그룹과 사기꾼 패거리의 두뇌 싸움을 치밀하게 보여준 적은 없다. 큰 줄기의 대립구도가 쩨쩨했기에 <사생활>은 초반부터 과거와 현재를 요란하게 오가는 편집으로 눈속임을 했다. 언뜻 넷플릭스 스타일의 편집 같지만 정작 사건들이 흔한 장르물에서 보아온 패턴의 연속이라 딱히 궁금해지지가 않았다. 여기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들만 투입시키면서 이야기 전개의 속도도 느려졌다. 편집은 현란한데 이야기의 몸집은 한손(태원석)처럼 너무 커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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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생활>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이 드라마의 예고와 티저였다. 맞다, <사생활>은 예고 사기는 참 잘 쳤다. '판교커플'이라는 그럴 듯한 타이틀로 이정환과 차주은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로맨스 신경전이 꽤 흥미진진하게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정환과 차주은, 정복기(김효진), 김재욱(김영민) 팀이 보여주는 그럴 듯한 사기극이 어떨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마 <사생활>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이 가장 재밌게 시청한 것은 <사생활>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사생활> 1, 2회는 나쁘지 않았다. 사기꾼 엄마 김미숙(송선미)과 아빠 차현태(박성근)가 함께 사기꾼 가족으로 살아가는 차주은의 이야기는 나름 한국사회를 풍자한 블랙코미디처럼 다가왔다. 이후 본격적으로 이정환(고경표)이 등장하면서 차주은과 보여준 로맨스 케미와 결혼식 날 사라진 남편 이정환 이야기도 나름의 기대를 갖게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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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사생활>은 계속 난잡한 전개로(섹슈얼한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가 지지부진하고 중구난방이어서)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더구나 그 이야기 안에서 고경표와 차주은이 따로 놀면서 드라마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처음 얼굴을 마주보고 현재 시점에서 눈빛이라도 교환할 수 있었다.

결국 <사생활>에서 두 주인공의 비중은 조연에 가까웠다. 주연급인 정복기(김효진)와 김재욱(김영민)에 비해서도 그 비중이 적어 보였다. 아쉽게도 정복기와 김재욱 캐릭터는 배우들의 연기는 흥미로웠지만 정작 이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따분해 눈길이 가지 않았다. 거기에다가 <사생활>은 GK그룹 악역들의 재미없는 계략만 계속해서 보여주는 무리수를 보여주었다. 여기에 철지난 유머코드까지 종종 활용되면서 뭔가 '갑분싸'한 장면들이 이어질 때도 있었다. 물론 배우 이학주가 연기한 형사 김명현은 드라마의 치트키로 잘 활용될 뻔했지만 수많은 잔가지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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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후반부에 가뭄에 콩 나듯 등장한 고경표와 차주은의 장면들에서 느껴진 두 사람의 호흡은 굉장했다. 고경표와 서현 모두에게 <사생활>의 캐릭터는 그럴싸한 옷걸이였다. 그 옷걸이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기존의 드라마에서 흔히 보기 힘든 캐릭터들이 탄생했다.

고경표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올블랙 의상과 묵직한 저음으로 세련된 남성미를 물씬 풍겼다. 서현 역시 사기꾼에 밑바닥 인생이지만 마음만은 사랑에 진실하게 간절한 주인공의 히스테릭한 감정선과 행동을 잘 연기했다. 그리고 각기 다른 감정의 선율과 매력의 빛깔을 가진 두 캐릭터가 한 공간에 있을 때 <사생활>의 진가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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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며 던지는 시시한 농담과 눈빛만으로 (2개인데 타드여서 왠지 가려야할 꺼 같아서)보다 훨씬 로맨틱했다. 또 낡은 모텔방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것만으로 '판교커플'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생활>은 이도저도 아닌 드라마였지만 판교커플의 분위기를 잡아내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아쉬운 것은 <사생활>이 판교커플의 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 채 이야기를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아마 판교커플에 팬심 있는 넷상의 필력 좋은 '덕후'라면 이들을 주인공으로 <사생활>보다 몇 배는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스핀오프 팬픽을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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