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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구미호뎐 연아음 전사 소설 리뷰
724 12
2020.11.0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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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포스터 문구 넣어서 소설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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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살릴 방법은. 하나 뿐이었다. 
"니가 원하는 건 나지? ...내 몸을 갖고, 그녀를 놔줘라."
"눈물 나네."
그 놈은 그녀의 얼굴로, 그녀가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후, 한숨을 내쉰다. 
"두 번은 말 안해. 산신의 몸이야? 그 몸이야?"
이 놈은 절대, 내 예상에서 벗어날 리가 없다.
"좋다. 여인을 놔주마. 대신...심장을 다오. 산신의 정수가 그 심장에 들어 있다지?"
무한의 시간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무한의 시간을 살아갈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음. 
니가 없는 시간은 삶이 아니야. 죽음보다도 더한 지옥이지. 
그러니. 
나는 검을 들어올린다. 
그녀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온다.
"도려내라."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단 하나의 울림만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음, 거기서 듣고 있지"
아, 내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 그다. 
듣고 있어. 듣고 있어! 목청껏 부르지만, 나의 목소리는 어둠 속을 맴돌 뿐이었다. 
"하나만 약속해줘. 나.."
-잊어버리겠다고. 
무슨...말을 하는 거야. 이연. 
"잊어버리고 오래 살아. 넌. 
허옇게 머리새고, 허리 꼬부라지도록."
...싫어. 지금 무슨 선택을 하려는 거야. 너. 
하나는 알 수 있었다. 그가 나를 떠나려한다. 영영. 
절대. 그렇게 둘 수 없다. 
나는 어둠 속을 쾅쾅 친다. 손에서 피가 나도록, 이마가 깨지도록. 발뼈가 부서지도록.  
나가야 해. 이 어둠 속에서 나가야 해!
"나한테 미안할 것도, 고마울 것도 없다. 어차피"
-내 목숨은 니 것이니까. 
아, 순간 눈 앞이 환해진다. 
되찾았다. 내 몸을. 
바로 눈 앞에, 그가 있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진 사인검이, 그의 가슴을 똑바로 향하고 있다!!
안돼!!




강한 힘이 검을 잡아낸다. 
눈 앞의 그녀의 얼굴에, 그녀 본연의 햇살같은 미소가 돌아와 있다. 
그렁그렁, 붉은 피가 단풍처럼 물든 볼에 봄비처럼 맺힌 눈물을 흘리며.
"죽긴, 누구 마음대로?"
살짝 장난기가 담긴,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 목소리. 
그녀다. 
아, 죽기 전에 한 번, 그댈 보는구나.
못다한 말을, 다하고 싶구나. 
마지막으로 한 번, 꼬옥 안아주고 싶구나. 
못해준 것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이리 해주고 싶은 것이 많은데. 
하지만 그것들은 다 앞으로의 너의 삶에 상처와 멍이 되겠지. 
그러니 내 할 말은, 이것 뿐이라. 
"...놔줘. 나 괜찮아."





나는 너무나 그를 잘 알고 있다. 
차갑고, 냉정하고, 때로는 무자비하다 불리는 산신인 그의 진심은
풀 한 포기 마음에 담고, 나뭇가지 부러진 거 하나 살뜰히 살피는 다정한 이인 것을. 
그리고, 그 다정으로 스스로를 죽이려 함을 알기에 
나는, 내 진심을 말한다. 
"이연, 넌 잊으라고 말했지만, 난 싫어."
-나 잊지 마. 
이것은 어쩌면 지독한 저주일지도 모른다. 
"다른 여자 만나면 무덤에서 기어 나온다?"
무한한 삶, 당신은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게되겠지. 
하지만 살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상처는 지워지고, 다시 따뜻한 날들이 올 거야. 
나, 지금 말은 이렇게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 날 지워도 돼. 잊어도 돼. 
추억이 기억이 되고, 기억도 사라지는 그 날이 와도 돼. 
다만, 어떤 날 여우비가 오는 날이면,
빨간 우산이 보이면, 
가끔, 아주 가끔만 날 떠올려줘.
그러니까 이연. 
"은혜를 갚아라."
-나를, 죽여다오.




안 돼!
내 목에서 숨막힌 비명이 터져 나온다. 
내 손이, 본연의 모습으로, 괴기하면서도 경외롭고, 신비한 그 짐승의 것으로 변해간다. 
반대쪽 손이 필사적으로 그 손을 붙들지만 소용 없다. 
이것은 종족의 맹약. 
그 어떤 수단으로도 벗어날 수 없는, 절대적인 약속. 
하지만, 아음이야! 
나의...내 아음!!!
하지만 절규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은 결국
퍽!
그녀를 꿰뚫고 만다. 
날카로운 손톱은 유예도 자비도 없이 파고 들어, 그녀의 따뜻한 심장을 뚫는다. 
아, 피가 튀어오른다.
손끝에서 그녀의 고동이 죽어간다. 





아, 세상이 기울어진다. 
휘청, 쓰러지는 나를 그가 받아안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온 몸이 빠르게 식어가는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그의 온기만이 따뜻하게 나를 감싸안는다. 
얼굴로 뚝뚝, 뜨거운 눈물이, 그의 마음이 떨어진다. 
울지 말라고, 손으로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데, 
이미 내 몸은 움직이지를 않는다. 
이게, 나의 마지막이구나. 
나는, 마음 속으로 되뇌인다. 

백두대간의 만물이여. 
그대들의 신을, 이제 돌려드립니다. 

만물의 신인 내 님아. 울지 마오.
비록 이것이 우리의 끝이나, 
지금 이 순간, 오로지 이 세상,
그대와 나밖에 없지 않은가. 
내 숨이 붙어 있는 이 짧은 한 순간, 
그대에게는 나만이, 나에게는 그대만이 있어. 
그러니, 지금은 그대, 
만물의 신도 아닌, 
천년의 세월을 진 영물도 아닌, 
기원과 경외의 짐승도 아닌, 
그저, 나의 사람으로. 나의 사랑으로. 
있어 다오. 

"..약속했지..내가...너..."
-지켜준다고. 
지켰어. 니가 나에게 은혜를 갚은 것처럼.
나도, 너에게 한 나의 약속을 지켰어. 
그러니, 미안해하지마 이연. 
죽는 이 순간까지도 나는, 너만의 것이야. 
너만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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