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전반적인 분위기가 훈훈하고 따스한 휴먼 드라마는 아님
근데 살인과 반전이 난무하는 장르물인데 죽은 사람을 사건의 한 파트나 연쇄살인의 실마리 정도로 취급하지 않아서 좋음
일드 특유의 죽음에 대한 건조한 시각과 한드 특유의 인간에 대한 애정이 오묘한 비율로 섞여있는 느낌?
죽은 사람들이 어째 하나같이 친구 남친이랑 바람난 애, 구 뺑소니범, 뭐 그외 차증석 김세린 고재영 등등은 그다지 결백한 사람들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죄가 죽어야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선을 긋는 드라마의 태도가 인상적임
특히 가현이를 통해 주영이나 세린이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 꼬박꼬박 넣어준거 되게 정 많은 느낌이었어 가현이도 정이 많았지만 드라마 자체가ㅇㅇ...
죽음 뿐만 아니라 사실 박선호에 대한 형주의 서사도 그런게
연쇄살인마의 무자비함과 징그러운...무공감능력에 대해 조명하기보다는 그런 사람을 진심으로 아꼈었고 또 배신당한 형주의 심정에 더 초점을 맞춰서 좋았음
그러고보니 배신감에 몸서리치는 형주가 모든 사람을 불신하게 되는 루트가 아니라 가현이를 먼저 챙기러 달려오는 것도 너무 참 애달프고 따스한 느낌이다
마지막 가현이의 죽음도 추리물의 시각에서 보면 연쇄살인과 리셋 게임의 종점인데 바로 그 순간에 인간의 죽음이 스릴 넘치는 게임이 아니라 숭고한 무언가라는 것을 보여주는게 이 드라마의 인간적인 감수성의 결정체인 거 같음....
게임으로 본다면 이미 거기서 현 라운드는 종료, 다음 라운드는 리셋한 형주가 치트키적인 자기 기억으로 손쉽게 올킬/종료 이런 게 다였겠지만
그간 쌓아온 것 덕분에 둘이 다시 만났을 때 눈앞에서 밝게 웃는 가현이와 그런 가현이를 바라보는 형주를 통해 둘은 단순히 게임의 희생자와 생존자가 아니었으며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숨쉬는 장면이 얼마나 벅차오르는 감정을 가져다 주는지를 되새기면서 마무리한 거 같음
둘 마지막 재회씬을 상당히 공들여 만들 만 했다 싶음 그만큼 감동이 강력하게 잘 전달된 거 같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