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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 매일 연재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출판계를 정말 좋아해요. 자기 신념을 말하면서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계가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출판계에는 너무 실망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잡지에서 돈을 떼어먹는다든지 구태의연하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든지 알만 한 출판사에서 이상한 짓을 한다든지 말이죠. 그런 일이 있을 때 저는 이슬아 작가님을 생각해요. 이상한 일로 욱할 때, 그래도 이슬아라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는 곳이 출판계니까 실망하지 않고, 앞으로 올 사람들을 기다리고,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제 경우는 어떻게든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예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분이 이슬아 작가님이잖아요. 마음이 좋지 않은 날 이슬아 작가님을 떠올리면 마음이 밝아집니다.
오은 : 이어서 정세랑 작가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 『보건 교사 안은영』 이 지금 드라마 작업이 진행 중이잖아요. 그래서 작년에 엄청 바쁘셨다고 들었어요. ‘산다’가 아니라 거의 ‘살아낸다’는 감각으로 사셨다고 하는데 어떠셨나요?
정세랑 : 사실 드라마는 바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어요. 연출팀도 오셨고, 감독님도 오셨으니까 대본을 넘겨 드리면 저는 사실 안 바빠야 하는데요. 그때 제가 2017년에 해뒀던 약속들이 치고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 거 많이 하시지 않나요? 올해 너무 바빠서 “내년에 할게요”라고 말하는 거요. 그런데 그러면 내년이 항상 와요.(웃음) 그것 때문에 사실은 쉬어야 할 시점인데 너무 일을 해야 했던 거예요. 드라마 때문에 바빴다기보다는 내년에 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최대한 집중해서 보내야겠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였어요.
김하나 : 저는 『보건교사 안은영』 을 드라마화 하면 좋겠다는 염원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작가님이 힘드셨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은근히 흡족하네요.(웃음)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구나 기대가 되는데요. 소설을 쓰는 것과 에세이를 쓰는 것도 다르지만 소설을 쓰는 것과 드라마 대본을 쓰는 건 또 다르잖아요. 어떻게 차이가 있던가요?
정세랑 : 시간과 공간을 쓰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요. 그것에 익숙해지는 데 1년 정도가 걸렸고요. 그리고 예산을 항상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 체육대회를 쓰고 싶어요. 그러면 PD님들 얼굴이 어두워지죠.(웃음) 축제, 체육대회, 이런 건 엑스트라도 있어야 하고 부스도 있어야 하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은 소설에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인데 드라마는 이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생기더라고요.
정세랑 : 매일 연재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출판계를 정말 좋아해요. 자기 신념을 말하면서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업계가 아닌가 생각하거든요. 그럼에도 출판계에는 너무 실망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죠. 잡지에서 돈을 떼어먹는다든지 구태의연하게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든지 알만 한 출판사에서 이상한 짓을 한다든지 말이죠. 그런 일이 있을 때 저는 이슬아 작가님을 생각해요. 이상한 일로 욱할 때, 그래도 이슬아라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지는 곳이 출판계니까 실망하지 않고, 앞으로 올 사람들을 기다리고,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제 경우는 어떻게든 시스템 안에 들어가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아예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분이 이슬아 작가님이잖아요. 마음이 좋지 않은 날 이슬아 작가님을 떠올리면 마음이 밝아집니다.
오은 : 이어서 정세랑 작가님 이야기를 해볼게요.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 『보건 교사 안은영』 이 지금 드라마 작업이 진행 중이잖아요. 그래서 작년에 엄청 바쁘셨다고 들었어요. ‘산다’가 아니라 거의 ‘살아낸다’는 감각으로 사셨다고 하는데 어떠셨나요?
정세랑 : 사실 드라마는 바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어요. 연출팀도 오셨고, 감독님도 오셨으니까 대본을 넘겨 드리면 저는 사실 안 바빠야 하는데요. 그때 제가 2017년에 해뒀던 약속들이 치고 들어오는 거예요. 그런 거 많이 하시지 않나요? 올해 너무 바빠서 “내년에 할게요”라고 말하는 거요. 그런데 그러면 내년이 항상 와요.(웃음) 그것 때문에 사실은 쉬어야 할 시점인데 너무 일을 해야 했던 거예요. 드라마 때문에 바빴다기보다는 내년에 하겠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죠. 장기적인 프로젝트에 최대한 집중해서 보내야겠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였어요.
김하나 : 저는 『보건교사 안은영』 을 드라마화 하면 좋겠다는 염원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작가님이 힘드셨다는 이야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은근히 흡족하네요.(웃음) 좋은 결과물이 나오겠구나 기대가 되는데요. 소설을 쓰는 것과 에세이를 쓰는 것도 다르지만 소설을 쓰는 것과 드라마 대본을 쓰는 건 또 다르잖아요. 어떻게 차이가 있던가요?
정세랑 : 시간과 공간을 쓰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요. 그것에 익숙해지는 데 1년 정도가 걸렸고요. 그리고 예산을 항상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 체육대회를 쓰고 싶어요. 그러면 PD님들 얼굴이 어두워지죠.(웃음) 축제, 체육대회, 이런 건 엑스트라도 있어야 하고 부스도 있어야 하니까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은 소설에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인데 드라마는 이 장면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생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