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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웃는 남자 후기 이렇게 쪄와도 되나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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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3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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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블로그에 후기 썼는데 너무 길어서 다 가지고 오긴 좀 그렇고

도영이가 보여주는 도윈플렌에 대해서 쓴 후기를 뚀덕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 복붙해왔옹.. 혹시 문제가 되면 콕 찔러주면 바로 지울게! @.@....

 

 

 

 

도영의 그윈플렌

일단 본격적인 후기가 길어질 것 같아 일단 가장 중요하고, 가장 쓰고 싶은 도영이 보여주는 그윈플렌에 대해 먼저 쓰고자 한다.

한 마디로 얘기하면 순수하고 솔직하고 우르수스와 데아와 유랑단원들과의 세계 속에서 사랑을 주고 또 받으며 가난하고 남루해도 불행하지 않게 크게는 아니어도 자주 웃으며 살아온 그윈플렌이라고 느껴졌다. 무기로도 쓸 수 있을 법한 두꺼운 원작을 세 시간으로 압축해서 보여주어야 하는 뮤지컬이라는 조건 속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그윈플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무래도 이게 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윈플렌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아주 오래 생각하고, 반복해서 연기하면서 자기 안에서는 극에서 보여지는 사건과 사건 사이의 서사가 채워지기도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설득력이 본인에게는 생길 수 있지만 (소위 회전문을 돌고, 같은 극을 여러번 보는 관객에게도 유사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겠으나) 보통의 사람의 기준에서는 한 번 정도 뮤지컬을 보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니 이 간극을 어떻게 채워나가느냐 하는 것도 꽤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지점에서 나는 도영이 꽤나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도영이 보여주는 그윈플렌은 순수함과 아이다움이 느껴져서 그의 감정선이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나무 위의 천사에서 데아에게 그윈플렌이 보여주는 세상은 실제 세상이 아니다. 그윈플렌이 데아에게 보여주기로 선택한 세상이고, 그윈플렌의 필터를 거친 세상이다. 그 세상은 지나치게 아름답고 안전하다. 입이 찢어진 채 버려진 아이가 바라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그 간극은 우르수스가 훌륭하게 메꾼다. 처음 만난 아이에게 자신이 가진 음식과 우유 전부를 내놓는 사내의 애정 아래에서 그들은 따뜻하게 자랄 수 있었을테니. 그래서 도영의 그윈플렌은 조시아나 여공작과 처음 만난 무대에서 '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입니다.'라고 말을 하는 순간에도 통통 튀고 장난스럽다. (이후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으나) 여기엔 세상에 대한 통찰을 거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우르수스에게 자주 들었으니까, 또 그윈플렌의 대사는 '하지만 관객들이 좋아했잖아요.'인데, 도윈플렌은 '하지만 관중들은 어어어어엄~청 좋아하던데요? 으하하하.'라고 애드립을 하는데, 그 부분에서도 관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광대'로서의 목적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 말의 무게감을 본인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 근데 이 점이 정말로 좋았다. 그렇기에 수많은 부를 쥐게 되자 순수하게 기뻐하는 그윈플렌과 또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그윈플렌의 감정선이 아주 쉽게 납득이 되고 이해가 가능했으니까.

2막에서, 아니 이 극 전체에서 클라이막스는 아무래도 '그 눈을 떠'와 이어지는 '웃는 남자' 넘버인데, 이 세상의 부조리, 부자들의 도덕적 타락에 대해 성실하게, 투철하게 사고해서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눈을 떠'를 부르면서 귀족들이 눈을 뜰 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우르수스와 데아와 함께 만들어간 그들만의 작고 아늑한 세상 속에서 이루어졌기에 그는 '그 눈을 떠'를 부르며 그들이 변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되고 그랬기 때문에 그들의 거절과 조롱에 그럼 그렇지, 하고 체념하는 게 아니라 분노를 느끼고 그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들을 버리게 되는 것이 설득력 있는 캐릭터 해석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것은 도영이라는 가수와 사람을 8년 동안 좋아하면서, 그가 보여준 일관된 진심을 전달 받아온 팬으로서 느껴진 것인데... 나는 모든 표현에는 자기 자신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연기든, 창작물이든, 어쨌든 '나'라는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시선 혹은 내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그런 점에서 순수하게 사랑하는 그윈플렌은 도영과 참 많이 닮았다. 프로그램 북의 인터뷰에서 감성적인 면을 제외하고는 자기와 참 많이 다르다고 답변했지만, 세상을 믿고 사람들의 좋은 면을 먼저 발견할 줄 아는 도영과 도영이 그려낸 그윈플렌은 아주 많이 닮았다. 그래서 팬으로서 참 좋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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