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또 왔읍니다.
아직 습할 때도 있고 대낮에는 볕이 따가운 시절이지만 어느새 가을이더라고
꾸방과 격조하였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얼마전에 본 시 한수를 휙휙.
시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대사(西山大師) 청허당(淸虛堂) 휴정(休靜, 1520~1604) 스님이 지은 시 <과저사문금(過邸舍聞琴)>.
얼마전에 공부용으로 산 『선시』(석지현, 현암사, 2013) 책을 읽다가
번역이 너무 좋아서 몇번 쓰다 버리고 쓰다 버리고 했는데 오늘 이렇게 한꺼번에 슥슥.
번역은 다음과 같다.(역자 석지현 스님의 번역을 그대로 전제함.)
白雪亂纖手 눈인 듯 고운 손 어지러이 움직이니
曲終情未終 가락은 끝났으나 정은 남았네
秋江開鏡色 가을 강은 거울빛을 열어서
畵出數靑峯 푸른 산봉우리들 그려내네.
필기구 + 잉크는 다음과 같다.
Parker 45 F
Parker Quink Black
+ 종이는 걍 더블에이 A4.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