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막고자 정부가 대구경북 이마트를 통해 압수 마스크를 보급하자마자 이를 산 시민들이 중고나라에서 웃돈을 주고 판매하는 몰상식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오후 7시 현재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이날 하루 '에티카 마스크 팝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10여 개 등록됐다. 제품 당 시세는 1장 당 3천원 안팎, 판매 수량은 판매자 1인 당 10~30매로 나타났다. 게시물 카테고리를 '대구'로 지정한 지역 내 판매자도 몇몇 보였다.
판매자들은 "대구 직거래만 원한다. 다른 물건과 교환도 가능하다. 많이 샀는데 남아서 판매한다"는 등 내용을 부연했다.
이보다 이른 시각 이미 게시물을 등록했다가 거래를 마치고 게시물을 지운 판매자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판매자들을 향해 '정부 압수 마스크'를 되팔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민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매물로 오른 '에티카 마스크'는 이마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 제조업체 필트와 협력해 정부 확보 물량 221만장 중 141만장을 대구경북 7개 점포에서 이날부터 판매한 제품이다.
이마트는 이를 시중가보다 45% 저렴한 1장 당 820원에, 1인 30매까지만 사도록 했다.
이마트는 마스크가 하루만에 품절돼 많은 시민이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을 대비해 하루 총 판매 수량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
이를 사고자 대구경북 이마트 점포에선 아침부터 구매 손님 행렬이 상당히 긴 줄을 지어 기다렸다. 구매에 2~3시간씩 걸리자 시민들 사이에선 대기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이 크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같은 제품 매물이 대구에서 시가보다 비싸게 쏟아진 것은 '되팔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할인하거나 구하기 힘든 상품을 사들인 뒤 중고장터 등에서 시중 판매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것을 이른다.
심지어 중고나라 판매상들이 마트 판매가보다 최소 3배 비싸게 파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중고나라 각 게시물 댓글에서는 물론, 지역 맘카페 등에서도 "같은 대구 사람끼리 너무한다", "대구 사람들 마스크 못 구해서 발 동동 구르는데 이렇게 장사하려고 샀느냐. 큰 부자 되시겠다", "4, 5박스 판매하는 분들도 봤다. 벌써 판매하고 글을 내렸더라" 등 성토가 잇따랐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되팔이 행위를 규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대구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되팔이 사례는 이번 말고도 여럿 있었다. 소비자가 기다려서 산 제품을 다시 타인에게 판다 해도 이런 행위가 불법이 아니다보니 손쓸 방법이 없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엔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고나라는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다. 지난 1월 1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중고거래 사기가 범람하고 있다는 내용이 방영됐으나, 여전히 중고 사기가 기승을 부려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
https://news.imaeil.com/Economy/2020022419052142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