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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아래 책 글 보니까 <음악적 아름다움에 대하여> 이 책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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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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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ard Hanslick (에두아르트 한슬리크, 1825-1904)

이 사람이 쓴 책 <Vom Musikalisch-Schönen>(음악적 아름다움에 대하여)




생몰년도를 보면 슈만, 브람스, 리스트, 바그너, 브루크너, 이런 작곡가들이 활동한 19세기의 음악 비평가였지?

이 사람은 오스트리아/독일의 음악적 전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이고

그래서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보이는 브람스를 아주 사랑했나봐ㅇㅇㅇ


브람스가 교향곡 제4번을 발표하기 전에 두 대의 피아노로 편곡한 버전을 지인 앞에서 시연했다는데

그때 이 사람이 있었고 뭐라뭐라 했다더라 하는 얘기 보면 아마 그런 자리에 당연히 껴 있을 유명 인사였나봄ㅋㅋㅋ


또 아는 사람은 아는 유명한 이야기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처음 듣고

"싸구려 보드카 냄새가 난다"는 둥 "귀에다 대고 구린내를 낼 수 있는 음악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는 둥 혹평을 가한... 인사야

나같으면 고소했다 진짜...




암튼 이 사람이 본인의 미학관? 음악관? 그런 예술을 보는 견해를 풀어놓은 책이 저것인데

앞부분은 정말 계몽주의 시대 철학서마냥ㅋㅋㅋ

* 추상적인 독일어 단어 몇 개를 잡아서

->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서 뭔가 고유한 개념을 만들고

->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요런 느낌으로 음악철학? 미학?을 얘기하거든 첫 몇 챕터동안은


그래서 번역하는 분도 어쩔 수 없이

감정(Empfindungen) 정서(Affekte) 감정(Gefühle) 관계한다(zu tun haben) 이런식으롴ㅋㅋㅋㅋ

원어 단어를 병기하셨더라구 정말... 독일/오스트리아 철학서스럽다..


뒷부분은 좀더 구체적인 음악 얘기로 지속이 돼ㅇㅇㅇ




읽은지는 좀 됐는데 나는 대충 이렇게 이해했었어


음악의 아름다움은 이를테면

소리 자체의 아름다움(금관이 막 빠바방!!! 목관 벨업!! 현악 트레몰로!!! 팀파니 땅따다당!!!)

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음악 외적인 이야기(바그너의 오페라 작품들도 그렇고, programmatic한 모든 것.. 교향시도 그렇고)

를 가져와 쓰는 데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진짜 아름다움은 감성과 지성이 함께 작동해서 느끼는 것이다,

지성이라고는 하지만 무의식중에 음악에 녹아 있는 구조, 형식, 이런 것들을 뇌가 감지해서

거기서 의미를 찾아내고 감동하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다. <- 이런 느낌이었어


그냥 단순히 예쁜 멜로디네~ <- 이게 아니고

앞에서 나왔던 멜로디와 이러이러한 점에서 닮았지만 이번엔 단조로 변조되어 연주하고 있고

이를 또다른 멜로디와 병치해서 군데군데 예쁜 화음을 자아내고 있구나~ <- 약간 이런식으로?ㅋㅋㅋ


이런 '음악적 논리'는 확실히 사고와 이해가 필요한 내용이잖아? 이렇게까지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반복, 변주 이런 것들을 머리로 알아채고 그런 내용에 감동한다는 걸로 이해했어


그리고 더 깊이 공부하고 아는 게 많아질수록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도 많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아

예를 들면 브람스 4번 1악장의 B-G-E-C, A-F#-D-B 하는 멜로디도

"마단조에서 3도씩 내려오는 멜로디이다" 하는걸 아는 것과 모르는게 다를 테니까 (다..다르겠지?!)




아래 글에서 이 부분

그렇습니다. 음악의 음향적 호소력은 아주 막강하면서도 원초적인 힘이기에, 그런 만큼 그것이 음악에 대한 여러분의 흥미 가운데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내버려두어선 곤란합니다.

보니까 딱 이 책이 생각이 나더라고..

음향적 호소력(감정에 직접 호소함)보다 더 깊은 감동(지성과 감성이 협동하는)을 느끼기를 바라는걸로 읽혀서

근데... 그런건 아는 것 많고 시간도 많은 비평가들이 더 가능하지 않았을까요ㅋㅋㅋㅋㅜㅜㅜ


그래서 나도 좋아하는 곡들 꾸준히 dvorak 7 analysis <- 이런식으로 구글에 검색하면서

계속 모르는걸 배워보려 하고 있고 그래ㅋㅋㅋ 작곡가의 당시 상황도 알면 나름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여기서 저현부가 연주하는 멜로디도 들어보세요!" 이런거 보고 그동안 몰랐던 선율을 찾게 되기도 하구


암튼... 읽어볼 만한 책이었어! 철학이나 미학에 관심 없고 책 하나도 안 읽어봤었는데

이건 앞부분(ㅋㅋ)만 버티면 뒤쪽은 재밌었구ㅇㅇㅇ 길지도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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