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거울만 보면 뒤에 혹시 음악의 천사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병에 걸렸어
천둥치는 호통으로 등장하고 어두운 거울 뒤에서 사악 나오던 모습이 너무 홀리했거든
엄마도 날 버렸다는 부분에서 진짜 조쉬 생각이 났었는데
버림받은 상처를 가지고 충분히 사랑을 받으며 자란 모습이 조쉬라면
버림받은 상처에 평생을 사랑이란 걸 받아본 적 없으면 팬텀일 것 같아
타인에게서 받아본 감정은 멸시 두려움 공포 미움밖에 없었고
타인과 대화를 한 적도 타인과 감정을 나눠본 적도 없이
하고픈 걸 얻어내는 방법은 고집부리고 위협하고
정말 어린아이같은 팬텀이었어
타인도 감정이 있고 그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걸 배워본 적 없는 아이
몸만 큰 어린아이
온 세상이 자신으로 가득 차 있고 자신밖에 모르는 아이
극장이라는 세상밖에 모르고 그 세상 안에서 아직 자신의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괴팍한 천재아이
수많은 상처를 받아 그걸 이기려고 포장하고 또 포장하고 감싸지만
결국 처음 받아보는 따듯한 손길 - 그게 동정, 연민, 어쩌면 안타까움일지라도 - 한 번에 파사삭하면서 부서져 버리는 아이
반지를 돌려주러 왔을 뿐인 크리스틴의 재등장에 기대감에 한순간 살짝 밝아지던 표정까지
그래서 진짜 마지막에 너무 안아주고 싶었어
직접 보러 가기 전에는 동정의 여지도 없는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또 직접 보고 나면 편을 들고 있는 ㅠㅠ 그래 진짜 나쁜 놈인데 쟤 얘길 들어보면 또 말이 된다니까 이러는 중 ㅋㅋㅋㅋ
처음 극장으로 향할 땐 잶 노래를 듣는 기대감에 들떴다가
극 진행 내내 잶 성대 자랑에 기쁘고 감탄하다가
극장에서 나올 땐 얘야 얘야 ㅠㅠ 이러면서 나왔어
빨리 다시 보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