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인터뷰 보면 알다시피
감독님이 쌍옌한테 "내일은 민소매 입고 와~"해서
다음날 입고 갔더니 갑자기 그린 스크린 쳐 놓고
고양이 연기하자고 해서 엄청 당황했다고 하잖아
(오글거림 뚫고 훌륭히 고양이 뎬뎬이 되어줘서 고맙징팅ㅋㅋ)
결국, 대본에 없던 고양이 쌍옌을 연출의 직감으로 넣었다는 건데
처음엔 꺄아 소리지르면서 넘 귀여운 서비스라고만 생각했거든
근데 복습할수록 그 컷이 꼭 필요했고, 연출자로서 포인트를 잘 잡으셨다는 생각이 듦
이판 심리를 따라가보면 중요한 징검다리 장면이었고, 눈물나는 뒷장면을 더 설득력 있게 살린다는 생각
12화는 엘베씬같은 이판의 귀여운 술주정 플러팅 씬들이 강렬한데
보면 볼수록 참 단짠단짠을 절묘하게 잘 오가고 있어서, 로코적 설렘과 멜로 감정선 둘 다 제대로 잡는다는 생각이 들어
그게 이 제작진과 연기, 연출의 저력이 아닌가 싶음
내가 생각하는 이유가 실은 감상 뿐이라 감상 위주로 풀어볼게
평소 이판이 성격이면 아무리 회식날이라도 과음할 애가 아님
근데 이 날은 졸업식 뒷풀이때 쌍옌의 10병 폭음 전설을 들었지

(+ 이판은 자기 졸업식에 쌍옌을 본것 같다는 기억 있음)
이 얘기를 듣고 머리가 복잡해져서 이판도 취할 때까지 마신 듯
귀여운 여러 술주정 소동들을 거친 후
집에 돌아와서 걱정하는 쌍옌에게 그 얘길 꺼내는 이판

뜻밖의 얘기에 정색하는 쌍옌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 라고 묻는 이판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대놓고 묻지도 못했겠지ㅠㅠ)

일시정지 됐다가, 착잡해 하다가, 싸늘하게 굳어지는 눈빛

그때 그 이별을 회상하는 쌍옌,
기억의 마지막은 돌아서서 멀어지는 차가운 뒷모습 뿐임
그리고 이 눈빛 차례가 옴
예민, 상처, 원망, 아픔, 냉랭, 삐침, 갈망 등 1초에 오만감정이 스침
(거의 2화 약 발라 줄 때, 5화 진실게임 '이허' 급에 준하는 눈빛)
"오래 전 일이잖아, 기억도 잘 안나" 찡그리며 자리 피하는 쌍옌
(거짓말, 그렇게 생생하게 되새겼으면서)
꿀물 타 준 거 마시고, 취기가 도는 가운데 방으로 돌아온 이판
자책하는 이판 - 이별 때 생각도 날거고, 아까 쌍옌 그 상처입은 그 눈빛을 어떻게 무시하고 지나가 ㅠㅠ
상처입은 그 눈빛을 달래주고(哄) 싶은 게 먼저 아닐까
哄의 뜻을 찾아보면 '어르고 달래다' 인데,
달램의 대상이 보통 '아기, 어린이, 반려동물, 연인사이'라고 해
대상의 공통점: 이성적인 말이 통하지 않고, 더 약하고 여리며, 감정을 본능적으로 다독거려 줘야 되는 상대들이라는 점
왜냐면 보통 그들은 나와 순도높은 애정과 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감정적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존재들이거든.
그래서 아기처럼 어르고 달래줘야 해
(영어에서도 공통적으로 baby라고 지칭 가능한 대상들임)

이판이 눈에도 눈물이 고여
조금 전 그 쌍옌을 달래주고 싶어, 근데 눈앞에 뎬뎬이 보여
뎬뎬이 쌍옌이라면... 달래줄 수 있어
그 삐친 눈빛을 다독여 줄 수 있어
https://img.theqoo.net/ncLVwy
촉촉한 눈매로 뎬뎬쌍옌과 교감하며 달래주니 조금 위안이 돼
"앞으로는 (쌍옌) 너에게 잘할게" 라고 중얼거리며 잠이 드는 이판
이씬에 쌍옌뎬뎬이 없었다면, 이판의 자책/슬픔으로만 끝났겠지
그렇게만 끝내지 않고, 쌍옌을 哄해주고 싶다는 이판의 한 걸음 더 나아간 진심을 보여주는 연출로서 신선했고
다음에 이어지는 "짭몽유" 씬의 2보 전진하는 이판을 받쳐주는 징검다리가 되는 1보 전진이었다고 생각해
다음 장면은 자다깨서 물 마시다가 쌍옌의 오해로 인해 소위 "짭몽유"를 결심하는 이판


돌아서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ㅠㅠ

"그때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을... 지금 할 수만 있다면" 


이판의 기억 마지막도 쓸쓸히 멀어저가는 소년의 등이었어






둘의 공통점 : 이유를 너무 잘 알지만 절대 말을 못함.
한쪽은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졸업식 간거 말 못함 포함), 한쪽은 상처준 이유를 밝히려면 스스로를 발가벗겨야해서
(그나마 취중에 낸 이판의 용기 덕분에)
이번에는 서로 꼬옥 안아주면서 과거 빗속의 외로운 뒷모습의 소년,소녀들을 서로 달래주네
너무 애틋하고 너무 맘 아파서 같이 울게 됨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네
쌍옌고양이를 달래는 것은, 현재의 상처받은 눈빛에 대한 달램이고
짭몽유 포옹은, 과거의 상처받은 소년에 대한 달램이라고
여튼 고양이 쌍옌은 필요했고, 구감독님 감은 믿고가면 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