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중드 입문 6개월차 중청년이 돌아왔어.
모두 알찬 11월 보냈어?
이제는 스스로도 많이 본 것 같아서 중소년에서 레벨업해야 겠다 생각했었어.
근데 그 다음을 뭘로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다른 덬이 추천해줘서 청년으로 성장하기로 했어ㅎㅎㅎ 그 다음엔 또 다른 덬이 추천해 준 중(어)덜트해야지.
이번 달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달이야. 골라 본다고 봤는데도 크게 재미있는 드라마를 못찾았어.... 괜찮았던 건 신생정도?
항상 재미있는 드라마만 볼 수 있는건 아니니까.... 다음 달에는 재밌는거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이번 달 후기도 시작해볼게.
<11월 동안 본 드라마 목록>
104. 시광대리인(feat. 애니 시광대리인 1기, 2기)
몇 년 전에 원작인 시광대리인 애니를 먼저 봤었어. 처음엔 일본 애니인줄 알았는데 한자가 많이 나오길래 멈추고 검색해보니 중국 애니였다는 걸 알았지. 재밌는 게 중국 애니인데 캐릭터 원안은 한국인 작가가 그렸대! 그리고 나는 일본어 더빙으로 봐서 의도치 않게 3국 통일을 이뤘어ㅋㅋㅋ. 중국도 이런 애니를 만든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던 거 같아. 누가봐도 2기 떡밥을 주고 끝났는데 나는 1기 본 후로 까먹고 있었고, 이번에 드라마를 보게 되면서 애니 1기 복습, 2기 시청을 병행했어. 애니를 먼저 보고 드라마를 접한터라 이 소재를 어떻게 연출했을지 걱정이 먼저 됐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드라마는 불호였어. 근데 이건 드라마랑 애니 중에 무엇을 먼저 봤냐에 따라 감상이 많이 달라질 것 같아. 둘 다 본 사람 중에서도 드라마가 낫다, 원작이 낫다 나뉘는 부분이라 취향에 따라 보자!
▷애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 1기 같은 경우 의뢰를 빠른 속도로 해결하면서 타임리프하는 능력을 점차 확장시켜. 12부작인데 6개의 의뢰를 해결한 것만 봐도 엄청나지?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타임리프하는 걸 자주 보여주면서 익숙해지게 만들었어. 사건 중심의 전개라 굉장히 빠르고 속도감있어서 정신 차리니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정도야.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꼭 필요한 세부 정보는 빠지지 않고 언급해줘서 몰입감이 엄청났어. 그리고 음악을 굉장히 잘 썼어. 상황에 맞는 브금들이 내용에 더 빠져들게 만들었고 ost도 괜찮아서 여러모로 놀라운 애니야. 시즌을 마무리하는 엔딩이 충격적이라는 것도 한 몫했지. 12화까지 이해하고 있던 내용을 완전히 비틀어버리면서 끝나. 그래서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제대로 일으켰어. 그렇게 나온 2기도 다른 의미로 대단했어. 2기는 1기 마지막의 반전이 큰 줄기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돼. 1기가 사건 중심의 전개였다면, 2기는 특수 능력 중심의 전개야. 일련의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이라 1기와 다르게 12부작을 한 호흡으로 쭉 봐야 해서 집중력과 분석력이 꽤 필요했어. 1기에서 점차 확장되던 능력이 2기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내용 자체도 훨씬 깊어지고 분위기도 어두워져. 따로 두고 보면 2개가 다른 장르인가 싶을정도였지. 그리고 사람은 저리가라 싶을 정도의 액션신의 긴장감이 엄청나. 먼저 물음표를 던져주고, 뒤에 서서히 느낌표를 주며 놀라게 만드는 반전이 많았어. 애니가 훨씬 표현이 사실적이다 보니 잔인하고 냉혹해서 이걸 드라마로 살린다면 광총이 다 잘라서 남는게 없겠는데? 싶더라. 또 다시 떡밥을 던지며 3기를 예고해서 아직 최종 완결이 나지 않았어. 추측이지만 3기에선 주인공 두 명(루광, 청샤오시)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되 능력이 확대된 새 캐릭터들이 등장할 거 같아서 기대돼.
▷애니를 다 보고 나니 더더욱 드라마가 걱정됐어. 솔직히 드라마 보다가 몇 번의 하차 고비가 있었지만, 애니랑 비교하려는 목적이 있어서 끝까지 봤어. 어떻게 드라마화하려는 거지? 하고 우려했던 게 기우였는 게 내용을 95% 정도 바꿨어. 사진을 통해 타임리프한다는 설정만 가져왔을 뿐 새로운 서사를 만들었더라. 애니랑 드라마 모두 큰 틀로 봐서는 '과거의 중요한 변곡점을 변화시키려는 자'와 '그걸 막으려는 자'의 갈등인데 그걸 풀어낸 방식이 달랐어. 앞서 말했듯이 애니 내용을 그대로 드라마화하기엔 검열이라는 너무나 큰 장벽이 있어서 1기 정도는 괜찮을거 같은데 2기, 3기 까지 더해지면 드라마 입장에선 각색하기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애니라 중간에 드라마화를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게 최선이었다고 생각돼. 그래서 애니는 미스터리, 초능력의 경계로 갔고 드라마는 미스터리, 인간 관계 중심의 서사쪽으로 노선을 튼 거 같아. 드라마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인간적인 부분을 너무 강조하려는 분위기와 원작과 다른 캐릭터 설정에 거리감이 들어서 불호였어. 캐스팅이 잘 못 된 거 같다고 소신 발언해봅니다. 청샤오시라는 캐릭터를 깐족거리는 민폐캐로 만들어 버려서 한번씩 욱하게 만들었고, 루광을 맡은 배우가 연기를 못해서 몰입감이 떨어졌어. 원작에서는 굳이 둘이 친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의뢰를 완수해가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동료애가 있었거든? 그런데 드라마는 일부러 사건을 만들어서 붙이려는 느낌에 좀 작위적이었어. 그래서 난 애니 캐릭터가 드라마보다 입체적이었던 것 같아. 드라마는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다 보니 캐릭터들도 덩달아 감정적이게 연출됐고, '원래는 애들이 저러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만 들었어. 물론 평소에는 인간적인 드라마를 매우 좋아하지만 장르물에선 지나치게 인간적인 모습은 쓸데없는 정의감으로 이어져 화만 부르기 때문에 안 좋아해....ㅋㅋㅋ 사건 간 연계성도 애니가 훨씬 좋았고,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서 더 흥미롭게 봤어. 반면 드라마는 대체적으로 예상이 가는 전개로 흘러가. 나는 애니가 더 좋다고 했지만 드라마를 더 좋게 본 사람도 있으니 뭐가 더 최고예요라고 하진 못하지만 이런 장르 좋아하는 사람이면 추천해! +애니 3기가 2024년 겨울에 중국 방영을 시작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어. 2024년 겨울이 끝나가는데 대체 언제......?? 중국이 시작해야 다른 나라에 풀리는데....
105. 소환희
고3 입시를 앞둔 세 가족의 이야기인데 학교 이야기 비중은 적어서 학원물보다는 성장, 청춘물이야. 가족 중심 전개라서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가 주를 이뤄. 지금까지 봐 온 중드식 가족이라면 부모 중 한명이 성격이 파탄나거나 경제적으로 불우하거나 이런 가족이 하나쯤은 있을 줄 았았는데 의외로 세 가족 모두 평범했어. 그리고 항상 엄마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여기 가족들은 대체적으로 다 온화해. 그래서 큰 스트레스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소 슴슴한 면이 없지 않아. 특히 49부작이라는 굉장히 긴 회차 수를 가지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평범해서 중반 부분은 좀 지루하기도 했어. 세 가족이 처한 상황이 다 다른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등장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빠들이 모두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거야. 그냥 단순히 느낌적으로 좋다가 아니고 정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잘 보이고, 그걸 또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따뜻하더라.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서 권세를 부리기 보다 항상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 아빠, 집안 살림을 전적으로 나서서 하며 아이들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가정적인 아빠, 이혼했어도 딸이 최고인 딸바보 아빠까지 모두 좋았어. 이렇게 좋은 아빠가 한 드라마에 3명씩이나 나온다고?? 약간은 동화같은 느낌도 들었어ㅋㅋㅋ 물론 잔잔한 와중에 갈등이 극에 치닫는 부분도 있어. 애들 세명이 메인인데 두 명(팡이판, 지양양)은 비교적 잔잔하고, 한 명(차오잉즈)이 좀 세게 나와. 나도 보면서 감정적으로 올라왔던 부분이라 하고 싶은 말이 손 끝에서 간질거리지만, 이 드라마에서 유일한 갈등 부분이라 직접 보고 확인해 줘! 도파민에 중독된 덬들이 있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해. 이 드라마가 도파민을 해독해 줄 거야ㅋㅋㅋ.
106. 오아소저여석척선생(당신은 나의 행복입니까)
난 금의지하를 굉장히 잘봤어. 불과 5개월 전의 중린이 시절, 10편도 채 보지 않았을 적에 가장 인상적인 중드였거든. 그 후로 담송운 드라마는 비교적 잘 보고 있는데, 임가륜 드라마는 시도 자체가 힘들었어. 이상하게 손이 안가더라고. 내 기준 임가륜은 고장극이 착붙이라 캐주얼한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 자체가 너무 어색했어. 육따런이 뇌리에 강렬하게 박혔나봐. 그래서 이 드라마도 추천은 받았지만 여태 못보고 있었어. 근데 처음에 보고 좀 당황했어. 내가 생각한 인공 심장이 아닌 완전 기계 심장에 매일 충전을 해야 하고 심지어 심박수가 100을 넘으면 전기를 방출한다??ㅇㅅㅇ?? 장르가 SF인가?? 이미 보기 시작해서 그만둘 수도 없는데... 혈액은 어떻게 순환하고 있는거며, 로봇도 아니고 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거야?? 아무리 드라마 설정이라지만 거 너무한거 아니오!! 전기 방출 할 때마다 피식하게 만들어. 여러모로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 탓에 약간 내외하면서 본 거 같아. 그 와중에 임가륜은 한결같이 눈썹에 힘을 팍 주며 사람 한심하게 보고 있더라. 현대로 환생한 따런을 보는 기분이었어ㅋㅋ.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허술해. 설계 회사를 운영하길래 멋진 건물들을 볼 수있나 했는데 끝날때까지 건축의 ㄱ도 못 봤어. 그리고 모든 인물이 옷을 엄청 돌려입어. 예산이 부족했나? 분량 얼마 없는 인물이 그러면 그냥 넘어가겠는데 주조연이 그러니까 좀 그렇더라. 안그래도 드라마 속 남주 감정폭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 연기가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옷도 같은 옷을 돌려 입으니까 보는 재미가 덜 했어. 내가 평소에 배경이나 건물들을 유심히 보는 편이라 다른 드라마에서 나왔던 공간 기억을 잘 하거든? 이 드라마에선 내하보스요취하에 나왔던 공간이 많이 나왔어. 인테리어라도 다르게라도 했다면 모르겠는데 거의 같게 나와서 아쉬웠어. 제작사가 같은건지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돈을 많이 들인 드라마는 아니구나를 느꼈던 거 같아. 그리고 주인공들 회사에 여자 팀장님(쑤팀장)이 있는데 이 캐릭터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아쉬웠어. 충분히 매력있고 능력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여주를 질투하는 사람으로만 전락시켰어. 여주를 서포트해주는 멋진 선배의 모습으로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잖아. 남자 캐릭터만 잘났고 여자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상사한테 성희롱 당하는 모습을 자꾸 보여줘서 왜이러나 싶었어. 회차가 길다 보니 지루한 부분도 있고 재미도 평범한데 전체적으론 무난했던 거 같아. 여주, 남주가 비교적 빨리 친해지고 썸, 연애까지 진행되는 속도가 꽤 빨라. 듣도 보도 못한 홀로그램 고백은 내가 다 공수치라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소리 지르면서 봤어. 대사가 오글거려서 스킵을 많이 하긴 했는데 심장박동 수가 오르면 안 돼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스킨십은 매우 적어서 좋았어ㅋㅋㅋ. 나는 당연히 새드엔딩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걸 살리네? 누가 봐도 죽는 엔딩이 합당한 거 같은데, 마지막 3분에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중드식 엔딩이 또 등장했어. 중드에선 OO용미까진 절대 바라지 않으니 사미라도 해줬으면 하는데 이건 지렁이 꼬리잖아요!!
+임가륜이 눈썹에 힘 안주고, 남을 하찮게 보지 않고 시작하는 드라마를 이번 생에 볼 수 있을까??ㅋㅋㅋ 웃으니까 예쁘던데 많이 웃는 드라마 찍어줬으면 좋겠다.
107. 니적혼인불시니적혼인
옴니버스식이라 가볍게 보기 괜찮았고 여태 본 대만 드라마 중에서 제일 독특한 소재였어.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에 SF 소재를 살짝 가미해서 그런가 먼 미래엔 저런 AI기술이 우리 삶에 적용되지 않을까?를 살짝 엿본듯했어. 오버스러운 연출이나 연기 없이 SF라는 소재를 잘 풀어내서 그런가 대드만의 담담함을 여기서도 느낄 수 있었어. 총 5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여성 이야기가 많아서 보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거 같아. AI 기술이 우리 삶에 들어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골고루 보여주고 그에 따른 인간의 행동 변화를 보여줘서 넷플릭스 블랙 미러가 잠시 떠올랐어. 이 드라마는 결혼 생활만을 다뤄서 폭이 좀 좁긴 하지만 일상에 AI 기술을 도입했을 때의 버전도 궁금해지더라. 대드가 만들어 줬음 좋겠다.
108. 차금
차(茶)에 관련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만 시대극이야. '동방미인'이라는 애칭을 가진 우롱차를 아는 덬 있어? 나도 예전에 차 수업에서 두어번 들어본 게 다인데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에서 다시 듣게 돼서 신기했어. 50년대 초반이 배경인지 미국이 한국 전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런 대사도 나오고 국제 정세에 따라 뒤바뀌는 환율이라던가 정책들을 통해 시대를 짐작해 볼 수 있었어. 대만도 일본의 식민지였던 만큼 대사 중간중간 일본어가 많이 들려. 처음에 내가 잘 못 들은건가? 싶을 정도로 계속 나오더라. 약간 의문이었던건 대만도 우리랑 비슷한 시기에 일본 식민지를 겪은 만큼 민족 감정이 안좋을거라고 예상했는데 드라마에선 딱히 부정하지 않아서 의아했어. 전범기를 그대로 가져와 본인 회사의 브랜드 로고에 활용하질 않나, 회사 이름도 르광(日光)이고, 일본 유학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길더라고. 식민지 직후면 언어같은거야 식민지 기간 사용해서 섞일 수 있다고 보지만 긍정적인 뉘앙스를 보여서 이 부분은 약간 불편했어. 드라마를 보며 독특했던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언어였어. 중국어도 아닌거 같고 일본어도 아닌거 같고 완전 다른 느낌의 언어를 사용하더라고. 그래서 알아보니 '하카어'라고 있는데 그 당시엔 하카어를 중심으로 대만어, 일본어, 영어까지 여러가지를 쓰던 시대였대. 그래서 실제로 주인공들이 대상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계속 바뀌어. 드라마니까 그냥 대만어를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까지 살린 게 놀라웠어. 실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실제 주인공이 다르다는 거야. 드라마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여러 일을 해나가. 차 회사 사장의 딸이 주인공이라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며 전화위복하는 게 메인 이야기야. 그런데 실제 모티브는 남성이래. 실제 이야기에 허구를 더하는 게 드라마라지만 주인공 성별을 바꾼 거는 좀 아쉬웠어. 나는 보는 내내 여성도 그 시대에 사장이 되어 회사를 이끌어갔다는 나름의 의의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진실을 알고선 약간 와장창됐지 뭐야. 그래도 사실인 건 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는 거야. 당시엔 대부분 홍차, 녹차를 마셨고 대만 차도 점점 뒤로 밀리고 있었어. 그런데 순수 대만차인 동방미인을 개발함으로써 우롱차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대만 차의 명성도 높인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 느낌이라 재미 요소는 없어. 그냥 차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봤을 때 '오호~'싶은거지 대부분의 사람들한테는 재미없는 게 맞아. 동방미인이라는 차가 생겨난 배경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었고, ott에 이런 작품도 들어오는 구나 정도의 의의가 있어.
109. 완미선생화차부다소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 드라마를 시작해서 뒷 목만 연신 잡다 끝났는가..... 시작부터 이렇게 뒷 목 잡은 드라마 처음이야. 아니 여주 캐릭터 정말 왜이러는거야ㅠㅠ. 민폐 캐릭터 NO.1이야. 저렇게 매사 덜렁대는데 대학은 어떻게 간거며, 계속 사기만 당하는데 본인은 정작 해맑기만 하고, 통계학과라면서 분석적인 면은 하나도 없고, 인정과 감정만을 내세운 캐릭터는 살다 살다 처음이라 어이가 없었어. 여주 목소리, 캐릭터 설정, 내용 전개가 큰 장벽임을 느끼고 중간에 검색을 해봤는데 "네?? 여주가 명룡소년에 그 여학생이요?? ㅇㅅㅇ?? 내가 지난달에 재미있다고 후기 쓴 그 명룡소년이요??" 오 마이 갓. 명룡소년에서는 되게 인상적이었는데 왜 여기선 말잇못.... 이 드라마의 장르는 로맨스가 아니고 판타지야. 교수님이 본인 학생한테 대뜸 여자친구 역할을 해달라질 않나, 교수님이랑 계약 결혼을 한다고요?ㅎㄷㄷㄷ 지나가던 대학원생 까무러쳐요. 번갯불도 아니고 핵에 콩을 볶는 말도 안 되는 전개인데 이게 판타지지 뭐가 판타지여! 사고는 항상 여주가 치고 수습은 남주가 다 해주고 이렇게 무능력할 수가 있을까. 이게 사랑이라고? 그냥 동정심과 연민 아니고? 그렇게 사리분별이 완벽하신 교수님께서 저런 여주를 감싸고 있는 상황이 이해가 안됐어. 결혼아니고 양육 느낌에 남주 능력을 여주한테 쓰는 게 아까울 정도였어. (대충 짱구 유리가 토끼 인형 때리는 짤) 내 기준 소름이었던 건, 지도 교수님도 아닌데 남의 논문 내용은 왜 줄줄 외고 있는거예요 ㅠㅠ 자려는데 옆에서 보완점 읊어 주는 남주 보며 ptsd 느꼈잖아. 기억하지 말아요 그런건.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동태 눈으로 봤는데 나 진짜 남주네 할아버지가 감초 역할을 잘 해주셔서 중간중간 웃었지 안그랬으면 울었을 거야. 연출은 딱 양산형 드라마 스타일이라 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아.
110. 아회도십칠세적이유(내가 17세로 돌아 간 이유)(S)
풋풋한 4부작짜리 숏드고 전반적으론 괜찮았어. 술렁술렁 넘어가는 부분이 있지만 나름 알차! 각색만 잘하면 16부작 정도는 만들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었어. 짧지만 삼각관계랑 약간의 빌런 캐릭터까지 있더라. 3화 내내 남주 보면서는 별 생각 없었는데 늦게 등장한 섭남이 더 좋은건 어떡하죠? 이 놈의 서브병... 중간에 태권도를 언급해서 재밌게 잘 보다가 마음이 식긴 하는데 하차하기도 애매한 분량이라 그냥 다 봤어.
111. 비범의자
한드 굿 닥터를 안 봐서 잘 몰랐는데 미국이랑 일본, 터키에서도 리메이크를 했었고 이번엔 중국에서도 리메이크할 만큼 잘 된 드라마였나 봐(나만 몰랐음). 중국은 잘 모르겠지만 나머지 세 나라에서는 모두 성공적으로 잘 됐대. 내가 시리즈 순서대로 봐야하는 병이 있어서 한드부터 봐야 하나 고민 했는데 한드(20부작), 미드(시즌7 126부작ㄷㄷㄷ), 일드(10부작)를 순서대로 보고 비범의자(16부작)를 보려니 그전에 웨이브 이용권이 끝날 거 같아서 이번만 예외로 하기로 했어ㅋㅋㅋ. 장만의씨가 항상 (O..O) 이런 표정으로 연기하던데 묘하게 역할이랑 잘 맞아 떨어져서 신기했어. 남주처럼 눈치 없고 고집이 센 캐릭터는 시청자 입장에선 자칫 답답할 수 있는데 장만의씨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건지 담백하게 느껴졌어. 자칫 논란이 될 수 있는데 과하지 않은 선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표현해줘서 부담스럽지도 않았고. 한국, 미국, 일본 남주는 공통적으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중국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바꿨어. 내가 의사가 아니다 보니 차이점은 잘 모르겠지만 설정을 바꾼데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더라. 그리고 한국, 일본은 소아외과가 배경이고 미국, 중국은 일반 외과가 배경이야. 미국은 시즌제가 기본이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려면 소아외과보다는 광범위한 외과를 선택한 게 이해가 되는데 중국은 왜 바꾼걸까. 에피소드에 어린 환자 이야기가 꽤 나오는 점을 보아 소아외과로 갔어도 괜찮았을 텐데 말이지. 16부작 밖에 안돼서 남주중심의 외과이야기만 전개 되길 바랬는데 후반엔 불필요한 이야기가 많았어. 초중반엔 환자 중심 이야기+남주가 외과에 적응하는 이야기로 흘러가서 정말 몰입감 있었어. 그러다 갑자기 뜬금없이 논문 표절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후반부가 좀 아쉽게 끝난거 같아. 32부작이라도 되면 중간 에피소드로 이해하겠는데 16부작 중에 4회차를 남겨두고 이런 에피소드를 넣는다고? 아직 대내외적으로 인정 받지도 못해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와중에 굳이??. 사람과 계속 부딪히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성을 기르고, 다른 과와 협진하는 과정에서 천재성을 드러내고, 수술을 완벽히 해내는 모습들을 차례로 부각시키며 병원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빌드업했으면 훨씬 좋았을 거 같아. 시작에 비해 끝이 참 아쉽긴 한데 무난하게 볼 만했어.
112. 재견평연심동(안녕, 애인)
이 드라마는 남성 캐릭터보다 여성 캐릭터가 더 돋보였어. 같은 배우가 연기한 완미선생화차부다소저 볼때는 여주 캐릭터가 너무 불호였는데 이 드라마 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잖아. 여기서는 정말 똑부러지게 본인 일 잘하고, 올곧은 가치관도 가졌고, 주체적이고 시원한 캐릭터여서 좋더라. 이 드라마에서 특히 찬란적 전신 주인공인 친란 배우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 친란 배우님 처럼 멋진 커리어 우먼 역할 많이 했으면 좋겠다. 키도 크고 스타일도 도회적이라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 보통의 로맨스 드라마와 달리 등장 인물 모두가 동창이라 서로를 알고 있고 헤어진 연인, 이혼한 부부의 이야기라 조금 더 현실적이었던 거 같아. 덕분에 나는 유치한 사랑싸움을 보지 않아도 돼서 좋았어. 근데 남주는 집안도 좋고 능력도 있는데 결혼무새도 이런 결혼무새가 없어요.... 전형적인 대가리꽃밭이라 개인적으로 무매력이었어. 남주야 너의 1순위는 너 자신이 되어야지, 여주가 너의 1순위가 돼서는 안돼! 정신 차려! 남주는 돈 많은 부모님 밑에서 불화없이 행복하게 컸고, 여주는 부모님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결혼에 대해 보는 관점이 달랐어. 남주는 연애의 종착점이 결혼이라 생각해서 지속적으로 결혼하자고 한 반면, 여주는 결혼이 종착지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회의적이기 때문에 계속 싸우는 건데 남주가 이해를 못해. 애도 아니고 자꾸 졸업했으니 이제 결혼해도 되겠지? 유학갔다 돌아오면 결혼해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혼자만 다음 스탭을 밟고 있으니 여주 입장에서는 남주가 제멋대로라고 느낄 수 밖에 없지. 여주가 한결같이 나를 위해서가 아닌 너의 삶을 살아라 라고 이야기 하는데도 감정이 우선인 남주는 혼자 급발진 하더라. 5년이나 사귀고 4년 동안 헤어져 있었으면 정신 차리고 상대를 헤아릴 줄 알았는데 여전한 남주 보고 난 '야 그냥 헤어져'를 외쳤어. 오죽했으면 여주가 섭남이랑 그냥 독일로 도망쳤으면 했어. 그 와중에 남주네 엄마가 "걔는 사랑 안하면 생각이 없고, 사랑하면 미친놈 돼"라고 해서 박수쳤잖아. 어머님 본인 아들 객관화가 제대로시군요! 남주가 노답이라는거 빼고는 메인이랑 서브 커플 이야기도 모두 괜찮았고 연출도 나쁘지 않아서 17화 중반까지는 그래도 만족도가 우상향을 그리고 있었는데 17화 후반부터 바닥으로 내리 꽂았어. 후반부가 이상한 캐릭터 하나 때문에 캐릭터 붕괴, 서사 붕괴, 스토리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려. 진짜 상상을 초월할 캐릭터더라. 더불어 여주 아빠 가짜 사망도 그렇고 17화 이후론 굳이??의 연속이었어. 별의별 사건이 다 터지면서 내용이 붕 뜨는 바람에 드라마가 나한테 몰래 카메라 하는 줄 알았잖아. 중드가 뒷심이 많이 부족하지....를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어.
113. 신생
정말 오랜만에 깔끔한 드라마를 만났어. 쓸데없는 주변 이야기는 없고 핵심 내용만 알차게 구성해서 10부작 내내 몰입도가 굉장히 좋았어. 남주와 관련된 인물 5명이 모여서 본인 이야기를 하나씩 푸는데 엇갈리면서 점점 꼬여가는 내용 전개가 정말 흥미진진해. 남주가 사기치는 과정이 짜릿하기도 했고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계속 전개돼서 도파민이 샘솟았던 드라마였어. 처음엔 별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후반엔 배에서 진행되는데 흔들리는 배라는 장소에서 등장인물들의 요동치는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았어. 모두가 피해자임을 주장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반전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 모두가 남주를 절대적 가해자라고 주장했지만 알고보니 그도 가해자 이전엔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더라. 사기를 친 것은 맞으니 잘못은 맞지만, 남주가 그들을 이용하기 이전에 상대방이 먼저 남주를 이용한 것도 사실이니까. 처음엔 단순히 재밌었는데 보면 볼수록 감정이 되게 묘해졌어. 성인이 된 이후의 남주의 삶은 전부 거짓이라 faker라는 이름이 어울리면서도 참 씁쓸하게 다가 왔어. 왜 하필 이름이 페이커냐고 의문을 품었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스스로도 거짓으로 가득 찬 삶에 고뇌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비로소 거짓된 삶에서 해방된다는 결말같아서 이해됐어. 더 쓰면 계속 스포할 거 같으니까 여기까지만 쓸게. 손가락아 그만해. 미스터리 장르 좋아하면 꼭 봐 줘! +중드야 이렇게 만들 수 있잖아! 다른 드라마들도 퀄리티 좀 높여 보자!! 이번 달엔 전부 실패하는 건가 했는데 하나는 건졌다!!!
114. 우견니적나천(너를 만난 그날)
숏드는 아닌 거 같은데 드라마가 숏드 퀄리티야.... 정말 아~~무런 내용이 없어. 아니다, 숏드가 더 내용이 많을지도 몰라.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하게 되면 우연을 가장한 수작이라던가 실수라도 해서 불꽃이 튀어야 정상이거늘 아~~무런 일도 없어. 그래서 여주, 남주가 붙는데도 케미가 없었어. 이런 맹물 같은 커플 같으니라고. 그러다 갑자기 혼인신고요???ㅇㅅㅇ?? 사귀지도 않았는데 이런 혼인신고는 또 처음 봐서 적잖이 놀랐잖아. 기억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는 드라마라 아쉬웠어. 좋았던 점을 그래도 하나 꼽아보라면 마지막 화 전개를 잘한거 같아. 특히 남주가 여자를 대하는 마인드가 인상적이었어. 그간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남주들만 보다가 '왜 아이를 갖지 않냐'는 질문에 아이가 생기면 여자에게 닥칠 힘듦과 희생을 먼저 이해해 주고, 여자가 갖길 원해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탑재한 남주는 처음 봤어. 현실 남자들이 가장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인데^^. 그렇게 아이가 생기고 아이가 부모님의 이야기를 말해주면서 정리해주는데 그 과정이 괜찮았어. 번갯불에 콩 볶는 엔딩을 많이 봐서 그런가 이 정도만 해줘도 씨에씨에!
115. 사아기수
무슨 현대극이 41부작이나 되길래 설마설마했는데 역시나였어. 등장하는 인물도 많고 주변 이야기가 너무 많아! 꼭 필요한 서사라면 재밌게 보겠지만 여기서는 불필요한 부분이었던 거 같아. 여주한테도 없는 서브 남주가 왜 여주 언니한테는 두 명씩이나 있는건가요. 언니 러브 라인이 분량도 넘치는데 재미도 없어서 거진 다 넘겼어. 딱 핵심 내용만 모았으면 좋았을 텐데 회차 늘리기식 이야기가 많았던 거 같아. 이야기가 자꾸 늘어지니까 내용이 뚜렷했다가 옅어지고를 반복했어. 드라마를 보는데 초반이 약간 동화같기도 하고 너무 몽글몽글한거야. 몽글몽글한 감성 좋아하는데, 거기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주 때문에 더 몰입이 됐어. 최호적아문2 볼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 드라마에선 진짜 사랑스러웠어. 근데 또 남주가 오직 여주만 본다? 눈이 그냥 초점 고정이야. 눈에서 꿀이 흐르다 못해 그대로 굳어서 엿이 될 지경이었지. 그리고 '흑백으로만 보이던 남주의 세상에 어느날 등장한 형형색색의 여주' 얼마나 로맨틱해! 설정 자체가 이건 되는 주식이다 했는데 이 부분을 못살려서 진짜 아쉬웠어. 사실 남주한테는 저 포인트 자체가 삶을 다르게 보게 된 계기가 되는 건데 빌런놈이 이간질하는데나 쓰이고 으휴으휴. 남주가 보는 세상을 더 많이 노출해서 대비감을 높이고 구원 서사를 진하게 뽑았어야 했는데, 강조가 안되다 보니 중간중간 '아! 쟤 색 안보이지' 하고 자꾸 까먹어. 주인공 커플은 불꽃 튀는 사랑은 아니지만 급하지 않게 서서히 알아가면서 좋아하게 되는게 오글거리지 않고 좋았어. 가끔 그런 커플 있잖아, 서로 순수하게 좋아하는 게 보여서 '쟤네 내일도 만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기분 좋아지는 예쁜 커플ㅋㅋㅋ, 얘네가 딱 그런 커플이었는데 러브 라인은 다소 밋밋했어도 잘 어울려서 보기 좋더라. 주인공이 바둑 기사다 보니 한국 선수 얘기도 엄청 나와. 중국이 다 이겨! 결말이라 중뽕이 약간 있긴 해도 거부감 들 정돈 아니었어. 그러다 중간에 현재 세계 바둑 랭킹을 검색해 봤어.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1위가 우리나라 사람인걸 확인하고선 대인배의 마음을 갖기로 했어. 역시 바둑 강국 대한민국ㅋㅋㅋ 바둑은 1도 모르지만 대국할 때 흥미진진했는데, 바둑 기초를 드라마 내용 중에 설명해 줬다면 더 좋았을 거 같아. 남주를 계속 견제하는 빌런놈이 한 명 있는데 나는 뭐 대단한 이유라도 있는줄 알았지, 근데 그냥 찌질한 열등감이더라. 저런 캐릭터는 짧게 치고 빠졌어야 했는데 계속 빌런짓 하게 둬서 더 늘어진 것도 있어. 그 긴 회차에 파워 메인도 아니고, 남주의 장애 극복기를 잘 그려낸 것도 아니고, 바둑이 그나마 중심이야기인데 드라마를 통틀어서 바둑이 엄청 인상적이었다?? 그건 또 아니었어. 여러모로 전개가 조금 아쉬워서 굳이 추천은 안할거 같아. 아무튼 남주씨 이름은 모르지만 안경 박제하세요.
당인가탐안도 다 봐서 원래는 11월의 리뷰에 넣으려 했는데 이래저래 정리할 내용이 많아서 12월의 리뷰에 넣어올게.
며칠전에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모두들 다치치말고 따뜻한 겨울 보내기 바라! 귤 사다놓고 드라마 보자ㅎㅎ
11월도 잘 마무리하고 그럼 다음에 또 올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