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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사진 영상 없는 사대륙선수권 직관 후기 (매우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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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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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아까도 되게 긴 글을 적었었는데, 너무 개인적이고 감상적인 글이 된 것 같아 다시 쓰는 글이야. 한번 쓰다보면 너무 길어질까봐 차라리 안 쓰려고 했는데, 후기 기다리는 덬이 있는 것 같아 길어도 한번 써볼게.

 

- 사진이나 영상 없이 적어서 미안해. 프리 끝나자마자 급하게 카테에 준환이 사진과 같이 올렸는데, 나중에 확인하고 사진을 너무 못 찍은 걸 깨달았어. 영상은 꽤 찍었는데 퀄리티가 떨어지고, 사람들 얼굴이 많이 나와서 올리기가 힘들어ㅠ

 

- 나는 쇼트 당일 현지에 도착하는 스릴 넘치는 일정으로 시작했어. 그러다보니 경기장에 어떻게 잘 도착할 수 있냐에 신경이 가 있어서 의외로 쇼트 경기 전에는 안 떨렸어. 6분 웜업을 하러 준환이가 나오는데 마치 중국이 홈인듯 함성이 대단했어.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내 주변의 소녀들이 진보양 선수와 준환이에게만 함성을 지르더라고. 6분 웜업을 보면서 준환이 몸 상태가 종합보다 훨씬 좋다고 느꼈어. 부상이나 부츠 문제가 있을 때는 트룹도 힘들 때가 있고, 트악은 뛰지 않고 동선만 여러 번 잡아보잖아. 그런데 이 날은 트악 동선은 한 번만 잡아보고 두 번째에 바로 뛰더라고. 쿼살은 한 번 더블링되고 몇 번 더 시도했는데 계속 동선이 겹쳐서 뛰지 못했어.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엄청 좋아보여서 걱정이 하나도 안 됐어.

 

- 레블아 의상에 끈이 추가됐다는 건 경기 직전에 알았어. 꽤 괜찮더라. 내가 쿼살 구역에 앉았었는데, 이상하게 쿼살은 하나도 안 떨리더라고. 도입부터 잘 될 줄 알았어. 하지만 러츠 들어갈 때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있었는데, 연결 룹에서 폴이 나오더라고. 하지만 그 이후부터 스텝, 그리고 마지막 스핀까지 피치가 하나도 안 떨어지고 쭉쭉 나아가는 준환이를 보니까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었어. 현장에서 봤을 때는 당연히 90점 넘을 줄 알아서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경기장을 나설 때까지 걱정이 되지는 않더라.

 

- 그런데 밤에 숙소에 가서 프로토콜을 확인하고 반응 몇 개를 찾아보니까 갑자기 걱정이 됐어. 다행인건 중국이라 막히는 사이트도 많았고 데이터 자체가 느려서 더 안 찾아보고 그냥 잤다는 것ㅋㅋ 올림픽 전에 사대륙에서 쇼트 클린이 나와야한다는 건 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쇼트 6위가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순위라는 점에서 불안이 갑자기 엄습했던 것 같아. 하지만 현장에서 봤을 때는 준환이 컨디션이 워낙에 좋았기에 살짝 벅찬 감정도 들었어. 그렇게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 채로 프리 날을 맞이했지.

 

- 프리 날 오전에는 일부러 관광 시간도 줄이고 화이트 로꼬 의상 공개되는 순간에 폰을 붙들고 있었어. 경기장에서 화이트 로꼬를 실물로 조우했을 때는, 왕자님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 고급지고 우아한데 끈도 적당히 휘날려서 순수한 왕자가 미치도록 사랑을 하고 있는 거 같았어. 그런데 프리 6분 웜업은 긴장 그 자체였다. 트룹을 뛰는데 준환이가 스텝아웃을 했어. 다른 점프들도 모두 동선이 계속 겹쳐서 하나도 못 뛰고 트살만 하나 뛰었어. 제대로 뛴 점프가 단 2개 뿐이었고, 나는 트룹을 스텝아웃했다는 사실에 하루 사이에 컨디션의 변화가 있었나 싶어서 갑자기 긴장을 심하게 하기 시작했어. 만약 준환이가 평소 같으면 경기 직전에 한번더 트룹을 뛰었을텐데, 하필 그룹 1번이라 그럴 일도 없으니 내가 더 떨었던 것 같아. 나중에 직캠 보면 덬들도 알겠지만, 동선이 계속 겹쳐서 점프를 제대로 시도할 수가 없었던데다, 1번이라서 웜업 30초 정도 남기고는 더 이상 점프 시도를 하지 않더라고.

 

- 준환이 호명될 때 내가 제일 떨었어. 심장이 요동치는데 내 앞에서 쿼살 성공하고, 이후에 쿼토 성공하니까 점점 긴장이 내려갔어. 트럿에 트룹 못 붙였을때는 딱히 긴장이 되지도 않았고 작년 종합이나 아겜 생각나서 오히려 차분해지더라. 플오살에서 살코 뛸 때 준환이 컨디션이 좋다는 걸 알았고, 후반 트악 뛸 때 중국 관중들 함성이 엄청 컸어. 쇼트 날 보다 프리 날에 사람이 더 많았고, 내 자리의 주변 소녀들 역시 프리 날에 함성이 더 컸거든. 준환이 입장할 때부터 점프 하나하나에 함성을 지르는데, 준환이가 중국팬들에게 큰 선물을 줬다고 느껴지더라. 그렇게 로꼬를 끝냈을 때 함성 정말 컸고, 준환이한테 많은 인형이 쏟아졌어. 정말로, 진보양 선수 다음으로 준환이가 인형 많이 받았어. 내가 찍은 직캠 보니까 준환이 끝났을 때 15명 정도의 화동이 링크장에 들어오더라고. 더 솔직하게 말하면, 다른 중국 선수들보다 준환이가 더 반응이 좋았어.

 

- 사견이지만, 중국팬들은 꽤 냉정한 것 같아. 좋아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에 대한 반응이 크게 차이가 나고, 아무리 자국 선수라 할지라도 실수가 나오면 반응이 점점 줄어드는 면이 있어. 다시 말해, 실수가 나오면 조용한 분위기가 되는데 반대로 잘 하면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야. 로꼬 시작부터 끝까지 고조되는 반응은 오직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알 것 같아. 중계 영상이나 직캠을 아무리 봐도 그 느낌을 알 수가 없어. 심지어 중계 영상은 소리도 좀 죽여서 나오는 것 같더라.

 

- 준환이가 리더스 체어에 오래 있게 되면서 나는 준환이를 오래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선수들 경기는 봐야 하니까 계속 준환이 보고 다른 선수들 보면서 정신이 없었어. 아마 같은 마음들이었는지 내 주변 소녀들도 경기보다가 준환이 찍고, 또 경기보다가 준환이 찍더라고. 생각지도 못하게 오랫동안 준환이 볼 수 있어서 행복했었어.

 

- 사실 경기장 위에 달린 화면에는 중계영상처럼 실시간 점수표가 나와 있었어. 하지만 경기장 좌석에서 보기에는 너무 작아서 선수들의 실시간 기술점을 확인할 수가 없었어. 중국은 유튜브를 막았기 때문에 내가 폰으로 확인할 수도 없던지라 준환이 경기와는 다른 의미로 긴장이 되더라. 준환이가 계속 리더스 체어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도파민이 상승하면서도 떨리는 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과가 나왔을 때는, 너무 너무 아쉬웠고 실제로 주변 반응들도 그런 반응이었지만, 준환이는 되게 덤덤하게 보고 부츠 신은 다음 퇴장하더라고. 그래서인지 현장에 있을 때는 준환이가 힘든 시간 이겨내고 이렇게 보여줬다는 점에 더 기쁨을 느꼈어.

 

- 사랑의 기운은 대단하다고 생각해. 시상식 내내 중국팬들이 준환이를 눈에 담으려고 하더라고. 살짝 나도 민망할 만큼, 유독 준환이에게 관중들의 카메라가 계속 가더라. 그런데, 같은 사람을 바라보고 같은 사람을 향해 있는 사랑의 기운이 느껴지니까 풍만한 행복감이 절로 솟아났어.

 

- 시상식이 끝나고 갈라 시작 전 유망주 선수와 남자 싱글 선수들 몇 명이 갈라 연습을 했거든. 준환이도 나올까 기대했지만 아마 포디움 선수들은 기자회견 하느라 연습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아. 사돕스키 선수가 연습할 때 다른 노래가 잠깐 나왔는데, 난 이게 낫 어 드림인 줄 나중에 알았어. 스포였는데 스포인줄도 몰랐던ㅋㅋ

 

- 갈라 순번에 준환이가 펜스 뒤에서 등장 하는데 난 처음에 무슈마담인 줄 알았어. 썬더라고 생각했는데, 옷부터 너무 달라서 놀란 와중 새 갈라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거든. 그리고 조명이 준환이를 비추는 순간 또다시 가슴이 쿵쾅거렸어. 내가 덬깍지가 껴서 그런게 아니라, 준환이 갈라에서 독보적이었어. 굉장히 유려하게 빙판을 가로질렀고 스피드도 빨랐는데, 진심으로 천상계의 스케이터 같았어. 나중에 준환이가 인터뷰에서 '자유'를 언급했다는 걸 봤는데, 말 그대로 자유를 위해 날아가는 새처럼 스케이팅이 너무 아름다웠어. 난 아직도 이 순간을 잊지 못해. 중계 영상이나 직캠이나 이걸 담지 못해. 정말.

 

- 준환이는 사랑받을 만한 스케이터더라. 중국팬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외모 때문만은 아니야.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팬들에게 이런 행복한 순간을 선사하는 스케이터. 온 마음을 다해 타는 스케이터. 어떤 선수들은 다소 소홀히 하는 갈라조차 정성들여 짜와서 이나바우어든 얼굴 자랑이든 이쪽 펜스 저쪽 펜스로 하는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어. 시상식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준환이는 한번 더 링크장 돌면서 팬들에게 꼼꼼하게 인사해주고, 퇴장할 때까지 바라보면서 인사해줬어. 중계에는 안 나왔지만 갈라 끝나고 퇴장할 때 돌아서서 하트도 만들어줬어. 괜히 함성이 나오는게 아니라구.

 

- 중국팬들이라고 모든 자국 선수들에게만 반응하는게 아니라 아무래도 진보양 선수 인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나는 이 선수와 팬들의 관계가 유독 돈독한 느낌이 들었어. 넘겨 짚은 걸수도 있겠지만, 오랜시간을 함께 한 관계이다보니 외국인인 나도 느껴지는 그 무언가가 있었어. 알고보니 진보양 선수와 준환이 나이가 4년 차이더라. 타국의 선수와 타국의 팬들을 보면서, 준환이와 우리 팬들도 그렇게 깊어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직관할 때마다 두려움이 앞서고, 어쩔 때는 그 두려움 때문에 준환이 경기 직전에는 후회까지 할 때도 있었어. 하지만 그 두려움조차 잊고 직관을 다녀오니 마음이 풍요로워졌어. 그렇게 시간이 쌓아지면 준환이와 우리 모두 같이 추억을 만들어가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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