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만큼 준환이한테서 힘들었다라는 표현을 이토록 많이 들었던 적이 있을까
힘들었다는 말을 되새겨보면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뜻이더라
악착같이 했지만 되지 않는 것들도 있었고 마음에도 부상이 와 나는 여기까지인가 생각도 했다는 준환이가 그렇게 힘들어했던건 그만큼 갈망하고 열망한 것이 있고 그걸 위해서 열심히 했기 때문일거야
준환이가 하는 피겨라는 스포츠도 그렇고 다른 어느 분야든 순전히 개인의 노력으로만 일궈지는 것은 없더라
재능과 행운, 주변의 도움 따위가 마치 별들의 정렬처럼 이어져서 소위 우주의 기운이 모아지면 내가 비로소 바라던 것이 이뤄져
바라던 것이 너무 쉽게 이뤄지면 열심히 할 필요가 없기에 우리는 성취의 희열에 환호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과 행운의 존재감이 커보여서 노력으로 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꾸짖는 사람들의 말들이 많아지는데 나는 그런 말이 너무 싫다
적당히 타협하고 포기할 건 포기할 줄 알아야 성공한다는 처세술을 존중하지만 너무 이상적이라도 계속 열망하면서 곧은 마음으로 노력해야 비로소 행운의 별들까지 찾아와 주는 것 아닐까 싶어
준환이는 피겨선수로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리한 조건도 갖고 있어
하지만 그 타고났다는 말은 어쩔 때는 마치 준환이의 노력을 경감시키는 것 같아 준환이에게 예의없는 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반대로 불리한 조건이라는 말도 이미 한계를 정해놓고 다시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해
타고난 재능러들에게만 행운이 찾아가는 시대, 타고난 각종 수저들만이 원하는 걸 얻어내는 세상은 이미 정해진 공식 같아서 얼마나 재미 없을까
돌아가지 않고 정공법으로 노력해서 행운의 별들이 타고나지 않은 것도 재능으로 치환시켜주는 게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닐 거라 믿어
그래서 준환이가 도전하는 모든 것들이 성공하길 빌어
준환아 할 수 있어
그리고 백성들도 나도 할 수 있어